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小樽, 소준)

좋은 아침 2024. 6. 23. 17:05

오래 전의 영화, '러브레터'의 감동이 남아 있는 작은 도시, '오타루'입니다.

 

 

삿포로 출발, '미나미오타루(南小樽) 역'에서 내려 '메르헨 교차로'까지 주택가를 걸어가면

메이지 4년(1871년)에 설치되어 홋카이도 개척의 관문이 되었다는 '오타루 해관소 등대'에

 

 

매시 정각에 저 종들이 울리는, 'LeTAO 카페'의 탑,

 

 

건물 앞에 증기시계가 보이는 

 

 

'오타루 오르골당'의 '메르헨 교차로'가 나옵니다.  

증기시계 아랫부분의 동판 조각에는 캐나다 밴쿠버 개스타운의 증기 시계보다 8년 앞서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적어 놓았네요.

이 시계는 15분마다 증기를 내뿜으며 짧은 오르골 멜로디를 들려줍니다.

 

 

 

이 오르골당 본점은 1912년 건축한 목재 골격 구조의 붉은 벽돌 건물로 오타루 시가 선정한 역사적 건축물.

 

 

여기서는 세계 각지의 진귀한 오르골 2만 5천 점 이상을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오르골들이 가게 안에 가득 진열되어 있었지요.

 

 

그중 오타루에서 제작한 유리 오르골은 1만 5000여 점이라네요.

조심조심 태엽을 감아 그 작고 맑은 소리를 들으며 어린 시절로 돌아갔습니다. 

 

 

한쪽에 그 옛날 오르골의 정석이었던 회전목마도 있어  감동과 감탄 속에서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2, 3층까지, 수많은 오르골과 다양한 일상용품 중에는 오래 전의 수집품 전시도 있습니다. 

 

 

길 건너 오타루 오르골당 앤티크 뮤지엄인 2호관에는 본격적인 앤틱 오르골과 오래된 파이프 오르간들을 볼 수 있었지요.

지금도 연주가 가능하다는, 1908년 영국에서 제작한 690개 파이프의 이 오르간은

 

 

1880년 스위스 제작의  24곡 연주가 가능한 이 오르골과 함께 박물관의 분위기를 고풍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전례 없는 청각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는 ' 오르골 음체감 박스'도 신기했네요.

 

 

이 박물관에는 유럽풍의 오르골이 많습니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OST 멜로디 '언제나, 몇 번이라도'가 담긴,

증기시계 모형 오르골을 하나 사들고 

 


'사카이마치도리'로 나왔습니다.

메르헨 교차로에서 오타루 운하까지 1.5km의 이 거리는

다양한 오르골 가게와 유리 공예 가게, 달콤한 디저트 숍이 즐비하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일본 답게 깜찍하고 예쁜 캐릭터가 많았네요.

 

 

그중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 하나는 100엔짜리 '사랑의 오미쿠지'.

사랑운이 궁금한 사람도 많았던 듯 수북이 쌓인 저 종이에 웃음이 나왔지요.

모두 해피엔딩이 되기를!

 

 

'출세전광장'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먹자골목에서 생맥주와 후라이드치킨으로 간단한 점심을 먹고

 

 

1884년 홋카이도 최초의 기차 노선으로 수산물과 석탄을 나르던 테미야 선 (舊國鐵手宮線, 구국철수궁선)이 1985년 폐선되면서 일부 남긴 철로를 따라 

 

 

고즈넉한 서민들의 주택가를  산책하고 

 

 

         일본 최초의 국립은행이 담긴 풍속도가 있는 

 

 

일본은행 구 오타루 금융자료관에 들렀지요.

흥미 있는 코너는 '지폐의 산'. 

여기에서는 1만 엔권 지폐가 쌓인, 현실감 없는 1000억 엔의 부피를 보여 주었고 

 

 

1억 엔 뭉치의 무게를 체감할 수 있는 코너에서는 월급쟁이가 모으기에는 어려운 액수의 가벼움도 알려 주었네요.

이런저런 자잘한 재미를 즐기며

 

 

운하 쪽, 역사지구 안으로 들어가면 개화기의 빨간 벽돌 건물과 

 

 

전통가옥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숙소였던 오른쪽 하단의 건물도 계단이 삐걱거리기는 했지만 그 오래된 가옥의 감성은 만족스러웠지요.

 

 

 

  숙소에 배낭을 놓고 이제는 텐구아먀(天狗山, 천구산)로 갑니다. 

 

 

JR 오타루역 앞 주오버스터미널 매표소에서 텐구야마 버스+로프웨이 왕복 세트권 구입, 4번 승차장에서 9번 텐구야마 로프웨이로 가는 버스를 타면 20분 후 탑승장까지 갑니다.

버스표는 오타루 버스 1일권이니 종일 버스를 사용할 계획이 없는 분은 각각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겠지요.

로프웨이는 09시부터  21시까지  20~30분 간격으로 735m 높이를 4분 만에 올라갑니다. 

 

 

길이 735m 거리, 정상에는  신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시설이 많습니다. 

 

 

눈앞으로는 탁 트인 풍경, 오타루 항과 이시카리 만 안의

 

 

오타루 시가지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나가면 

 

 

제2 전망대.

 

 

숲길을 더 걸어가니

 

 

제3 전망대가 있고 신칸센이 다니는 철로와 

 

 

울창한 숲이 나옵니다. 

러브레터의 여주인공이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오겡키데쓰!'  외쳤던 그 눈밭은 어디였을까요? 

 

 

근처에는 1.3km, 30분 거리의 원점회귀인 삼림욕장이 있습니다. 

 

 

오타루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짙은 녹음 속을 걸었네요.

 

 

드디어 운하에 왔습니다.

JR오타루역에서 직선의 주오거리로 도보 15분 거리,  홋카이도 개발의 중심이었던 역사의 현장입니다. 

인포에서 시작, 오타루 어항으로 이어지는 

 

 

길이 1140m의 오타루 물길, 운하 양쪽에는

 

 

창고와 가스 가로등이 늘어서 있고 

 

 

길가 동판에는 그 당시의 풍경이 새겨 있었지요. 

1920년대 바다를 건너온 큰 선박에서 작은 배로 인부들이 짐을 내리고 운하로 이동하는 장면이 새겨진 그림입니다.

운하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창고도 보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운하의 쓰임이 끝나면서 그 창고들은 카페와 술집으로 바뀌었고 

 

 

중앙교 아래에는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하는  운하 크루즈 선착장도 생겼네요.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가는 운하의 물길도 두어 개, 바다 쪽으로 나간 여러 개의 부두도 보입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서 

 

 

그 옛날의 화재 감시 망루를 재현한 이 건물에 조명이 들어오고

 

 

창고 술집들과  양쪽의 63개의 가스등도 불을 밝혔습니다.

 

 

중앙교 아래 선착장에는 낮과 달리 밤의 크루즈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인산인해!

 

 

작은 배는  천천히 운하 위를 돌아다닙니다. 

은은한 가스등, 예스러운 창고 옆을 지나 밤의 운하를 즐기는 풍경입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거대한 규모의 상가, 센트럴타운 미야코도리를 지나 

 

 

산카쿠 시장(三角市場)의

 

 

활기 넘치는 풍경에 놀라면서  

 

 

JR 오타루역 앞 버스터미널 옆, 주오 버스터미널에 왔습니다.

오늘은 샤코탄의 카무이 곶(카무이미사키, 神威岬)에 가기 위하여 비쿠니(美國)로 갑니다.  

 

 

시내 곳곳에 해당화가 만개했던 오타루는 오밀조밀 사랑스러운 도시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