'운탄길'은 강원도의 산악지대에서 채굴한 석탄을 운반하던 산간도로,
지금은 걷기 좋은 명품 숲길로 정비되면서 이름도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 있는 고원길', '운탄고도'라 부릅니다.
이 길은 영월의 청령포, '운탄고도 1330 통합안내센터'에서 시작하여
정선 새비재, 만항재와 함백산을 거쳐 태백과 삼척항의 '소망의 탑'에 이르는,
4개 시군 폐광 지역의 해발 3m에서 1330m까지 고지와 능선에 동해바다를 연결한 9길 173.42km,
코스 | 거리 (km) |
예상 시간 |
고도 차이(m) | 볼거리 | |
1길 | 청령포 통합안내센터 - 각고개 입구 팔과리 카누마을 - 영월 각동리 |
15.60 | 5:30 | 186~637 | 청령포, 고씨동굴 |
2길 | 영월 각동리 가재골 - 대야리 - 김삿갓면사무소 - 장재터 - 모운동 |
18.80 | 6:45 | 171~643 | 예밀촌마을, 김삿갓유적지 |
3길 | 영월 모운동 - 만봉사 갈림길 석항 삼거리 - 정선 예미역 |
16.83 | 5:50 | 358~1010 | 모운동벽화마을, 황금폭포 |
4길 | 정선 예미역 - 타임캡슐공원 - 사동골 - 화절형(꽃꺼끼재) |
28.76 | 9:26 | 403~1197 | 타임캡슐공원, 꽃꺼끼재 |
5길 | 화절형(꽃꺼끼재) - 운탄고도 쉼터 하이원 CC - 함백산 소공원(만항재) |
15.70 | 5:15 | 1067~1330 | 도롱이 연못, 만항재 |
6길 | 함백산 소공원(만항재) - 오투전망대 삼장도벽화마을 - 순직산업전사위령탑 |
16.79 | 5:34 | 621~1330 | 지지리골자작숲, 황지연못 |
7길 | 순직산업전사위령탑 - 대조봉 전망대 - 통리역 - 나한정역 -삼척 도계역 |
18.07 | 7:40 | 247~925 | 오로라파크, 미인폭포 |
8길 | 삼척 도계역 - 고사리역 - 마차리 - 대명리 - 신기역 |
17.73 | 5:38 | 91~247 | 까막동네, 홍전 삭도마을 |
9길 | 삼척 신기역 - 천기리 - 미로역 마평교 - 삼척항, 소망의 탑 |
25.15 | 8:23 | 3~104 | 활기치유의 숲, 장미공원 |
수백 종의 야생화와 고산식물을 즐기는 백두대간의 힐링 숲길입니다.
강원도관광재단에서는 10월 1일 현재 운탄고도의 전 구간을 정비, 개통하면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
영월의 모운동에서 출발하는 ‘운탄고도 10/1~10/9까지 느리게 걷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첫날인 10월 1일에는 수도권 세 군데에 왕복 버스가 제공되기에 남편과 같이 다녀왔지요.
참가비는 1인 2만 원.
잠실운동장 앞에서 출발, 영월 김삿갓면의 '아리랑 장터'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셔틀버스로 모운동까지 간 다음
'운탄고도 3길'의 일부인 모운동 벽화마을(0.95km)에서 황금 폭포 전망대(2.59.km, 인증 도장 1)와
싸리재(1.65km), 만봉사 갈림길(3.45km, 인증 도장 2)을 지나 수라 삼거리(3.6km, 인증 도장 3)까지 갔다가
만봉사 주차장으로 되돌아오는 약 12km, 4시간 30분의 일정입니다.
행사 운영본부에 등록,
기념 티셔츠와 물, 간식과 5,000원권 지역상품권이 들어 있는 패키지 세트를 받아 들고
'깃발을 휘날리며'
방송으로 유명세를 탄 '운탄고도 마을 호텔'이 있는 동네,
해발 700m의 평화로운 산촌인 '구름이 모여드는 동네', '모운동'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석탄 산업이 활발하던 시기에는 만 명 넘는 주민이 살았다는 이 마을은 폐광과 함께 쇠락해갔지만
'운탄고도'는 이 마을을 다시 북적이게 만들었네요.
마을 주민들이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직접 그렸다는
소박한 벽화에 웃음 지으며
운탄고도 3길의 입구, 산꼬라데이길('산골짜기'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로 들어섰습니다.
'광부의 길'이라는 부제처럼
탄광 상업의 주역이었던 광부들의 애환을 따라가는 길입니다.
황금 폭포 전망대 쪽,
갱도를 받치는 나무기둥, 동발을 만들던 동발 제작소를 지나면
광부들이 자신의 안전과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였다는 '광부의 샘'과
'옥동광산' 폐광구에서 흘러나온 물을 이용하여 만든 인공 폭포,
갱도의 철분 성분 때문에 물빛까지 노랗게 보이는 '황금 폭포'가 나옵니다.
그 길에서는 해드 랜턴의 헬멧을 쓰고 갱차에 기댄, 강인한 표정의 광부도 만날 수 있습니다.
높은 지대에 비해 길이 험하지 않고
참나무,
소나무가 만들어주는 짙은 그늘이 많아서
오늘 같은 초가을의 땡볕에서도 가볍게 걸을 수 있었지요.
중간중간
스탬프를 찍으면서
다시 걷는 길.
고산지대 풍경이 걷는 내내 눈이 즐겁게 합니다.
'노루꼬리'와
'개미취',
'미국쑥부쟁이'와
'눈괴불주머니'들의 가을 야생화 옆에는
담쟁이 잎이 벌써 붉어졌습니다.
이제 남은 구간은 만경사 삼거리에서 수라 삼거리까지 2.5km.
구불구불한 길의
오르막입니다.
이쪽에서도 벚나무 잎이 붉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만경사 길'에서
꽃으로 둘러싸인 '망경산사' 대웅전을 지나면
그 앞에 불화로 유명한 '만봉사'가 있습니다.
'신원의 종'이 걸린 거대한 범종루를 지나
연등이 내걸린 대웅보전 안으로 들어가니
불당 안은 한국불교미술의 거장인 만봉 스님의 작품으로 꽉 차 있었지요.
'만봉불화박물관'의 불화는 모두 이렇게 놀랄 만큼 웅장하고 화려하면서도 섬세하고 압도적이었습니다.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벽화도
천장화도 여간한 불심이 아니면 이룰 수 없을 대작이었지요.
다시 아침의 '아리랑 장터' 운영본부로 내려와 세 개의 스탬프를 내보이며
'운탄고도 1330 느리게 걷기 완주증'과
'강원 맥주'를 받아 들고 지역 농산물을 파는 가게 앞, 테라스에서 홀가분하게 한 잔 하는 중입니다.
주민들이 만들어 파는 김밥도 그 질박한 맛이 좋았네요.
버스 출발을 앞두고 남은 시간에는 마을 구경에 나섰지요.
꽃사과와
대봉감도 색이 달라지고
메리골드 옆의 콩밭에서는 콩이,
논에서는 벼가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입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였습니다.
'국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3. 강화도, 2 (0) | 2022.10.20 |
---|---|
인천, 2. 강화도, 1 (0) | 2022.10.19 |
연천 (0) | 2022.09.27 |
철원, 2 (0) | 2022.09.26 |
철원, 1 (0) | 2022.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