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일본, 홋카이도

우토로 온천 마을과 시레토코 고코(知床 五湖)

좋은 아침 2024. 6. 17. 18:19

아칸에서 시레토코 고코를 걷기 위하여 대중교통으로 

베이스캠프인 우토로 온천마을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아칸의 인포에서는 쿠시로(釧路)에 되돌아가서 열차로 샤리(斜里)까지 간 다음

거기서 버스로 이동할 것을 권하면서도 멀어서 하루 안에 갈 수 없다는 성의 없는 대답.

버스터미널에서는

기타미(北見)로 갔다가 거기서 아바시리(網走)로 이동한 다음 버스로 우토로까지 가라 했네요.

 

출국 전 교통편을 찾아보았을 때는 

1. 아칸버스 센터(09:43) → 기타미(北見) 버스터미널(11:13) → 기타미 역 (11:24)  → 아바시리 역(12:12)

→ 아바시리 역, 에어포트라이너 승차 (13:57) → 우토로온센 터미널(15:46 도착)

(http://sharibus.co.jp/pdf/ShiretokoAirPortLiner2023sd1.pdf)

2. 에어포트라이너를 타지 못할 경우 아바시리(網走) 버스터미널 → 샤리초(斜里鼎) 버스센터 → 우토로 온센터미널,

(샤리초 버스 출발 시각 08:10, 11:30, 16:00, 17:20. 소요시간 50분,

http://www.sharibus.co.jp/rbus.html)이었기에 절충, 

우선 기타미로 먼저 갔지만 거기 버스터미널에서 메만베쓰 공항(女滿別空港)으로 가는 버스를

발견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공항에서 우토로 온천까지 가는 에어포트라이너 버스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거든요.

그러나 다시 버스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니 에어포트라이너는 며칠 후인 6월 1일부터 운행된다는 것.

그러니 또 공항버스로 아바시리에 가서 열차 이용, 샤리까지 간 다음 우토로는 버스로 가야 했지요.

아칸  기타미  메만베스 공항  아바시리  샤리 우토로의 행로는버스와 공항버스 2번에 열차, 다시 버스로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하루 교통비는 14,340엔.

 

아칸에서 9시 43분  출발하여 거리 상으로는 그다지 멀지 않은 우토로 터미널까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겨우 도착하였습니다. 

빗속에 캐리어 끌고 20여 분 걸어 3박 예약의 민박집을 찾아가는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었던 것은

그것도 여행의 일부가 되어 추억으로 남기 때문이었네요

아칸에서 우토로에 이동할 계획이 있는 분은 참고하시기를!

 

아바시리에서 샤리까지의 열차, 사리에서 우토로까지의 버스는 망망한 오츠크 해를 옆에 두고 달렸습니다.  

학창 시절, 지리 시간에 배웠던 그 막연한 바다가 가까이 있는 가슴 벅찬 시간이었지요.

 

 

숙소에 도착하여 

 

 

곧 안주인에게 다음날의  '고코(五湖) 트레킹, 큰 루프' 예약을 부탁하였습니다. 

영어가 가능한 가이드, 유지 씨가 아침 8시에 숙소로 픽업 온다니 다행!

긴 겨울의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진흙길도 있으니 목이 긴 장화를 준비하겠답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시레토코('땅끝'이라는 뜻의 아이누어) 반도에서는  

5개의 호수에 비치는 웅장한 시레토코 연산이나 북방의 오호츠크해를 옆에 두고

원시의 숲을 걸을 수 있습니다. 

 

 

노선은 고가목도와 크고 작은 지상 산책로(대, 소루프)까지 모두 3개로

고가목도는 1호(이치코 호반)의 반 정도를 도는 코스, 목책에 전선이 연결(7000V)이 되어 있어

곰이 출현해도 안전한  왕복 1.6km이며 가이드가 필요 없고 무료입장입니다.

 

지상산책로는 작은 루프와 큰 루프 투어로 나뉘는데 모두 사전 예약이 필요하며

걷기 전에 영상을 통한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불곰이 활동하는 5~7월에는 전문 가이드의 인솔이 필수로 각 투어의 정원은 10명,

긴바지, 긴팔 옷 복장에 음식 지참 금지, 금연 필수이며 더운 여름날에는 모기기피제가 필요하고

걷는 동안 화장실과 매점이 없으며 도중에 곰을 만나면 일정이 중단될 수 있답니다.

 

작은 루프는 2호 옆을 지나는 0.8km와 나무데크로 올라가서 걷는 1일 4번의 진행

(09:00, 11:00, 13:30, 15:30)에 전체 1.6km, 1시간 30분 거리이고 참가비는 3500엔.

 

큰 루프는 5호 호수부터 역순으로 1호까지 2.2km를 걸은 다음 나무데크 0,8km까지

3km, 3시간의 트레킹입니다.

08시 10분부터 15:30까지 팀별로 10~30분 간격 출발하며 입장료 포함,  5000엔/1인.

지상산책로는 올해의 경우 혹한기를 지난 4월 27일부터 개방, 예약을 받았으며

(https://www.goko.go.jp/index.html) 가이드 선택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당일 접수는 아침 8시부터 전화(080-8293-0343), 또는 '五胡 필드하우스'에서 직접 신청하여

빈 자리가 있을 경우에 투어 합류 가능,  이 경우에는 참가 요금이 6000엔입니다. 

 

 

다음날 아침,  픽업 나온 유지 씨의 차로 20분 거리의 '시레토코 필드 하우스'로 가는 길에는

어제에 이어 비가 왔습니다. 

 

그 안에서 제일 먼저 만난 최신 정보판에는

오늘의 최저기온 5도, 최고 기온 15도로 비가 오면서 오후 늦게 갠다는 것. 

기상악화로 크고 작은 관광선은  모두 결항되고 

우토로에서 시레토코 고개를 넘어 라우스로 가는 버스는 6월 22일이나 되어야 운행을 시작하며

시레토고 고개까지도 오늘은 종일 통행금지라는 것.

카무이왓카 폭포로 가는 길도 5월 31일이 되어서야 오픈한다는 것 등 

실망스러운 소식들이 적혀 있었네요.

관광선 유람과 시레토코 고개 넘어 라우스에 다녀오기, 카무이왓카 폭포 찾아가기 등

3박 4일의 계획이 어그러지는 시간이었지요.

 

 

10분의 비디오 영상 교육을 받은 후 비옷에 긴 장화를 신고  우리 팀은 7명으로 출발,  

 

 

Long Loop에 들어서서 가이드를 선두로 우선 5호까지 0.6km를 걷습니다 

 

 

조릿대 무성한 길로 들어서면서  

 

 

거친 바람에 쓰러진 큰 나무를 보니 이 야생 지역의  환경을 짐작할 수 있었네요.

 

 

시레토코 고코 중 첫 번째인 5호, 

 

 

아름다운 호수 옆을 지나면서도

 

 

여기저기 곰이 발톱으로 나무를 할퀸 자국에 놀라

 

 

긴장하며 걸었습니다.

4호 옆을 지나

 

 

다시 신록의 숲길로 들어갑니다. 

 

 

 

 

 

노거수가

 

 

속을 비운채 묵묵히 서 있는 옆을 지나

 

 

도착한 3호.

 

 

가이드끼리 주고받는 무전기 소리에 귀가 쫑긋했지만 곳곳에 곰의 흔적은 남아 있어도 움직임은 전혀 볼 수 없었지요.

 

 

잔잔한 수면에 동심원이 생기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은 평화로웠습니다.
비에 젖은 숲은 더 싱그러웠네요.

 

 

 

가이드는 천천히 걸어 이 숲의 풀과 나무, 곰의 흔적이며 그들의 이용 경로 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2호에 이어 

 

 

 

 

1호에 닿을 때까지 곰을 만나지는 못했지요.

비가 내렸지만  일본의 동쪽 끝, 원시의 깊은 숲 속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날입니다.

 

 

1호 호수에서는 멀리 벌판 위에 세워놓은 목도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들어갈 수는 있어도 나갈 수는 없는 차단 시설, 계단에 올라

 

 

시레토코 고코에 왔음을 인증하고 

 

 

남은 거리는 목도를 걸었습니다. 

가이드는 어제와 그제 

 

 

이 넓은 벌판에서 곰이 여러 번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지요.

 

 

일정이 끝난 후  기분 좋은  '5호 산책증명서'를 받아 들고

 

 

필드 하우스에서 그와 어울려 사슴고기 햄버거로 점심을 먹은 다음 시간 맞춰 버스로 이동,

'시레토코 자연 센터'로 내려왔습니다. 

 


여기서 오호츠크에 면한 아름다운 해안선과 우토로 항구며

겨울이면 오호츠크해의 유빙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다는 푸유니 곶까지 걸어가고 싶었거든요.

'시레토코 자연 센터' 안에는 이런 모습이라며 그 모형을 만들어놓았네요.

 

 

센터 뒤쪽, 곶까지 편도 20분 정도의 산책로를 걸어가는 오후에는 날이 개면서 파란 하늘이 나왔습니다.

비가 와도 좋고 해가 나와도 좋지만 자연 속에서는  맑은 날이 더 즐겁습니다. 

 

 

 

왼쪽으로 전망대가,

 

 

오른쪽으로 등대가 서 있는 푸유니곶.

 

 

그 가운데 골짜기, 수량도 적고 잘 보이지는 않지만

높이 100m의 절벽에서 바다로 쏟아지는, '아가씨의 눈물'이라는 별명의 후레페 폭포가 있습니다.

후레페는 아이누어로 '붉은 물'이라는 뜻. 

시레토코 연산에서 흘러나온 철분을 함유한 물이 지하로 침투, 여기까지 흘러들어 오츠크 해로 떨어집니다. 

 

관광선에서는 이 폭포가 잘 보인다는데 오늘은 거친 날씨 탓에  그 배들이 모두 묶여 있었지요.

우토로 항에서 출발하는 관광선 유람은 모두  세 종류,

이오산(硫黄山)의 카무이왓카와 유노타키 근처까지 가는 코스로 시레토코의 아름다운 단애와

야생 조류들을 감상하는 1시간 전후의 유람과

시레토코 곶 직전의 루샤만까지 가는 코스인  2시간의 유람,

시레토코의 맨 끝, 시레토코 곶까지 가는 코스로 도중에 큰 곰 조우율이 높은 푸샤 만을 통과,

돌고래도 만날 수 있는 3~4시간의 유람이 있습니다.

 

 

                                우토로에 올 때 샤리에서 구입한 버스표에 기념이라며 붙어있던 이 사진에서도 

                                시레토코 8경의 하나인 이 폭포는 잘 보이지 않았네요.

 

 

아직도 눈을 이고 있는 이오산 아래 사슴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목가적인 풍경도 좋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한 무리의  '자연 센터' 직원들이 우리에게 곰을 보았는지 여부를 물었지요.

이 근처에서 곰 출현 신고가 들어왔다며 입구에 폐쇄 중이라는 팻말을 걸고

관광객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갑자기 현실감이 들면서 서둘러 나온 일도 있습니다만 

조금 늦었더라면 이 푸유니곶에도 들어가지 못할 뻔했네요.

 

 

우토로에서의 중요한 일정이 어긋나면서 찾아온 오신코신 폭포는 

일본의 폭포 100선의 하나로 오츠크 바닷가, 우토로행 국도변에 있습니다.

그 앞에 서면 낙차 50m의 박력에 시원한 물보라가 날립니다.  

 

 

처음에는 숙소에서 버스로 10분 정도라기에 바닷가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지만

단조로움에 질릴 때쯤 중간의 3단 폭포에서 친절한 일본인 부부를 만나 차를 얻어 타고 왔고 

돌아가는 길은 시간에 맞춰 샤리에서 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망망대해를 향한 바닷가의 작은 정거장 표시가 재미있어서 한 장!

 

 

다음날은 시내로 들어가 고질라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서

이 근처에 살았던 원주민인 ‘오로코족’의 이름이 붙은 우토로 항구 근처의 60m 거암, 올롱코 바위에 왔습니다. 

 

 

170개의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가니 생각 외로 정상은 평평합니다. 

거기서는 오호츠크해와

 

 

우토로 항구, 시레토코 연산들이 보이고

 

 

남쪽에는 멀리 오른쪽 차시코쓰 곶 근처의 사각형 노란색, 우리 숙소까지 보였습니다. 

 

 

호텔형 민박인 우리의 숙소, '이루카'는 시내까지 멀었지만 파도소리가 지척에서 들렸고 

 


무엇보다도  바로 앞의 바다에 쌓아놓은 몇 겹의 방파제와 올롱코 바위며 멀리 푸유니곶,

오른쪽으로는 시레토코의 연산들이 보이는, 전망 최고의 숙소였지요. 

집 뒤쪽 언덕의 일몰은 덤이었네요.

 

 

이른 아침에는 마당을 산책하는 홋카이도 여우도 볼 수 있었지요.

http://www.iruka-hotel.com

 

 

우토로의 일정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북쪽의 레분섬으로 가는, 이틀간의 이동에 나섰습니다. 

전체 길이 27.5km에 달하는 직선도로가 끝없이 이어진 듯 보이는 이곳은 시레토코 반도의 경계선인 샤리의 명소,  '하늘길'입니다. 

 

 

우토로 시내에서 감자 그라탕 점심을 먹었던 음식점, '본즈 홈'의 조신한 안주인이 선물이라며 건넨, 시레토코 고코 중 2호의 겨울 풍경 엽서도 같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