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는
먼저 '봄봄', '동백꽃'의 작가 '김유정(1908~1937)'을 기리는, 그의 고향 '실레'의 '김유정문학촌'에 왔습니다.
2002년 개관하여 전시관, 민화체험방, 도자기체험방, 한복체험방, 야외무대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다양한 기획전시며 추모제, 문학행사를 개최하는 곳입니다.
'김유정문학촌'의 하절기 개관 시간은 09:30~18:00.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연못과 초가지붕의 정자,
작가의 생가가 복원되어 있고
뜰에는 두 남녀가 사랑에 눈 뜨는 과정을 해학적으로 서술했던 그의 단편, '동백꽃'에서
점순이가 준 감자를 '나'가 거절하자 애꿎은 우리 닭을 괴롭히는 장면과
'봄봄'에서 우직한 데릴사위인 '나'와 '나'를 이용하는 장인 간의 점순이 키를 두고 다투는 장면,
'글쎄 이 자식아! 내가 크질 말라구 그랬니, 왜 날 보구 떼냐?'
'빙모님은 참새만 한 것이 그럼 어떻게 앨 낳지유?' 같은 토속어와 구어체의 소설 내용이 연상되는
익살스러운 조형물도 보입니다.
그 옆, '김유정기념전시관'에는
연도별 그의 활동과 유품, 작가 생전에 교류하던 '채만식'과 '이상' 등 당대 예술가들의 초상화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었지요.
초상화가, 신대엽이 그린 '유정고도'에서는 외롭고 고단했던 작가의 삶을 느낄 수 있었네요.
한국의 톨스토이가 되고 싶었던 그는 문학에 대한 열정을 펼치지 못한 채 2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요.
구어체의 토착어를 사용하여 향토적인 소재로 강원도 농촌 풍경을 표현했던, 193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였습니다.
문학촌을 중심으로 작품의 무대가 되었던 실레 마을의 16개 이야기 마당인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나오게 만든 데릴사위길',
'김유정이 코다리찌개 먹던 주막길'.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길'처럼 중간중간 재미있는 제목이 달린 '실레이야기길 1, 2코스'와
'금병산 등산로'를 소개합니다.
2010년 수도권 전철, 경춘선 운행을 시작하면서 한옥 형태의 새 역사, '김유정 역'이 들어서자
폐역이 된 옛 역사, '김유정 역'에는 무궁화호 객차 두 량 안에 북카페와 관광안내소가 들어섰지요.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금병산의 울창한 숲 속에는 소설가 전상국의 기념관, '전상국 문학의 뜰'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10:00~12:00, 13:00~17:00(수~일)
'물은 스스로 길을 낸다'는 구절을 음미하면서 들어간
1층 입구의 '책곳간'에는 작가(1940~)가 평생 수집, 소장했던 2만 여권의 저 엄청난 책과
이제는 구할 수도 없는 희귀본을 전시하고 있었고
지하 1층에는 작가의 삶의 여정과
'아베의 가족', '우상의 눈물' 등 그의 대표작이 보입니다.
그중, '아베의 가족'은 한국 전쟁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와 비극이 당대로 끝나지 않는,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담았고
'우상의 눈물'에는 학교 교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선과 악의 대립이 위선과 교활, 절망으로 반전되는 이야기가 있었지요.
사회적인 모순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인간애의 포용을 담았다는 평단의 작가입니다.
몇몇 작품은 영화화된 일도 있습니다.
모니터를 이용하여 소설을 읽거나 이어폰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네요.
춘천 삼천동의 의암호 정차장에서 해발 433m의 삼악산 정차장까지 연결하는 '삼악산 호수케이블카'에 탔습니다.
3.61km의 긴 거리를 20여 분 동안 의암호와 붕어섬, 마을을 건너갑니다.
'의암댐'과 '의암호물레길'도 보이네요.
상부정차장에서 '스카이워크 전망대'로 가는 지그재그길,
전망대에서는
봉의산과 봉화산, 용화산과 구봉산으로 둘러싸인 춘천 시내와 북한강, 춘천대교가 보입니다.
거기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에 왔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UN 16개 참전국 중의 하나였던 에티오피아는
당시 '하일레 슬라세 1세' 황제가 자신의 근위병인 '칵뉴대대'의 보병부대를 파병하였지요.
총 6037명이 참전하면서 춘천 일대의 중동부전선에서 253회 전투에 참여, 121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을 당하는 와중에 단 한 명의 포로도 없었던, 전설적인 승리를 세운 부대였답니다.
이에 춘천 시민들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에티오피아참전기념비를 세웠고
1968년 5월의 제막식 행사 때 국빈 방문하였던 황제는 '에티오피아기념관' 건립을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요청, 1968년 11월에 개관하게 됩니다.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에티오피아에서 온 전사들은
1951년 5월, 21일간의 긴 항해 끝에 부산에 도착, 전투에 투입되었고
1953년에는 고아원을 설립하여 전쟁고아들을 도왔으며
휴전 후 1965년 3월 철군할 때까지 UN을 통한 의료지원 등 우리나라의 전후 복구에 큰 도움을 주었지요.
'참전기념전시실'에서는 에티오피아군이 참전하게 된 배경과 전투 상황 등을 기록으로 남겨
전쟁과 그 이후, 큰 활약을 보여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전공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풍물전시실'에서는 이 나라의 전통과 역사, 문화, 종교, 생활풍습 등에 대한 자료와 설명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커피의 원산지라는 긍지도 보였네요.
그들의 악기와 회화, 조각과 그릇이며 전통 의상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일레 슬라세 1세' 황제의 모습을 한 참전용사와
두 나라 사이의 친선을 표현한 어린 학생들의 그림도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황제가 머물렀던 자리에 건립한 카페, '에티오피아벳(집)'이 개관하자 황제는 즐겨 마시던 황실 커피 생두를 보냈고
여기서 한국 원두커피문화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네요.
그러나 1974년 황제는 공산주의자 '멩기투스'의 쿠데타로 실각되면서 이듬해 암살되었습니다.
이후 에티오피아는 정치, 경제의 혼란과 내전에 휩싸이면서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고
이에 따라 살아 돌아간 참전용사들은 정부의 핍박을 받으며 힘겹게 살았답니다.
카페 안에는 두 나라 친선의 자리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와 추청산 자락, '해피초원목장'에 왔습니다.
여기는 7만 평 초지의 한우목장에서 토끼와 소, 양 등을 방목하는 사계절 체험농장입니다.
개관 시간은 10:00~19:00.
깊은 산골,
방목 중인 염소와 양 들을 보며 언덕길로 10여 분 걸어가면
나타나는 스위스 산촌의 풍경!
여기가 우리나라 맞나? 싶었네요.
감동적인 풍경 속을 걸어 다니다가
인근의 동해시로 이동, '무릉별유천지'에 왔습니다.
6~9월 중에는 성인 1인 입장료가 6, 000원, 개관 시간은 09:30~17:30.
암벽을 파 낸 자리에 두 개의 인공호수와 꽃밭을 조성한 '별유천지'입니다.
매표소에서 15 ~ 20분 간격으로 2.3km 거리의 단지 안을 순환하는 열차를 타고 중간의 금곡호 정차장(B)을 지나서
전망대(C)까지 갔습니다.
거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전망카페와 산을 절개하여 만든 호수인 청옥호, 그 옆의 암벽에
1만 3천 주 규모의 라벤더 꽃밭 그 왼쪽으로 작은 연못, 금곡호가 있습니다.
'신들의 화원'은 화사했지요.
꽃들의 현란한 잔치였네요!
일본 후라노의 관광농원인 '팜도미타'와 비교해도 별 손색이 없었고
거기서 못 보았던 보랏빛 향기로운 라벤더까지 볼 수 있었으니
아, 오늘은 그 꽃에 둘러싸인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그 옆에는 라벤더만큼이나 예쁜 '버들마편초'도 많았지요.
하늘에서는 왕복형 글라이딩인 '스카이글라이더'를 타고 날아다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 외에 오프로드 루지, 알파인 코스터, 롤로코스트형 집라인 등의 체험시설에 어린이들을 위한 '꿈오름놀이터'도 있는 가족형 '별유천지 비인간'의 세계였지요.
나도 스위스 풍경 앞에서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