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다녀갔던 변산 자연휴양림의 아침입니다.
어제 갔다 온 선운산이 멀리 보이는 잔잔한 바다,
곰소만 쪽의 일출은
구름에 가려졌습니다.
내 방 테라스에서는 쌍계재 아래 이 휴양림의 숙소들과
서해가 보입니다.
이른 시간에 휴양림 앞을 지나는 변산마실길을 걸었지요.
지금은 갯벌에 물이 들어오는 시간.
갈대 우거진 길을 걸으며 발견한
분홍빛 해당화와 그 붉은 열매가 반가웠습니다.
가을 들판을 구경하며 장성의 축령산으로 이동하는 중입니다.
전북의 고창과 전남의 장성, 두 지역의 경계에 있는 축령산(621m)을 두고
장성에서는 축령산, 고창에서는 문수산이라 서로 다르게 부른다네요.
나무 평균 높이 20m, 40~50년 수령의 편백나무와 삼나무 수백만 그루의 군락지로 피톤치드 가득한 삼림욕장,
축령산입니다.
추암마을 주차장에서 출발,
산림치유센터(안내센터)까지 1.6km, 30~40분 정도 걷는 길에는
편백나무가 길게 이어집니다.
편백나무는 일본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답니다.
높이 30~40m까지 자라며 나무껍질은 적갈색.
가지를 쳐 주면 곧게 잘 자라는
이 편백나무에는 피톤치드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그 특유의 향이 아주 좋았습니다.
가지에 밀생하는 잎은 짧고 끝이 뭉툭, 뒤쪽은 아주 엷은 흰빛을 띠고 있었지요.
울창한 편백 숲을 보며 걷는
기분 좋은 산책입니다.
길가에는 상사화와 메밀꽃에
물봉선이 군락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주차장도 확장 공사, 하늘숲길을 조성한다며 숲에서도 공사,
대덕 삼거리에서도 화장실 보수 공사.
여기저기 공사판이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네요.
여기서 300m 거리의
산림치유센터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숲에 존재하는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인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답니다. 서삼면 추암리 669. 061 393 1777~8.
그러나 이 시국에서는 여기도 한적했지요.
축령산의 중앙 임도는 전체 8.5km.
4시간 10분 거리에 추암, 대덕, 모암, 금곡까지 4개의 마을과 연결되고
금곡안내소, 모암안내소를 거쳐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을 촬영했던 금곡영화마을과 연결됩니다.
안내판에는 산림치유센터에서 금곡차단기까지 3.2km가 소개되었네요.
임도를 중심으로 여섯 개의 주제를 가진 '치유의 숲길'이 만들어지면서
여행자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춰 숲길을 선택, 피톤치드 가득한 이 숲을 즐길 수 있습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숲내음 숲길은 2.2km, 1시간 10분 거리로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길이고
주황색은 산소 숲길로 1.9km, 1시간 거리. 임종국 선생의 수목장 나무를 지나는 숲길.
초록색은 건강 숲길로 2.9km, 1시간 30분 거리. 축령산 주능선을 잇는 숲길로
정상의 전망대에서 숲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하늘색은 하늘 숲길로 2.7km, 1시간 20분 거리. 나무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코스.
분홍색은 맨발 숲길로 0.5km, 간벌한 편백을 잘게 잘라 깔아놓은 길로
곳곳에 쉼터와 통나무 의자, 야외 데크들이 있는 휴식의 장소이고
파란색은 물소리 숲길로 0.6km. 물소리 쉼터에서 만남의 광장으로 연결됩니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숲이랍니다.
산림치유센터 옆에는 고 임종국 선생의 업적을 새긴 공적비가 있고 센터 뒤쪽에는 그분의 수목장 나무가 있습니다.
그분은 사재를 들여 이 축령산에서 1956년부터 20여 년간 편백나무와 삼나무를 심고 가꾸어
지금의 푸른 숲을 만들었고 2002년, 그 공로가 인정되어 산림청의 ‘숲의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습니다.
산림치유센터 앞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건강 숲길'의 일부로
두 개의 군에 걸칠 만큼 넓은 지역에서 이 축령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다양합니다.
금곡영화마을과 모암마을, 대덕마을, 추암마을 중 추암 마을의 주차장에서
산림치유센터를 거치는 방법이 최단 코스.
해발 420m 정도인 산림치유센터에서 621m인 정상까지 거리는 0.6km입니다.
초반부터 치고 올라가는 길.
600m 거리에 200m 고도를 올리는 급경사이지만
건강한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잘 자란 나무들 사이를 걷는 즐거움은 비할 데 없었지요.
드디어 621m, 정상!
전망대에서는
차를 타고 지나온 저 아래의 추암마을 저수지와
이 산을 둘러싼 작은 산촌들이 보입니다.
하산 길에는
먼나무 붉은 열매와
우람한 편백나무가 환송해주었습니다.
왕복 2시간 30분의 산행이었네요.
마을에서 KBS TV의 '한국인의 밥상'에 출연했었다는 젊은 셰프의 시골밥상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상경하기.
식당 위층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생활용품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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