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년 동안 이 땅을 지배했던 몽골 세력을 몰아내고 등장한 16세기의 사파비 왕조는
명실공히 페르시아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됩니다.
그 왕조의 수도였던 오아시스 도시, 이스파한은 그 당시 70만 명의 인구를 가진 큰 도시로
막강한 국력과 경제적인 번영 속에서 많은 유적을 남깁니다.
이스파한에 있는 대부분 건물은 사파비 왕조 최고의 번영기인 압바스 왕 시기에 지어졌답니다.
이스파한에서의 첫날 관광은
이맘 광장으로 나가는 길목의 체헬소툰 궁전으로 시작합니다.
체헬소툰은 '40개의 기둥'이라는 뜻을 가진 목조건물로 테라스에 있는 20개의 나무 기둥이 연못에
그림자 되어 비치면 모두 40개로 보인다 해서 붙어진 이름이랍니다.
이란인들이 좋아하는 분수가 있는 정원에
건물 내부를 장식한 화려한 거울 모자이크와 벽을 가득 채운 거대한 역사화,
재미있는 풍속화들이 특별합니다.
이스파한은 '천일야화'가 생겨난 도시, 화려한 벽화를 보면서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들을 생각했습니다.
연못가의
이런 장식도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네요.
궁전의 뜰 한쪽에는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벽에는 네탄즈 모스크 사진에 각종 도자기며
이슬람 특유의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프린트된, 걸거나 깔아 놓은 천들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맘 광장입니다.
중국의 천안문 다음으로 넓다는 동서 512m, 남북 163m의 이 장방형 광장은 이맘 모스크와 알리 카푸 궁전,
세이크 로폴라 모스크에 아케이드며 보졸그 바자르 등
이스파한을 대표하는 크고 화려한 건물에 둘러 싸여 있었지요.
어느 시인은 이곳을 보고 '세상의 반을 줘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운 도시'라고 노래했답니다.
이맘 모스크와
그 왼쪽에 알리 카푸 궁전,
오른쪽으로 로폴라 모스크며
그 맞은편에는 보졸그 바자르가 있습니다.
하얀 대리석에 푸른 색 타일의 꽃과 아라베스크 문양, 당대 최고의 서예가들 글씨로
장식해 놓은 이맘 모스크의 화려한 정문입니다.
내부 중앙에는 무슬림들이 세정 의식을 갖는 샘과 신학교인 마드라사에 2개의 중앙 예배당이 있습니다.
이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로 손꼽힌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내부 수리 중.
강한 햇빛에 모자이크 세라믹 그림의 컬러가 누렇게 변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환을 해주어야 한다네요.
작은 정사각형 하얀 타일에 다양하고 섬세한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밑그림을 올린 후
화려하게 색칠하고 그림에 맞춰 타일을 연결하는 이슬람 문화의 이 정교한 예술은
사파비 왕조와 페르시아 문화에 품위를 더해 주었습니다.
그 옆에 있는 알리 카푸 궁전은 사파비 왕조의 힘과 권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세운 6층 건물로 역시 수리 중.
섬세한 그림의 천장에
계단 하나하나까지 예쁜 그림의 타일로 장식해 놓은 곳입니다.
제일 흥미 있는 장소는 맨 꼭대기 6층은 음악실로
벽이나 천정에 악기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 그 뒤에 공간을 만든 이중구조는 소리가 오랫동안 남게 하는
에코 장치였습니다.
이 건물을 지은 압바스 왕은 음악 애호가였답니다.
하나하나 모두 이야기를 담고 있는 화려한 벽화에
미인도가 화려합니다.
쉐이크 로폴라 모스크는 왕비들의 전용 모스크로
오후가 되면서 햇빛을 받은 엷은 황금색의 돔이 점점 분홍색으로 변하다는 신기한 모스크입니다.
왕족 전용의 모스크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모스크와 달리 안뜰과 첨탑이 없습니다.
왕족 여인들은 광장 밑의 지하도를 통해 맞은편에 있는 알리카푸 궁전으로 오갈 수 있었답니다.
오밀조밀 섬세한 문양 장식은 전형적인 아라베스크로
천국을 의미하는 감실의 장식도 화려합니다.
아랍풍의 기하학적이고 섬세한 문양이 예뻤지요.
로폴라 모스크 앞에서 이란 대학생들과 함께 사진 한 장 남깁니다.
이란 최고의 관광상품은 '사람'이라는 말처럼 언제 어디서든 여행자들에게 친절했던 사람들,
그들의 우호적인 모습을 기억합니다.
이 글을 올리고 있을 때, 미국을 포함한 서방 6개국과 이란이 빈에서 핵협상을 타결,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한때 '악의 축'으로 지목되었던 이란은 이제 서방의 경제제재에서 벗어나 원유 수출이 늘어나면서
중동의 강자로 다시 발돋움하게 되겠지요.
전쟁 없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22. 이란, 요르단, 이스라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란 야즈드 - 알리와 보미의 추억 (0) | 2014.12.26 |
---|---|
세상의 반, 이스파한 - 2 (0) | 2014.12.25 |
이란의 공예 마을, 카샨 (0) | 2014.12.16 |
이란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 마술레와 아비야네 (0) | 2014.12.15 |
이란의 수도, 테헤란 (0) | 2014.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