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체코, 폴란드와 발트 3국

쿠라코프와 오비시엥침(아우슈비츠)

좋은 아침 2010. 10. 5. 21:30

 

폴란드의 쿠라코프 중앙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쿠라코프는 우리나라 경주와 같이 유서 깊은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2차 대전 때 독일군의 사령부가 이곳에 있었기 때문에 戰禍를 피할 수 있었다네요.

숙소에 들어와 짐을 풀고 제일 먼저 한 일은 

구 시청사 탑에 올라 시내 조망하기.

 

 

 

그 옛날 몽골 군대가 이 도시를 침략했을 때 나팔을 불어 적의 침입을 알리다가

적의 화살에 맞아 죽은 나팔수가 있었답니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매 시 정각, 살아남은 동료들이 탑에 올라 나팔을 불던 애도행사가

언제부터인가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졌다지요.

오른쪽에 보이는 첨탑은 마리아 교회입니다.

 

 

 

구시가 중앙광장에서

 

 

거리의 예술가와 쿠라코프 입성 기념 사진을 찍고

 

 

직물 회관의 1층에 있는 기념품 가게 구경에 나섰습니다.

길이 100m의 양쪽에 늘어선 가게에는 볼거리, 살 거리가 아주 많습니다.

 

 

바르바칸(원형 요새)은 현재 구시가의 북쪽 무, 플로니안스카 문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바르샤바에도 이런 형태의 요새가 있었지요.

 

 

작은 음악회가 열렸던 그로즈카 거리의 교회 앞 조각상들도 이 도시의 오랜 역사가 보입니다.  

 

 

 

폴스키의 자랑인 야길론스키 대학 구내의 요한 바오로 2세와 

       

 

 

'지동설'의 코페르니쿠스도 이곳 출신.

 

 

바르샤바로 수도를 옮기지 전에 역대 폴란드 왕이 살았던 바벨 성입니다.

구시가 광장에서 남쪽, 비스와 강변에 있는 이 성의 정문에는

이 나라의 '태평성대'를 열었던 지그문트 3세의 기마상이 서 있습니다.   

  

 

 

그 아래 정문으로 들어갔더니

 

 

 

황금색 돔 지붕의 지그문트 차펠은 때마침 수리 중이었지만

 

 

 

공개된 내부는 아주 화려했지요.

 

 

 

성 앞에서 전통복장의 악사들 사진도 한 장 찍고 

 

           

 

이제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실제 무대인 바벨 성 남동쪽의 카지미에슈 지구로 갑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자신의 공장에 유태인들을 고용, 그들이 아우슈비츠로 끌려가는 것을 막아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던 쉰들러 실화의 장소인 유태인 거주지, 게토 구역.

그 공장 터에 만들어놓은 기념관은 지금 수리 중이어서 개방해 놓은 일부만 구경하였습니다. 

 

 

 

유태인 지구 여기저기에 설치된 추모비들. 

 

 

 

회의 명목으로 많은 유태인을 불러내어 총살했다는 이 광장은 

빈 의자를 설치해 놓은 야외기념관이 되어 죽은 이들을 애도하고 있었지요. 

 

 

 

폴스키들은 '오비시엥침'이라 부르는 비극의 장소, 아우슈비츠입니다.

수용소 입구의 문에 'ARBEIT MACHT FREI-일하면 자유로워진다'는 글이 걸려 있습니다.

이 글자를 만들고 장식했던 유태인은 ARBEIT의 B를 거꾸로 세워 놓음으로써 

극적이나마 저항의지를 보였다 하네요.
하지만 그런 작은 일도 목숨을 건 행동이었겠지요.   

 

 

 

오늘도 많은 여행자들이 이 비극의  현장을 찾아왔습니다. 

 

 

 

 

 

 

 

전쟁 중 나치에 점령 당했던 이곳에 유태인, 폴스키, 집시, 공산주의자, 반 나치 활동가 등,

150만 명이 강제 수용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절망에 빠진 여자들의 조형물을 시작으로

 

 

 

갖가지 사진과 그림, 숫자로 나타나는 무자비한 학살의 증거들. 

 

 

 

끝까지 인간적인 품위를 지키려 애썼던 수용자들의 소지품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지요. 

 

 

 

독가스를 사용하고 남은 빈 통과 

 

 

 

가스실의 살풍경한 모습들.

 

 

 

나치가 저지른 거대한 폭력 앞에서 절망과 체념으로 굳어져 있는 

 

 

 

사진과 그림 속 사람들의 표정도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나치에 의해 총살된 사람들을 애도하는, 처형장의 꽃다발도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죽음의 문'을 지나 수용소로 들어온 철로의 끝에는 

 

 

 

대형 비석과 작은 위령비들이 죽은 이들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극의 역사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