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강진, 3

좋은 아침 2022. 4. 28. 07:13

사의재에서 10분 거리, 

1930년 3월에 시 전문지, '시문학'을 창간하면서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정인보,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들과 함께 우리나라 현대시의 새 장을 열었던 영랑, 김윤식의 생가에 왔습니다. 

 

 

 

시비,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활짝 핀 모란꽃 옆에 서 있었지요.

 

 

안채 옛 가구들 속의 영랑과 인사를 나누고

 

 

오늘처럼 화사한 봄날에 어울리는 시,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를 되뇌면서 자주 그의 시 소재가 되었던

 

 

앞마당과

 

 

뒤란의 대숲,

 

 

모란이 만개한 꽃밭과 

 

 

돌담,

 

 

우물가를 돌았습니다. 

영랑은 토속적이면서 시적인 정서, 시어의 음악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뛰어난 감각의 시인이었지요.

 

 

뒤란에서는 영랑공원(세계모란공원)으로 직접 올라갈 수 있습니다. 

 

 

공원 안, 화사한 봄날의 꽃들 속에서 

 

 

순수의 시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모란이 지고 나면

뻗쳐오르던 보람이 서운케 무너져서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는 시인 옆에서

인생의 좌절과 희망을 생각합니다. 

 

 

모란꽃과 잎을 형상화하여 설계, 조경했다는

 

 

'세계모란공원' 안의 온실에서는

 

 

영국과 

 

 

미국의 모란에

 

 

100살 나이의 모란도 볼 수 있습니다. 

 

 

야경이 좋다기에 밤에 다시 찾았을 때는 

 

 

발광 다이오드로 만든 이런 풍경도 

 

 

볼 수 있었지요.

 

 

영랑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의 오른쪽, '시문학파기념관' 앞에는 시문학파 3인방의 동상이 있습니다. 

1930년 3월, '시문학' 창간을 주도했던

영랑 김윤식(왼쪽), 정지용(가운데), 용아 박용철(오른쪽)이 담소하는 장면입니다. 

 

 

이들은 그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카프문학의 정치성, 사상성을 배제한 순수 서정시를 지향하면서 

언어의 음악성, 언어의 조탁을 통한 아름다운 시들을 '시문학'에 담았습니다.

 

시문학의 주요 동인은 박용철, 김영랑, 정지용, 정인보, 이하윤.

제2, 3호에서는 변영로와 신석정도 참여합니다.

 

 

계간지로 발행되어 3권으로 끝났지만 

 

 

'시문학'은 현대시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지요.

 

 

 

국어 교과서에도 이들의 시가 많이 등장했었네요.

 

 

청소년기에 접했던 이 보석같은 시들은 지금도 여전히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시문학관에서 나와 가우도로 가면서 들렀던 강진의 생태공원은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지점의 20만 평 갈대 군락지로 여기에는 30km에 이르는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남포 전망대에 올랐다가

 

 

 데크길을 걸어 탁 트인 갈대숲으로 들어갔습니다. 

 

 

 

 

갯벌의 청정 유기물을 먹고 산다는 짱뚱어가 인기척에 놀라 도망갑니다.

 

 

강진의 서쪽 해안도로에서 도암면 월곶의 망호선착장으로 이동,

 

 

'다산다리'를 건너 강진만 안의 섬, 가우도에 들어왔습니다.

동쪽에 있는 하저마을 쪽 '청자다리'와 함께 가우도를 중심으로 강진만 양쪽을 이어주는 도보 전용다리입니다.

 

 

가우도를 한 바퀴 도는 2.5km, 1시간 30분 거리의  둘레길, '함께海길'로 들어서면

 

 

'영랑마루쉼터'가 나오고

 

 

이어서 동쪽을 이어주는 '청자다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앞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청자 전망탑에 올라 강진만을 일별하고 다시 둘레길로 내려와 

 

 

가우도의 북동쪽 해상 협곡에 있는  무주탑 현수교, 출렁다리를 건넜습니다. 

 

 

거기서 다산 다리 쪽으로 돌아 나오면 '다산 쉼터'.

유배생활 5년이 되던 1805년 겨울, 장남 학연이 보길도의 아버지를 찾아온 부자상봉의 장면을 표현했다는

조형물이 서 있습니다.

아들을 안은 다산의  감회가 저 표정 속에 살아 있었지요.

하고 싶은 말들이 그 얼굴에 모두 담겨 있었네요.

 

 

가우도에서 청자다리를 건너 청자박물관에 왔습니다.

여기 대구면의 대구고려청자도요지는 9세기부터 5백여 년간 청자를 생산하던 곳으로

9개 마을에 180여 개의 가마터가 있었답니다.

국보급 청자의 80%가 이곳에서 생산되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청자문화를 주도했다네요. 

현재 강진군에서는 이 지역 18만 평을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하면서

고려청자의 문화유산을 보존, 계승과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뜰에는 매병을 빚는 도공의 모습이 보이고

 

 

여기저기 청자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급수대도, 가로등도 모두 청자입니다. 

 

 

 

재현해 놓은 가마를 보면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청자에도

문양이 없거나 조각 장식만으로 고유의 색을 살린 순청자,

안료를 사용하여 붓으로 문양을 그리거나 채색하여 장식한 화청자,

표면에 문양을 음각한 다음 그 자리를 철가루나 색이 다른 흙으로 메꾸어 장식한 상감청자로 분류합니다.

 

 

청자는 고려의 공예품을 대표하는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 맑은 하늘빛을 머금은 비색청자는

우리 선조들의 높은 문화 수준과 예술적 전통을 보여주었지요. 

 

 

9~10세기 중국 저장성에서 청자 제작 기술을 도입,  청자를 제작한 이후

유약과 제작 기술의 발달에 수요까지 늘었던 한때의 황금기를 지나

14세기, 청자 제작 여건이 취약해지면서 쇠퇴기에 들어서기까지 우리나라의 청자 역사도 볼 수 있습니다.  

 

 

 

청자 매장에서 백토를 입힌 상감청자 머그잔을 사들고 

 

 

주작산의 휴양림 숙소로 왔습니다.

거기에서 임도를 따라 산책에 나섰다가

작천소령 부근, 주작산 주봉의 암릉 아래에 있는 화려한 철쭉의 세계로 들어갔지요.

 

 

 

멀리 숲에 둘러싸인 우리 숙소가 보입니다. 

여기는 청자 식기와 테라스의 식탁, 전용 그네에  침대까지 있는 입식 구조라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휴양림 숙소가 산속에 있어서 공기가 맑고 산책길도 많지만

방안은 좌식이라서 불편했거든요. 

 

 

다음날 아침에는 편백나무 향긋한 숲길을 걸어 

 

 

덕룡봉 아래 흔들바위까지 걸었습니다. 

 

 

여기서도 강진만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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