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를 떠나 리투아니아에 왔습니다.
한반도의 3/1 크기로 남한보다는 약간 작지만 세 나라 중에서는 제일 큰 나라입니다.
리투아니아는 영어식 발음이고 현지인들은 레투바라고 부르더군요.
수도는 빌뉴스.
우리는 클라이페다 항구에서
먼 선사시대부터 발트 해의 물결을 따라 밀려온 모래가 만들어 놓은 섬, 모래톱 섬인
'Curonian Spit'에 가기 위하여 배를 타고 섬 입구인 스밀튀네 항구로 들어갔습니다.
섬 안에는 유오드그란테, 페르발카, 프레일라와 니다, 네 개의 작은 마을이 있고
그 마을들을 잇는 버스가 다닙니다.
이 섬은 그 지질학적인 가치로 인하여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도착한 유오드그란테의 해안가에는 조깅하는 사람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곳의 우리 숙소에서
울창한 숲, 1.6km를 지나 반대편 해변으로 나가면
발트의 푸른 바다와
소박한 해수욕장이 나옵니다.
이 마을 전설을 목조각으로 만들어 전시한 '마녀의 숲'은
곳곳에 험상궂은 표정의 마녀들이 등장하는 곳으로
그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면서
예쁜 아가씨가 갖은 고초를 겪은 후에 연인을 만나 행복을 되찾는다는
진부하지만 그런 해피엔딩을 상상했지요.
끝부분에 오면 연주자의 음악에 맞춰 두 남녀가 다정하게 춤추는 조각을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 '불행 끝, 행복 시작'입니다.
그런 결말에 우리도 행복했습니다.
'마녀의 숲' 입구의 인형 가게 풍경도 한 장 남기고 이동.
섬의 맨 아래쪽, 러시아와 국경 마을인 '니다'에 왔습니다.
니다에는 이런 예쁜 별장이 많습니다.
조형물이 서 있는
바닷가에서는
긴 둑에서 낚시하는 사람들도 보였지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영토 사이, 저 뒤쪽에는 러시아의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가 있습니다.
'마의 산' '토니오 크뢰거'의 노벨상 수상작가, 독일의 토마스 만이 머물면서 글을 썼던 작업실은
이제 그를 기리는 기념관이 되었고
그의 서재 안에는 그의 사진이
집 앞에는 그의 얼굴 부조가 있습니다.
섬에서 나와 '샤울레이로 이동, '십자가의 언덕'에 왔습니다.
러시아의 지배에 저항하다가 처형을 당하거나 유배된 사람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하여
이 나라 사람들은 작은 두 개의 언덕에 십자가를 세우기 시작했다지요.
이에 소련군은 몇 차례나 그 십자가들을 불도저로 밀어냈지만 사람들은 밤을 이용,
몰래 다시 세워 놓으면서 소련에 대한 소극적이지만 강한 저항 의지를 표현했답니다.
시대를 달리하면서 이제 자유를 되찾은 지금은 저마다의 기원을 담은 십자가를 세우면서
그 숫자는 더 풍성해졌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 1993년 9월,
교황 바오로 교황이 방문하여 미사를 집전했던 제단이 남아 있습니다.
곳곳에 세워져 있는 수 많은 십자가들.
'주님, 우리 어머니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여행 몇 달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명복을 빌면서 나도 한 개의 십자가를 이곳에 세워 놓았습니다.
혹 이곳을 다녀가시는 분은 이 십자가가 잘 있는지 살펴봐 주세요.ㅠㅠ
수도 빌뉴스로 가는 길, 석양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네요.
'15. 체코, 폴란드와 발트 3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트 세 나라의 예쁜 간판들 (0) | 2010.10.01 |
---|---|
리투아니아 - 2 (0) | 2010.09.30 |
라트비아 (0) | 2010.09.24 |
에스토니아 (0) | 2010.09.18 |
체코의 체스키크룸로프, 훌라쇼비체, 카를로비바리 (0) | 2010.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