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일본, 홋카이도

리시리토(利尻島)와 왓카나이(稚內)

좋은 아침 2024. 6. 21. 21:29

'레분토에서 꼭 다시 만나요'

레분섬의 상징, '아츠모리소우'가 건네는 한글 인사에 감동하면서 

 

 

카후카 항을 뒤로 이 섬을 떠납니다. 

 

 

어제와 오늘 오전, 저 푸른 초원과 구릉을 걸으면서 행복했네요.

 

 

점점 멀어지는 레분토를 보며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서운했지요.

동부의 시레토코에서 이동에만 2일 걸렸던 섬이거든요.

 


40분 거리의 리시리토 오시도마리 항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은 대기하고 있던 여러 대의 관광버스를 타고 떠났습니다.

이 지역은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정기관광버스 투어가 일반적이랍니다. 

왓카나이와 리시리, 레분 모두 2~4시간의 짧은 투어가 있습니다. www.soyabus.co.jp/kp/teiksn/course 

 

全コース一覧 | 宗谷バス株式会社

宗谷バス株式会社、定期観光バスの「全コース一覧」をご紹介します。

www.soyabus.co.jp

 

우리는 16시 40분 배를 타고 곧 왓카나이로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에 투어 합류는 생각하지 않고 간단히 리시리토의 풍경을 볼 수 있는, 2km 거리의  '유히가오카 전망대'에 걸어서 다녀올 생각이었지요.

레분토의 옆 섬인데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워서 짧은 시간이나마 일부러 들른 것인데

길을 잘못 잡으면서 시간이 부족, 택시를 타야 했습니다.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여기서 보는 석양이 아름다워 '석양의 언덕 전망대'라고도 부른다는 유히가오카 전망대입니다. 

 

 

마을 뒤쪽의 리시리후지는 여전히 구름에 싸여 있었지만 

 

 

다른 쪽으로는 맑은 하늘이 나오기에  구름이 벗겨지기를 기다리다가 

 

 

 

별 수 없이 다시 택시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항구 옆으로도 가파른 전망대와 등대가 있으니 도전해보시기를!  

이 오지의 땅 리시리에도 공항(利尻空港)이 있어 여름 시즌에는 삿포로의 오카다마 공항(丘珠空港)과 연결됩니다. 

 

 

다시 왓카나이로 돌아가는 배에 승선,  

 

 

출발하고나서야 리시리산은 또렷하게 그 정상을 보여주었네요. 

후지산을 닮았다 하여 리시리후지라 불리는 웅장한 모습입니다.

늘 구름에 덮여 있어 레분토와 리시리토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늦게라도 맑은 하늘 아래 빛나는 저 설산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누어로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는 뜻으로 혹독한 북방의 추위에 한여름에도 25도를 넘는 날이 드물다는 도시,

왓카나이의 페리터미널 도착하니 

 

 

그 옆에 있는 

 

 

호텔의 우리 방에서는 왓카나이의 자랑인 방파제가 보입니다. 

 

 

이 북방파제 돔은

원래의 방파제가 낡아 파손되자 1931년부터 5년간의 공사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되었답니다.  

 

 

러일전쟁의 승리로 일본은 1905년 사할린(일본 이름은 가라우토) 섬 남부의 절반을 차지한 다음 이곳에 대대적으로 일본인을 이주시키고 철도를 건설하면서 왓카나이는 그곳으로 가는 관문이 되었습니다.

이 방파제는 왓카나이와 사할린의 오도마리(大泊) 항을 연결하는 마사야마(稚泊, 치박) 항로의 승객들이 거친 바람과 파도를 피하여 곧바로 열차에 탈 수 있도록  부두에서 역까지 가는 환승통로가 되었지요.

 

 

70여 개의 거대한 기둥이 늘어선 광경은 고대 그리스의 신전처럼 장엄하기까지 했네요.

이 돔방파제는 2001년 홋카이도의 문화유산으로 남았습니다. 

 

 

 

일본이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사할린이 다시 소련군에 장악되면서  이 마사야마(稚泊, 치박) 항로는 기념비로 남았고 냉전 이후에는 왓카나이에서 사할린 사이에 카페리가 운항되기도 했지만

코로나 여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시 폐쇄되면서 당분간 재개 가능성이 없답니다. 

거리의 도로 표지판에는 러시아어가 병기되어 있습니다. 

 

 

전시된 녹슨 열차 바퀴가 한때의 영광을 보여주었네요.

 

 

맨홀의 뚜껑에도 보이는 자부심, 돔방파제입니다. 

 


시내 언덕에 있는 왓카나이 공원에 왔습니다.  

 

 

소련군의 탈환 공격 당시 우체국에서 연락 업무를 맡았던 일본 여성 9명은 사할린이 함락되자 그 자리에서 자결, 순국의 영웅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묻혔답니다.

여기에도 그들을 향한 추모비, '9인 여성의 비'가 보이고

 

 

제2차 세계대전 말 사할린에 살았던 일본인들이 소련군을 피해  왓카나이로 이주한 이후 살던 곳을 그리워하며 1963년에 세워 놓았다는  '빙설(氷雪)의 문',

 

 

1957년 남극 관측을 위해 편성되었던 개 썰매 부대 중 생존했던 2마리 개의 공적을 알리는 기념비 등

여러 가지 기념비가 많습니다. 

 

 

왓카나이 개발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 170m 높이의 개기 백 년 기념탑'에서는  

 

 

항구가 있는 신시가와 만 저쪽의 구시가, 

 

 

북방파제돔과 리시리토, 레분토를 오가는 배, 그 뒤로 소야곶이 보입니다.

 

 

           다음날에는 터미널 1번에서 버스를 타고 50분 거리의 소야곶(宗谷岬, 소야미사키)에 왔습니다.

 

 

                                      왕복표에는 '일본 최북단 종곡갑 도달기념'이라는사진이 붙어 있었네요.

                                      소야버스 http://www.soyabus.co.jp/. 

 

여기 소야미사키 공원의 

 

 

바다 쪽에는 '일본 최북단 기념비( 日本 最北端 記念碑)'와

 

 

19세기 탐험가로 홋카이도 북부와 서부 지도를 제작했다는 '마미야 린조'의 동상이 있습니다. 

 

 

근처에 이런 지도가 있어 사할린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네요.

 

 

길 건너 언덕에 오르면

 

 

여기에도 폐허가 된 해군망루와 

 

 

종곡해역 해군전몰자위령비인 '평화의 비',

 

 

홋카이도 낙농업의 미래인 젊은 남녀가 대지를 바라보며 서 있는, 아케보노('새벽')이라는 제목의 조형물 등 이런저런 기념비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충격적이었던 '기도의 탑'은

1983년 9월 1일 소련에 격추된 대한항공 항공기의 탑승 희생자와 가족을 위로하는 추모의 탑!

 

 

보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지요.

희생자들에게는 명복을, 가족에게는 위로의 마음을 보내드립니다. 

 

 

해무 속 멀리 그 비극의 땅, 사할린이 보였지요. 

 

 

소야곶에서 돌아와 이번에는 터미널 2번, 노샷푸/후지미(富士見) 행 버스를 타고 10분 거리의 일몰 명소에 왔습니다.

노샷푸(노샹)곶 정거장 하차 후 길 건너 등대방향으로 걸어서 수족관을 지나면 어항 옆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일몰의 시간에 맞출 수 있는 버스 편은 갈 때 16:29, 17:14, 18:26, 19:30, 20:19. 올 때 17:30, 18:00, 18:47, 19:46, 20:55으로 자주 있습니다. 편도 220엔. 

왼쪽으로

 

 

리시리산,

 

 

오른쪽으로  멀리 소야곶, 

 


정면에는 최북단의 석양을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장소입니다. 

해는 돌고래 가슴에서 

 

 

곧바로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왓카나이의 우리 숙소,  2박의 서필 호텔은 위치가 좋고 뷔페 조식이 만족스러웠기에 소개합니다. 

회원 가입 후, 90일 전에 예약하면서 20%의 할인도 받았네요.

info@surfeel-wakkanai.com

 

 

많지 않은 음식점들도 부정기적으로 문을 닫거나 영업시간이 짧았던 이 북단의 땅에서

젊은 부부가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열었던 왓카나이 역 앞의 '히토시노미세',

 

 

메뉴 중 '어정식(漁定食)'는 가성비가 좋았지요. 

 

 

왓카나이에서 삿포로까지 애나 항공으로 이동, 다시 떠납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창문으로 리시리후지가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