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일본 중부산악국립공원 주변

야마나시(山梨) 현의 후지가와구치코(富士河口湖) 주변

좋은 아침 2024. 11. 30. 06:17

야마나시(山梨) 현의  후지가와구치코 마치(富士河口湖町)에는 후지산이 보이는 모토스코(本栖湖), 쇼지코(精進湖), 사이코(西湖), 가와구치코(河口湖),  야마나카코(山中湖)의 다섯 개 호수가 있습니다.

 

 

작년 여기, 가와구치코(河口湖)의  1박 때는 봄날의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 짧은 순간 후지산을 보았기에  많이 아쉬웠지요.

 

 

그래서 시내 어디서든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동네, 가와구치코에 다시 왔습니다.

첫날은 열차 역 앞의 버스터미널에서 

 

 

호수와 주변 명소를 오갈 수 있는 1일 무제한 버스 이용권, 원데이 패스(성인 1,500엔)를 구입, 

 

 

 

먼저 블루 라인으로 동쪽에 있는  모토스코(本栖湖)에 갔습니다.

 

 

그러나 호반에서 본, 오전 시간의 역광인 후지산은 정상 부분에 하얀 눈이 보이지 않아서 낯설었네요.

눈 덮인 정상의 아름다움, 신비로움이 없으니 그저 평범한 민둥산처럼 보였거든요.

일반적으로 10월경에서 다음 해 6월까지는 그 눈을 볼 수 있다는데 올 가을 들어 후지산 주변의 강수량이 90% 이상 줄고 그나마 햇빛에 증발하면서 영하의 정상 부근에 눈이 쌓일 상황이 아니었답니다.

그 모습을 보고 후지산 폭발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나돌면서  왜 하필 이때 후지산을 보러 가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지요. 

 

 

그래도 흐렸던 하늘이 점점 맑아지면서 호숫가의 화사한 풍경은 좋았습니다.

 

 

 

호수를 따라 걷다가 '도카이(동해) 자연보도' 표지가 보이기에  호수둘레길이라 생각하고 

 

 

낙엽 수북한 숲길을 걷다가

 

 

호반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 이상할 즈음,

 

 

'쇼지코(精進湖) 파노라마다이'  방향 표지를 보고는 놀라서 되돌아 나왔지요.

지도에서 볼 때는 두 호수 사이가 가까웠지만

 

 

그 길은 에보시다케(烏帽子岳) 산을 넘는 오르막, 편도 80분에 거기서도 50분을 더 가야 했거든요.

쉽지 않을 길이었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 일본 지폐 1,000엔에 나오는 후지산 촬영지가 위의 지도에서 아랫부분인  '고우앙소우(浩庵莊)' 앞이라기에 거기로 가려했더니 차로 20분이라는 먼 거리.자동차를 얻어 타려 몇 번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자전거를 빌렸다가  좁은 차도로 나가는 것이 위험해 보여서 반납하는 우왕좌왕 끝에 

 

 

결국 98번 모토스코에서 다시 블루 라인을 타고 구름이 잔뜩 내려앉은 후지산을 바라보며 쇼지코(精進湖) 를 한 바퀴 돈 다음,

 

 

 

51번 부악풍혈(Wind Cave) 정거장에서 하차, 

 

 

도로번호 13에서 12까지 걸어 사이코(西湖)로 가는 산길에 들어섰습니다.

지도의 13~7번, 7에서 32번으로 가서 닌바민슈쿠 빌리지(根場民宿村) 앞을 지나는 36번까지는 

 

 

5km 정도의 거리.

 

 

제주도의 곶자왈 같은 원시의 숲길,  

 

 

2시간 동안 그 길에서 만난 사람은 서양인 둘 뿐인, 한적한 오솔길이었네요.

 

 

 

근장민속촌 옆의 단풍 예쁜 포장도로를 지나

 

 

 

만난 사이코(西湖)는 

 

 

수면에 온전한 모습의 후지산을 담아내었습니다.  

 

 

 

단풍과 함께하는 모습도 화려했네요.

 

 

 

 

53번 '근장 입구'에서 이번에는 그린 라인을 타고

 

 

가와구치코(河口湖) 호반인 23번 야기사키 공원(八木崎公園) 앞에서 하차, 후지산을 다시 만나면서 

 

 

지난해, 봄 여행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비가 오던 날, 혹시 하고 저 케이블카로 전망대에 올랐다가 실망하면서 내려온 일도 있었고

 

 

작은 신사를 보면서

 

 

호수를 가르는 저 다리도 건넜었지요. 

 

 

이번 우리 숙소인 'Guest House, O.C'의 내 방 창문에서도 

 

 

석양빛으로 물드는 후지산을 볼 수 있다는 사실,

 

 

취사 시설이 있는 이 숙소 식당에서 편의점의 김치찌개를 데우고 단무지와 오이, 참이슬과  기린맥주 곁들인 훌륭한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

여행 중에 이런 호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일본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다음 날에는 가와구치코역(河口湖驛)에서 후지 급행선(富士急行線)으로 14분(310엔) 거리에 있는 시모요시다 역(下吉田驛)에 갔습니다.

 

 

거기서 도보 20분의 '아라쿠라야마 센겐 공원 추레이토(新倉山淺間公園 忠靈塔)'를 다시 찾았지요.

주말이어서인지 현지인들도 많았네요.

 

 

후지산을 뒤로하여

 

 

398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봄의 벚꽃과 같이 찍은 사진이 관광포스터에 나오는, 충혼탑(忠靈塔) 이 있습니다. 

 

 

오늘은 작정하고 고텐(御殿)까지, 

 

 

편도 1시간 반 정도,  가을 단풍산에 올랐지요. 

 

 

 

 

산정을 지나면 5분 거리의 고텐(御殿).

 

 

우리가 붉은 단풍 속의 후지산을 보며 

 

 

앉아 있는 모습을 인도 여행자, 'Nikita Gupta'가 찍어 준 사진입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오간 하트 뿅뿅, 손가락 하트며 두 손 모은 하트, 머리 위로 올라간 두 팔 하트까지.......

우리나라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이 젊은 처자는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네요. 

 

 

내려오는 길에는 이 고장 출신의 재일교포 소설가, 이양지 문학비에 소주 한 잔 올리며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분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작년에는 술이 없어서 그냥 묵념만 했었지요.

비의 뒷면에는 이양지의 약력이 나옵니다.

 

 

 

이튿날에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마지막 호수인 '야마나카코(山中湖)'에 가기 위하여 '고템바(御殿場) 역'으로 가는 자주색 라인을 타고

 

 

 

 '야마나카코 아사이카오카'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만  

 

 

잔뜩 흐린 날씨.

호반 저쪽 어디쯤에 있을 후지산은 전혀 보이지 않았네요.

 

 

그러니 Marimo 공원의 화사한 단풍 옆에서

 

 

 

 

저 검은 모래밭 유원지는 적막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고텐바(御殿場)를 거쳐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시즈오카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