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두스에서 출발, 중간 Calas de Rainha에서 리스본 행 버스가 연결되었지요.
오비두스가 워낙 작은 성안 마을이라서인지 직행은 없었네요.
현지인들은 그들의 수도를 리스보아라고 부릅니다.
리스보아 깜뽀 그란데 역에 도착, 초록색 메트로를 타고 중심지로 이동하여
동 페드루 4세의 동상이 있는 피게이라 광장 옆,
로시우 근처, 'Pensao Residencial Nova Goa'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광장에서는 멀리 알파마 언덕의 조르제 성이 보입니다.
짐을 풀고 곧 노란색 28번 전차, 트램을 타고 시내를 구경하면서 종점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지요.
이 전차를 타면 고지대인 바이루 알투와 알파마 동네, 저지대인 바이샤 지역 등
몇 개의 구릉에 세워진 이 도시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1회 이용에 1.3유로.
시내는 오래된 도시답게 인도와 차도가 모두 좁고 건물은 많이 낡아 보입니다.
행인들의 옷차림, 거리에 많이 보이는 유색인종도 스페인과 비교되었지요.
호텔 매니저는 외출하는 우리에게 소지품을 잘 간수하라 했습니다.
전차 안에는 소매치기를 경고하는 그림이 붙어 있었네요.
파두 레스토랑, '우 팔카두'에 가려했지만 수요일인 오늘은 휴업이라기에
호텔에서 소개해 준 'A Severa'를 찾아 언덕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산타주스타를 타고
바이루 알투 동네로 갔습니다.
산타주스타 왕복 이용료는 2.60유로입니다.
고지대인 이곳에서는 바이샤 지구의 국립극장이 있는 로시우 광장과
피게이라 광장이 내려다 보입니다.
포르투갈 최초의 파두 가수인 마리아 세베라 이름이 붙은 공연장 'A Severa'.
남녀 파디스타 각 2명, 민속춤 댄서 남녀 2명에 아코디언과 기타, 드럼 연주자가 있는 공연입니다.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젊은 시절 파두에 익숙해 있던 귀에
전성기가 지나 호흡이 짧고 거친 발성의 이들 노래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좋아서 늦은 시간까지 앉아 있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서러웠던 인생을 마감한 마리아 세베라를 기리기 위하여
파디스타들은 전통적으로 검은 옷과 검은 숄을 걸친답니다.
파두는 포르투갈인의 '한'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이베리아 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로 순탄치 않았던 역사, 대 항해에 나서거나
대서양 거친 바다로 나갔던 어부들 중에 살아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들이 이런 애절하고 호소력있는 노래로 표현되었다지요.
'Fadu'는 운명, 숙명을 뜻하는 라틴어 'Fatum'에서 유래된 단어랍니다.
공연만 볼 경우에는 음료수 한 잔 곁들여 19유로.
자정 무렵, 레스토랑에서 나왔을 때는 산타주스타도 운행이 끝난 시간이라서
로시우 거리까지 걸어 내려왔습니다.
다음날은 전차를 타고 리스본의 남북을 연결하는 거대한 현수교, 2278m의 '4월 25일 다리'를 보며
수많은 요트가 정박한 항구를 지나
벨렘 지구에 왔습니다.
바닷가, 높이 53m의 '발견의 탑(Padrao dos Descobrimentos)'에는
대 항해시대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던 귀족과 천문학자, 지리학자 등 30여 명의 인물들이
양 옆 돛 아래에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탑은 엔리케 왕자 사후 500년을 기념하여 1960년에 그들이 떠났던 자리에 세웠답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포르투갈은 최고의 번영을 누리게 됩니다.
모형 범선을 들고 있는 엔리코 왕자를 선두로 그 뒤에 바스코 다 가마와 마젤란이 보입니다.
바스코 다 가마는 아시아로 가는 길을 발견하면서 인도로 진출, 마카오까지 점령했지만
그 영광은 짧게 끝나고 대항해 시대의 막대한 지출로 국가 재정이 파탄나면서
이 나라가 스페인에 일시 예속된 일도 있었습니다.
바닥에 새긴 세계 지도에는 그들이 점령했던 지역의 이름과 점령한 연도를 써 놓아 당시
그들이 자부심을 보여줍니다.
그 옆의 '벨렘탑(Torre de Belem)'은 이 도시 방어를 위하여 테주 강변에 세운 요새이지만
세월이 따라서 세관이나 감옥으로도 쓰였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제로니모스 수도원 앞에는
관광객용 작은 열차가 돌아다닙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밧줄 무늬, '마누엘 양식'으로 장식된
예배당 안에는
1497년 대 항해에 나서기 전, 이 예배당에서 기도를 드렸다는 바스코 다 가마와
이 나라의 대 시인, 까몽의 석관이 있습니다.
근처에 반질반질하게 닳은 '밧줄을 쥔 손' 조각도 있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출항 전에 이 손을 만지면서 무사 귀환을 빌었다네요.
오늘날에는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이 자신의 소원을 비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1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빵집, '파스타레리아'는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레시피로 에그타르트를 만들기 때문에 다른 빵집과 차별화된 맛으로 유명한 곳.
미로처럼 구불구불, 덧대어 늘려간 듯한 내부에 손님이 꽉 찼습니다.
덩달아 종업원들도 바쁘게 움직였지요.
아! 그렇지만 내게는 너무 달았던 에그타르트, '파스티스 데 나타'!
산타주스타를 타고 올라온 바이루 알투 동네에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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