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코탄(積丹)은 홋카이도 유일의 해양공원으로 ‘샤코탄 블루’라는 투명한 사파이어빛의 바다, 기암괴석의 해변이 아름다운 지역입니다.
그 중에서 특히 더 아름답다는 카무이 곶과 시마무이 해안에 다녀왔지요.
먼저 오타루 역 앞 주오버스터미널에서 9시 첫차를 타고 샤코탄(積丹)의 '비쿠니(美國, 1인 1150엔)'에 10시 20분 도착, 거기서 10시 30분 출발하는 '샤토탄초 생활교통버스'인 미니버스(1인, 400엔)를 타고 '카무이곶(神威岬, 신위갑)'에 왔습니다.다.
가는 내내 오른쪽으로 바다가 이어집니다.
샤코탄 산에는 6월 초인 지금도 여전히 눈이 남아 있었네요.
카무이 곶 주차장의
안내판을 보며 편도 40분의
땅끝, 전망광장이 있는 카무이 곶의 끝으로 갑니다.
개원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이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답니다.
성스러운 땅이어서 여성은 들어갈 수 없었다던 '여인금제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길은 파도와 바람이 거친 날씨에는 입장이 통제되는 구역입니다.
망망대해,
눈앞에 보이는 저 구불구불 가파른 길에 마음이 설레었지요.
오른쪽으로 날카로운 절벽과 몽돌해변, 멀리 시마무이 해안의 샤코탄 곶에
왼쪽으로는 해안가에 서 있는, 아이누 전설의 입암( 立岩)과 벤케이 곶이 보입니다.
해당화와
나리꽃도 활짝 피어 있는 길.
등대를 지나
도착한 카무이 곶의 땅끝 전망대 앞에는
'아이누'인들의 신, '카무이' 이름의 바위가 보였습니다.
그들은 이 망망대해의 거친 비바람 속에서 꿋꿋하게 서 있는 저 바위를 보며 신령스러운 기운을 느꼈던 걸까요?
한동안 저 넓은 바다를 바라보다가
아쉬움을 안고 다시 돌아갑니다.
여인금제문 앞에서는 제2 전망대로 코스를 변경,
또다른 풍경 속을 걸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카무이 바위의 또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아, 그러나 오늘은 구름과 해무 탓에 기대했던 '샤코탄 블루'를 볼 수 없어서 서운한 마음으로 그냥 돌아서야 했네요.
요베쓰(余別) 마을의 도로변, 봄을 맞아 새로 단장한 식당 겸 민박인 우리 숙소의
저녁 식사에는 해산물이 푸짐!
맥주 한 잔 곁들인,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지요.
이 작은 어촌의 항구에서도
멀리 카무이 바위가 보입니다.
다음날, 비쿠니로 돌아가는 오전 시간의 버스는 7시 44분과 12시 16분, 아침 식사 시간은 8시.
어중간한 시간과 '맑음' 이라는 기상 예보에 마음 흔들려 이판에 샤코탄 블루나 제대로 즐기자는 생각으로
다시 오타루 들렀다가 삿포로에 돌아가려던 계획에서 오타루를 생략,
아침 제대로 먹고 체크 아웃 하면서 민박 주인에게 12시 11분의 카무이 곶 탑승으로 버스를 예약해 달라 부탁하고는 4km 거리의 곶으로 다시 갔습니다.
마을 끝에 있는 터널을 지나
파란 하늘을 보며
걷는 길.
여기에도 여인금제문처럼 출입문이 있습니다.
대로변 입구부터 날씨에 따른 통제가 이루어지는 듯했지요.
강풍이 불면 자동차들끼리 충돌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에 놀라고
여기서부터 금연이라는 엉터리 번역에 웃으면서
룰루랄라, 즐겁게 걸었네요.
언덕길에서는 요베쓰 마을의 방파제와 우리가 걸어온 해안길이 보입니다.
주차장 통과,
다시 저 길로 들어섰지요.
어제보다 훠얼씬 맑은 하늘과 파란 바다!
와, 이 빛깔이 바로 '샤코탄 블루'랍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어제에 이어 다시 이 매력적인 산길을 걸었습니다.
조릿대 풍성한 산책로를 지나
대형버스 주차장 한쪽에 있는 정거장에서 시간 맞춰 온 미니 버스 탑승,
내친김에 교통편이 좋지 않아 포기했던, 일본 해안선 100선의 하나라는 시마무이 해안(島武意海岸)까지 갈 생각으로 버스 기사에게 다음 버스 시간인 13시 16분을 확인, 예약하고 해안 입구에서 내렸지요.
카무이 주차장에서 여기까지는 14.8km의 거리
길 따라 언덕으로 10여 분 올라가면서 어부가 운영하는 숙소 겸 식당, 린코소(鱗晃莊)를 지났습니다.
여행 전 예약하려 했지만 예약 폭주와 비싼 가격에 놀라서 포기했던 민박입니다.
하차 후 예전 바다에서 잡은 청어를 옮기기 위하여 어부들이 손으로 깎아냈다는, 길이 30m의 좁고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는 순간,
와! 넓은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러나 오후에는 구름이 잔뜩 몰려든 상황이어서
기대했던 물빛은 볼 수 없었고
길이 파손되어 저 아래 몽돌해변에도 내려갈 수 없었지요.
카무이 곶과 여기 시마무이 곶의 '샤코탄 블루'는 이렇듯 봄날의 변화무쌍한 날씨로 희비가 엇갈리게 만들었습니다.
여기도 산책길이 있었네요.
카무이와 시마무이의 멋진 풍경에 감동의 축배를 들고 다시 미니버스로 비쿠니에 갑니다.
비쿠니에서 오타루까지는 버스가 자주 있고 요이치역에서는 오타루 행 열차를 탈 수도 있습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이 지역은 일반적으로 오타루의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삿포로 역과 JR 오타루역 앞의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1일 정기관광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 여행에서는 일본에서 유명한 '요이치(余市) 닛카 위스키 증류소'에도 들립니다.
teinkan.chuo-bus.co.jp/ko
그러나 시간이 여유로운 사람들은 우리처럼 오타루에서 버스로 출발,
2228m 거리인 신토요하마 터널을 거쳐 샤코탄 지역의 비쿠니(美國)에서 하차,
거기서 '샤토탄초 생활교통버스'인 미니버스(1인, 400엔)를 타고 시마무이해안(島武意海岸, 바위해안)과 샤코탄 온천, 요베쓰(余別)를 거쳐 카무이곶(神威岬, 신위곶)으로 가는, 1박의 느긋한 일정도 좋겠지요.
이 경우에는
비쿠니에서 카무이곶까지 4월 하순부터 11월 30일까지 운행하는 '샤코탄생활교통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워낙 오지라서 하루 5편의 운행 시간표는 있지만 정시 운행 외에 다른 시간대에는 예약이 있어야 운행 하기 때문에 불편합니다. 게다가 토, 일, 공휴일은 운휴. 예약, 문의 전화는 0135-44-3830(9:00~17:00).
그 버스를 타지 못할 경우에는 비쿠니(美國)의 하이어 택시(090-8633-1992)나
요이치 (余市)의 츠바메 택시(0135-23-3111)를 호출해야 합니다.
여행 성수기에는 상황이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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