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모로코, 스페인, 포르투갈

아빌라, 세고비아

좋은 아침 2007. 5. 23. 22:00

해발 1131m의 고지대, 겨울철의 아빌라는 때로 눈에 갇히기도 한다기에

아예 버스 대신 열차를 이용하여 아빌라에 왔습니다.

살라망카의 숙소에서 열차역까지 가깝다는 말만 믿고 캐리어를 끌며 걷기 거의 30여 분, 

오후 6시 15분의 출발시간에 임박해서야 역에 도착해서 바쁘게 승차했네요.

그러나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열차도 서행에 들어가

도착 예정 시간 7시 18분을 한참 넘어서 아빌라에 입성하게 됩니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밤중, 질척한 길에 캐리어를 끌고 숙소 찾아 헤매기 또 30여 분,

지나가던 한 젊은이의 안내로 성벽 가까운 호텔, 'Puerta del Alcazar'에 겨우 방을 얻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호텔의 기분 좋은 아침을 먹고 눈 쌓인 아빌라 성벽을 한 바퀴 돌았지요.

 

 

이곳은 11세기에 건설한 높이 12m, 두께 3m의 성벽으로 난공불락의 상징처럼 보입니다. 

길이는 2.5km로 중간중간에 88개의 작은 탑이 있습니다.  

어린 딸과 썰매 타는 젊은 아빠를 보고 우리도 비닐을 구해 그 가파른 눈밭에서 같이 썰매를 타면서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옷과 발이 모두 젖었던 일, 아빌라의 추억입니다. 

 

 

숙소에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다시 나와  성 안팎의  성당 순례에 나섰습니다. 

이 성에는 뿌에르따 데 산비쎈떼, 아홉 개의 성문이 있습니다. 

 

 

성벽의 일부인 대성당도 튼튼한 요새처럼 보이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도시입니다. 

 

 

 

마더 테레사와 동명 이인으로

수도원 개혁에 앞장섰던 아빌라 태생의 떼레사 수녀가 살던 성 밖, 그분의 집터에는

산따 떼레사 수녀원(Convents of Santa Teresa)이 있습니다.

안에는 그분이 사용하던 물건과 초상화들이 보이고

 

 

그 안의 성당은 검소했지요.

 

 

테레사 수녀가 세운 산 호세 수도원에도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왔습니다.  

 

 

에레스마와 끌라모레스, 두 개의 강으로 둘러싸인 바위산의 성 안 마을, 세고비아는 그런 지형을 배경으로 

동쪽의 알카사르는 뱃머리, 중앙 대성당의 탑은 돛대, 뒤편 수로는 배의 키처럼 보인다 해서

모양으로 비유되는 도시입니다.

 

웅장한 고딕 건물, 세고비아 대성당의 낮과

 

 

밤의 풍경입니다. 

 

 

밤에는 예약한 두었던 마요르 광장의 'La Opicina Restaurante'에서

이 도시의 전통 음식인 꼬치니요 아사도(Cochinillo Asado)를 먹었습니다. 

웨이터는 오븐에서 구워져 나온 작은 돼지의 몸통을 접시 날로 해체하더니 

 

 

그 접시를 바닥에 던져 버렸지요. 

타일 바닥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어진 접시!!!!!  

우리를 놀라게 했던 그의 행동은 죽은 짐승을 위로하는 의식이라 했네요. 

 

 

작은 돼지가 생긴 모양 그대로 식탁에 올랐기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아 망설이는데 

그런 분위기를 알아챈 웨이터는 고기를 우리가 먹기 좋게 잘라주었습니다. 

그의 서비스에 감동하면서 먹은 꼬치니요 아사도는 바삭한 껍질에 육질이 부드럽습니다. 

 

 

2차로 근처 bar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렸던 스페인의 마지막 밤!!

 

 

다음날은 체크 아웃 후 호텔 후론트에 캐리어를 맡긴 다음 

구시가의 아소게호 광장에 있는 수로(Acueducto Romano)를 찾아왔습니다.

세고비아에서 15km 거리에 있는 쁘리오 강의 물 

중간중간 지면의 경사도를 기술적으로 극복했던 수로를 따라 여과를 거치면서 이 암반의 도시까지 흘렀습니다.  

기원전 1세기에 건설한 로마의 경이로운 건축기술입니다.

 

 

 

 

돌을 짜 맞추어 세운 이중의 아치는 최고 높이 29m로 200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많이 마모되었지만

아직도 튼튼하답니다.

현재 이 도심에는 750m의 수로가 남아 있습니다.

 

 

대성당을 지나 궁전이자 요새였던 알카사르에 왔습니다.  

 

 

원래의 성은 화재로 소실되면서 1862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재건축했다네요. 

깊은 해자로 둘러싸인 막강한 요새로 보입니다. 

 

 

이 성에 서니 시야가 탁 트이면서 사방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알까사르 뒤편의 비탈진 길로 내려가

 

 

작은 성당이 있는 한적한 마르께스 마을까지 눈길을 산책하는 시간도 좋았습니다.  

 

 

이 마을에서 본 장엄한 알카사르.

이 도시는 대성당, 로마의 수로, 알카사르 등 모두 중심에 있어 돌아다니기가 편했지요. 

 

 

세고비아에는 세고비아 기타가 없습니다. 

이곳에 오면 수많은 기타 장인이며 그들의 공방이 있을 줄 알았거든요.

전설이 된 클래식 기타리스트, '안드레스 세고비아(Andres Segovia)'의 이름이 

스페인  기타 브랜드가 되었답니다. 

 

한반도 2.2배 크기의 스페인.

바쁘게 돌아다녔지만 가지 못한 곳도 많습니다.

이베리아 반도에 있는 나라답게 문화, 유적과 종교, 사람 등 

모든 면에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아주 풍성한 나라였지요 

이제 우리는 1시간 거리의 마드리드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포르투갈로 넘어갑니다. 

다녀온 도시를 음미하면서도 새로운 나라, 새로운 도시가 궁금해지는 시간입니다.

 

'11. 모로코, 스페인, 포르투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자레와 오비두스  (0) 2007.05.27
포르투갈, 포르투와 파티마  (0) 2007.05.24
꾸엥까와 살라망카  (0) 2007.05.22
똘레도와 꼰수에그라, 아란훼스  (0) 2007.05.20
수도, 마드리드  (0) 2007.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