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일본, 홋카이도

쿠시로(釧路, 천로)

좋은 아침 2024. 6. 13. 17:54

오랫동안 꿈꾸었던 홋카이도(北海島) 일주!

5월 20일 출발, 6월 10일 돌아왔던 22일간의 기록입니다. 

오전 인천 출발, 2시간 30분 만에 삿포로(札幌, 찰황) 도착.

오후에는 예약했던 일본 국내선인 Ana항공(www.ana.co.jp/ja/jp)으로

쿠시로(釧路, 천로)까지 이동, 아칸(阿寒)과 동쪽의 시레토코(知床),

북쪽인 왓카나이(稚內, 치내)와 레분섬(禮文島), 리시리섬(利尻島)을 거쳐

국내선으로 다시 삿포로에 내려갔고 

거기서 오타루(小樽)와 서쪽의 샤코탄(積丹)에 들렀다가 또 중앙의 아사히카와(旭川)와

후라노(富良野)로 이동하면서 최종 삿포로에서 귀국했지요. 

성수기의 혼잡을 피하려  그 직전으로 시기를 잡았던 이번 봄여행은

남한 크기의 83%라는 홋카이도에서 장거리 이동으로 인한 시간 소모와 교통비 부담이 컸고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처음 목적지, 쿠시로(釧路, 천로)의 국내선 청사 앞에서는 홋카이도의 불곰 가족이 맞아주었네요.

 

 

쿠시로습원( 釧路濕原, 천로습원)과 아칸코(阿寒湖, 아한호), 마슈코(摩周湖, 마주호) 등의 볼거리가 있는 동네입니다.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공항 셔틀버스(성인 950엔, 편도 1시간, 20km 거리)를 타고

 

 

시내로 들어와 숙소에 체크 인 후,

이 도시를 상징하는 복합 상가 건물인 '쿠시로 피셔맨즈 워프, MOO'와 

 

 

홋카이도 동부의 사계절을 표현했다는 여인 네 명의 나신상이 있는, 쿠시로 강 하류의 '누사마이교(幣舞橋)'를 보며 

 

 

어선의 뱃전에서 하루를 마감하였습니다. 

 

 

다음날은 쿠시로역 남쪽의 1층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서부습원의 하나인 '온네나이 비지터센터'로 가는 버스 승차, 습지 탐험에 나섰지요.

온네나이로 가는 버스는 08:45→09:24, 10:25→11:04, 13:15→13:54, 14:35→15:14. 

거기서 돌아오는 시간은 10:51→11:35, 12:26→13:10, 15:06→15:50, 16:34→17:18으로

하루  4회 운행됩니다. 요금은 1인 편도 750엔.

오월 하순에도 화사한 영산홍을 보면서 

 

 

습지길로 들어서니

 

 

부슬부슬 빗속에서 인포는 문을 닫았지만

 

 

안내판에는 원점 회귀의 세 가지 코스, 온네나이의 목도 산책길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포 앞에서 직진, 

 

 

쿠시로시 습원전망대까지 걸었지요. 

 

 

물방울을 달고 있는 나뭇잎의 생명력과

 

 

드넓은 습지대에 감탄하면서

 

 

온네나이의 목도를 지나 곧 오솔길로 들어섰습니다. 

 

 

 

종일 빗속에 안개가 끼었던 날.

어제 삿포로 공항에서 쿠시로행 국내선이 현지 공항의 시계 저하로 운항이

취소될 수 있다 했던 방송이 생각났지요.

제시간에 무사히  출발, 도착하기는 했지만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던 것은 

이 지역 습지의 날씨가 원인이었네요.

 

 

빗속을 걸으면서 바지와 신발은 다 젖었고 오리털 점퍼로도 추웠지만

적막한 숲길, 신록이 아름다운 이 늪지대를 걷는 즐거움은 비할 데가 없었습니다.

 

 

 

 

 

 

 

온네나이 비지터센터에서 쿠시로습원전망대까지는 4.8km.

 

 

습원전망대까지 남은 1.7km 거리에서는 다시 목도가 이어집니다. 

 

 

 

 

온네나이처럼 이 습원전망대에도 습지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산책길, 목도가 있습니다. 

습원전망대 직전의 '아오사기 광장'에서 

 

 

'새틀라이트 전망대'로 들어서니

 

 

눈앞으로 광활한 습원이 펼쳐졌습니다.

시계는 여전히 흐릿했지만 

 

 

장대한 저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지요.

 

 

저 안의 길을 걸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벅찬 시간입니다. 

 

 

 

'새틀라이트 전망대'에서 내려와 '쿠시로습원전망대'에 있는 큰 지도를 보니

 

 

람사르 협약에 따라 1997년 일본 제1호 습지로 등록된 이 거대한 지역에서 

 

 

우리가 걸은 2시간 반의 길은 극히 작은, 사진 왼쪽 아래쪽의 점선에 불과했네요. 

아쉽지만 여기서 끝!

전망대 앞 광장 정거장에서 온네나이 출발의 쿠시로행 버스를 타고 돌아갑니다.

여기서는 1인 편도 690엔

 

 

쿠시로 시내의 '탄초 시장' 안,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적이 있다는 라멘 전문점, '우옷치'에서

직접 담갔다는 생선 간장, 교쇼로 간 한 '교쇼 라멘'으로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오후 5시면 문 닫는 것을 모르고  어제는 밤에 찾아왔다가 허탕을 쳤거든요. 

 

 

해산물로 '진한 맛'을 낸 이 라멘은 일본 라면의 굵은 생 면발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나도 잘 먹었지요.

간단한 조리처럼 보이지만 음식을 만들던 늙은 셰프의 진지한 표정과 동작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에 시차는 없지만 지구의 경도는 서울이 127, 도쿄가 145로 그 차이가 18도.

그러니 5월 말인 지금, 일본의 일출 시간은 오전 4시 이전으로 우리나라보다 1시간 반 정도 빠릅니다.  

그래서 대부분 그 시간을 기준으로 생활하게 되고

호텔에서도 아침 식사를 6시에서 7시 사이에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놨지요.  

 

그런 아침을 먹고 다음 행선지인 아칸 행 버스표를 예매하려고 터미널에 갔다가

첫차 시간인 9시 30분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기에 다른 방법을 물었더니

매표원이 오전 8시에 출발하는 아칸 행 정기관광버스, '피리카호'의 좌석이 아직 남아 있다기에 

급히 숙소로 돌아가 서둘러 짐 챙겨 탑승.

몇 군데 명소에 들렀다가 쿠시로공항을 거쳐 다시 쿠시로에 돌아가는 이 관광버스를 이용,

이른 시간 출발하여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이 어려워 포기했던 마슈호와 유황산, 쿳샤로호까지

구경하며 아칸에 갈 수 있는 데다가 버스의 편도 요금인 2750엔에 관광요금까지 포함된 가격이 

1인 4000엔이라기에 즉석에서 결정, 비수기라서 사전 예약 없이도 이동할 수 있었네요. 

 

 

화산이 만들어낸 칼데라 호수, 마슈호는 20km의 둘레의 크기에 그 별명은 '신비로운 호수'.

 

 

언제나 안개와 구름에 덮여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는데

오늘은 행운이 따랐는지 수면은 예쁜 파랑으로 반짝 거렸지요.

어제그제 흐렸던 날씨가 오늘은 맑게 개었으니 일본 가이드의 설명은 못 알아들어도

그 서늘한 파란빛에 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날이었습니다.

 

 

 

멀리 이 호수를 만들어낸 화산, 잔설의 '아슈다케'와 호수 안의 작은 섬인 '카무이슈'가 보입니다. 

 

 

깊은 산속의 이 호숫가에서는 나뭇잎도 이제야 싹을 틔웠네요.

 

 

 

여기는 마슈호에서 유황산을 거쳐 쿳샤로 호수까지 이어지는, 60km 거리의 트레일 시작점입니다. 

 

 

마슈에서 15km 거리(차로 20분)의 이오산(유황산)은 짙은 유황 냄새를 풍기며 수증기가 피어올랐던 

 

 

마슈호와 쿳샤로호 사이에 있는 활화산으로 

 

 

대자연의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 주었네요.

 

 

 

바위 투성이 산이어서 원주민, 아이누들이 '아토사누푸리(맨산)'라 불렀다는 이곳은

근처 가와유 온천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거기에서 10km 거리에 있는 쿳샤로호는 일본 최대의 칼데라호수로

겨울철에는 400~500여 마리의 백조가 날아온답니다. 

마슈에서 차로 20분 거리.

 

 

호숫가의 모래를 파면 그 자리에 따뜻한 온천물이 고입니다. 

이 근처에도 유명한 스나유온천이 있습니다. 

다음은 세 개의 칼데라 호수 중 마지막인 우리의 목적지, 아칸코((阿寒湖, 아한호)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