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양평 2, 세미원

좋은 아침 2024. 8. 2. 08:41

다홍색의 수련, '세미 1호'가 맞아주는  '세미원'입니다.

이 '세미 1호'는 태국의 수련 육종가 '노프차이 박사'가 1019년 세미원에 기증한 후 토착화에 성공한 품종으로 다홍의 별 모양 겹꽃에 초록과 갈색 섞인 잎이 특이했네요.

개원 10주년을 맞아 이 '세미 1호' 20촉을 세미원 정문 앞 연못에 배치하면서 입구부터 화사했습니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의 '세미원'이랍니다. 

 

 

박물관과 카페가 있는 건물을 지나

 

 

올해의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를 보면서 

 

 

'관람안내도'를 받고

 

 

'연꽃연대기'를 읽으며 안으로 들어갑니다. 

연꽃은 인도에서 발견된 화석흔을 근거로  3400년 이전부터 이 지구상에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진흙 속에서 피어났지만 맑고 고귀한 기품으로 힌두교와 불교의 상징이 되었던 이 연꽃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다양한 품종이 만들어졌습니다.

1986년 인도 뉴델리에서 신축한 백련 모양의 '바하이 예배당'도 눈을 끌었네요

 

 

징검다리를 건너 녹음 짙은 메타세쿼이아길을 걸어가면

 

 

'장독대분수'가 나오고

 

 

 

작은 정자 앞에는 '페리기념연못'이 보입니다. 

미국의 蓮 연구가인  '페리 슬로컴'이 개발한 연꽃이 모여 있는 곳이라지만 

 

 

아쉽게도 7월 하순의 간헐적인 폭우 속에 꽃잎이 많이 상하면서 때 이른 연밥이 보였지요.

 

 

 

그 옆 '백련지'의 싱그러운 하얀 연꽃 사이로는  

 

 

 

 

이 백련지를 가로지르는 돌다리, '일심교'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홍련지'의 분홍빛 연꽃에 

 

 

 

 

 

여기저기 세워 놓은 시비를 읽으며 

 

 

 

긴 가로수 길을 지나면

 

 

'신 양수대교' 아래

 

 

'수련정원'이 나옵니다. 

 

 

수련 중에는 온대수련, 개연꽃, 가시연꽃, 어리연꽃에  

 

 

빅토리아 수련, 호주 수련, 에이트란스 수련, 열대 수련 등 

 

 

종류가 아주 많았지만 

 

 

 

그중에서 아마존의 거친 환경에 살아남으려 온몸을 가시로 무장한  '빅토리아 수련'은 특별했습니다.

꽃 크기는 지름 30~40cm, 잎은 지름 1~2m 사이, 최고 3m까지 자라는데 다른 수련과 달리 저녁 무렵에 흰색으로 피어나 이튿날에는 분홍색으로 변하면서 오전에 볼 수 있고 셋째 날이 되면  빨간색으로 달라지면서  야간에만 볼 수 있다네요. 

아마존 유역에서 처음 발견한 영국의 식물학자 '존 일들리'가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붙여 '빅토리아 레지나'로 명명하였다가 이후 '빅토리아 아마조니카'로 공식적인 학명을 얻었답니다. 

 

 

 

작고 여린 연잎과 테를 두른 중간의 잎, 모두 펼쳐진 말기의 모습을 한 번에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사람이 올라 앉아도 끄덕 없을 정도라 했네요.

 

 

8월 15일로 '연꽃문화제'가 끝나면 곧 '빅토리아수련문화제'가 열린다 하니  그 시기에는 꽃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하얀 '불두화'가 피어 있는 저 너머로 '세계수련관'이 보입니다. 

 

 

입구에 우리말로 번역해 놓은  중국 북송의 유학자, '주돈이(周敦頤, 1017~1073)'의 '愛蓮說'을 지나 

 

 

그 안으로 들어가니 ' 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美친 물의 요정' 제목의 수련전시회를 준비하는 중이었네요.

 

 

인상파 화가, 수련을 사랑했던  '모네'처럼 

 

 

수련을 좋아하고 재배, 연구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전시회를 여는 듯합니다.

 

 

그때쯤에는 이렇게 다양한 수련꽃을 볼 수 있겠지요? 

 

 

 蓮은 수면에서 꽃과 잎을 일으켜 세운 정수식물(挺水植物)이고

睡蓮은 수면에 뜨는 부엽 식물(浮葉植物)로 

모두 아침 일찍 개화했다가 오후 세 시경에는 꽃잎을 닫는데

수련은 그 모습이 마치 꽃이 잠을 자는 것 같다 하여 水蓮이 아닌 '睡蓮'이라 부른답니다. 

그러니 세미원에 올 때는 그 시간 전에 와야 활짝 핀  꽃들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서 나와 폭우로 길이 침수, 출입금지가 된 '모네의 정원'을 바라보면서 

 

 

'세한정'에 왔습니다. 

 

 

작은 전시관, '松柏軒'에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복사본이 보입니다. 

논어에 나오는 '세한연후지 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 松柏之後凋)'에서 연유한 이 '세한도'는

추사 김정희가 제주도 유배시절,  제자인 역관 이상적의 변함없는 의리를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하여 1844년에 그려준 것으로 

극도의 생략과 절제가 담긴 이 서화는 '작가의 원숙기, 농축된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그 그림이 그려진 과정과 이후 여러 사람의 발문이 더해지면서 국립박물관에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 설명도 있습니다. 

 

 

가운데 추사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세한도'를 받은 제자, '이상적'과 일본인에게 거액을 주고 이 그림을 인수하였던 오른쪽의 '손재형' 얼굴도 보입니다. 

세미원에 등장하는 세한도는 의외였지만 그 의미만은 알 수 있을 듯했지요.

 

 

그 앞, 세한도의 겨울 속 거친 소나무가 아니라 잘 가꾸어진 멋진 소나무 옆으로 

 

 

침수, 폐기되었다가 올 4월에 재개통한 '배다리(烈水舟橋)'가 보입니다. 

 

 

이 '세미원 배다리'는

1795년 조선의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인 화성 현륭원을 참배하기 위하여 정약용에게 지시, 한강에 임시로 설치했던 배다리를 고증, 재현한 것입니다. 

그 다리의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연결해 놓으면서 이제는 관광객들도 쉽게 오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리 양 끝에는 홍살문, 다리 양 옆으로 흑과 백, 적, 청, 황의 오방색 깃발을 세워놓았고

 

 

그 아래에는 44척 작은 배의 후미와 선수를 교차하여 연결한, '배가 떠 받치고 있는 다리', 배다리입니다. 

 

 

다리 입구에는 정약용의 5언 율시, '과주교(過舟橋)'와 그 풀이도 보입니다.

 

 

배다리를 건너 남한강변의 산책길에 들어서면 

 

 

뒤로 '세한정'이 보이고 

 

 

길은

 

 

이 마을의 수호목인 '도당할배 느티나무'를 지나

 

 

'두물머리 나루터'로 이어집니다. 

 

 

거기 동판에는 

 

 

북한강과 남한강, 두 개의 강물이 합수하면서 한 줄기, 한강이 되어 흘러가는 모습이 새겨 있습니다.

'兩水里',  '二頭水'라는 명칭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지요.

 

거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두물경'.

그곳에도 긴 유배생활 끝에 여기 고향에 돌아온 늙은 선비의 안식을 담은, 다산의 5언 절구가 있었지요. 

 

산수와 습수가 합쳐 흐르는 곳,

그 마을 이름이 바로 이두수라네.  

마을 앞 점방의 한 늙은이가    

가만히 앉아 가는 배를 보고 있구나

 

세한정 근처에는 정약용이 해남의 초의 선사에게 

'두물머리 강물을 따라 오르내리며 시를 짓고 거문고 타며 함께 즐기자' 권유하는 내용의 서한 일부,

'초의여! 양평에 삽시다'가 나오고 그 아래에는 겸제 정선이 그린 이 두물머리 풍경, '獨栢灘圖(독백탄도)'가 보입니다.

 

 

그러나 저 건물 뒤편, 먹구름 속의 운길산 '수종사'는 아예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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