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이란, 요르단, 이스라엘

세상의 반, 이스파한 - 2

좋은 아침 2014. 12. 25. 11:00

 

이스파한의 3일째, 숙소에서 걸어 나와 하쉿베헤쉿 궁전까지 걸었습니다.

궁전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지만 거기에 딸린 공원은 무료.

퇴색한 채로 손질이 안 된 궁전에는 들어가지 않고 수로와 분수가 있는,

나무가 울창한 정원 속을 산책하였습니다.

 

 

 

여기는 이스파한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공원이랍니다.

 

 

다시 이맘광장으로 나갑니다.

아래에 보이는 '자메 마스지드'는 서아시아를 지배한 각 제국의 건축양식이 혼재한 모스크이지만

남쪽 이완의 입구는 양쪽 첨탑의 섬세한 채색 타일에 반 원형의 이란 양식이고

 

 

'술탄 올제이투'의 기도실 안에 있는 이 미흐랍(메카 방향을 표시한 벽감)과 

 옆의 민바르(계단 모양의 설교대)는 모두 셀주크 투르크 시대의 작품으로 

 

 

이렇게 섬세한 코란 비문과 꽃문양의 부조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벽토 세공이라는 찬사를 받는답니다.  

 

 

벽돌 기둥과 돔이 섬세하면서도 중후한 느낌을 주는 '타즈 알 몰크 ' 역시  셀주크 투르크 시대의 유적. 

 

 

 

몽골 유목민의 텐트를 생각나게 하는 '겨울의 방'은 몽골제국의 티무르 왕조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13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보졸그 바자르'의 입구 중 하나인 '퀘이사리예 현관'입니다.

보졸그 바자르는 이맘 광장 북쪽에서 자메 마스지드까지 2km, 중간중간 옆으로 가지 쳐서 나간 골목까지 

거의 10km에 이르는 큰 시장입니다.

바자르를 덮고 있는 아치 형태의 높은 천장과 벽에 만들어 놓은 창틀로 바람이 드나들면서

복잡한 시장에서도 공기는 맑고 시원했습니다. 

 

 

섬세한 구리 세공을 하는 장인과

 

 

 

예쁜 금속 공예품,

 

 

갖가지 향신료와 진귀한 보석, 화려한 카펫에

 

 

여자들의 아이라인을 그리는 도구들까지 없는 것이 없는 만물시장입니다.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악기를 부는 아저씨도 있었지요.

 

 

시장에서 나와 걷다가  이란인들이 모여 있기에 들여다본 곳은 푸딩 종류인 fereni를 파는 가게.

쌀가루와 포도 시럽, 우유로 만들었다는 이 페레니는 이스파한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라 했습니다. 

 

 

현지인의 자부심 가득한, 음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시원한 페레니를 주문해 먹었네요. 

 

 

시오세 다리를 건너 졸파 지구에 있는 반크 교회를 찾았습니다.

페르시아의 왕은 아르메니아 인들의 교역 능력과 세공 기술, 건축술을 제공받는 댓가로

그들의 종교인 기독교를 인정해주었고 같은 민족끼리 이곳에 모여 살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높은 담을 쌓고 그 안에서 포도주를 담가 먹기도 하고 가무를 즐기면서

종교적인 제약이 많은 이란의 무슬림보다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이슬람 모스크처럼 생긴 돔 지붕 위에 작은 십자가가 보입니다.

 

 

프레스코화로 가득한 교회와

 

 

 

박물관을 돌았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사방 5cm 성경에

 

 

양피지에 쓴 성경도 보입니다.

 

 

이 동네는 가게 쇼 윈도의 세련된 장식이라든가 카페 거리 등 그 분위기가

이란의 다른 동네 하고는 달랐지요.  

영어로도 병기된 멋진 카페에 들어가

 

 

 

오랜만에 제대로 만든 피자를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 갈증을 풀었습니다. 

 

 

 

 

이스파한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강, '자얀데'에는 모두 11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지금은 건기, 강은 바닥을 드러냈네요.

2층 높이에 33개의 아치가 있는 멋진 다리, '시오세'를 건너

 

 

그 다리 아래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카쥬 다리'까지  잘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걷고

 

 

 

 

다리 밑에서 한가로운 시간도 보내다가

 

 

어두워진 시간에 

 

 

이맘 광장으로 돌아가 낮보다 더 화려한 야경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숙소인 'Tooba Hotel'의  내 방 벽에도 무슬림들이 기도하는 방향, 메카를 알리는 표시가 있었습니다.   

드라마 '주몽'에 심취했던 듯, 자칭 '주몽'이라던 이 호텔의 매니저는

한국에서 준비한 선물, 발목에 전통혼례복의 신랑 신부가 그려진 양말을 받고는 아주 좋아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