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코카서스 3개국과 동, 남부 터키

조지아 - 2

좋은 아침 2013. 8. 5. 23:00

미니버스인 마슈르카를 타고 온천 휴양 도시, 보르조미에 왔습니다. 

트빌리시에서 2시간 거리입니다.

 

 

관광안내소에서 '하라가울리 국립공원'의 트레킹 안내를  받은 후 택시로 이동,

입구부터 솔향 짙은 숲길을 걸었습니다.

무너진 성터를 지나 완만한 산길을 오르며 그늘에서는 점심도 먹었지요. 

 

 

 

그러나 행복했던 걷기는 그것으로 끝.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엉뚱한 산간 마을로 들어섰거든요.

 

 

동네 할머니들에게 묻고물어 찾아온 

 

 

보르조미의 미네랄 워터 파크입니다.

 

 

여기에서 '에카테리나의 샘물'을 마시며 나무가 울창한 공원 안을 걸어 다녔습니다.

이 보르조미 광천수는 위장 질환과 당뇨에 약효가 인정되면서 전 세계로 수출되는, 조지아 인들의 자랑이랍니다.

평일인데도 가족 단위의 행락객들이 많았습니다. 

 

 

환율이 좋지 않아 버스 티켓을 살 정도만 환전한 후 다시 트빌리시로 귀환했던 

 

 

다음날은 조지아의 간판 격인 관광지, 카즈베기 산의 '스테판츠민다 마을'로 갑니다.

길가에는 '츄크켈라' 가게가 많습니다. 

츄크켈라는 밀가루를 포도즙으로 반죽, 얇게 편 위에 견과류를 넣고 김밥처럼 둘둘 만 다음에

길게 늘려서 굳힌 과자로 코카서스 산맥 아래에 있는 이들 세 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간식입니다. 

 

 

또 하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차도의 양 떼 이동. 

달리던 차는 그 녀석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멈춰 서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착한 카즈베기 마을의 버스 터미널에는 민박 주인들이 나와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인상 좋은 아주머니를 따라간 숙소에서는 

 

 

우리의 목적지, 해발 2200m의 카즈베기 산 위에 있는 

게르게티 성당(Gergeti Sameba Trinity-성 삼위일체 교회)이 보입니다.

코카서스 산맥의 중심인 카즈베기 산은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죄로 형벌을 받는 프로메테우스의 전설이 전하는 곳으로

이 나라의 독립운동가이며 시인이었던 카즈베기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마을에서 성당까지는 짚을 대절하거나 걸어갈 수 있습니다.  

 

 

 

 

교회 안이나

 

 

밖에도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앞의 작은 기도처까지 험준한 코카서스 설산과 어울리면서 엄숙하면서도 멋진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교회 주변 풀밭에서 오밀조밀  작은  마을을 내려다보는 우리 옆에

 

 

민박집의 개가 따라와 동참했네요.

 

 

마을에서 6.5km 거리인 이 교회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는 

 

 

봄 풍경 속의 즐거운 산책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우리나라가 알려지면서 현지인들이 환성을 지르며 맞아 주었지요.

 

 

트빌리시에서 밤기차를 타고 새벽에 내려 역에서 미니버스를 이용, 국립공원인 스바네티 지역의 

중심지인 메스티아에 왔습니다.  

조지아의 한 종족, 스바네티 족의 방어탑 175개가 있는 이 지역은 세계문화유산입니다.

 

 

해발 1440m의 마을 중앙광장에는 조지아 역사의 황금기를 열었다는 타마라 여왕의 동상이 있습니다.

근엄과는 거리가 먼, 섬세하면서도 재미있는 조각에서 이 나라 예술의 자유를 엿볼 수 있었지요.

 

 

이 광장에 있는 

 

 

우리 숙소 '세티 GH'의 3층에 있는 커피숍은 

 

 

소련의 외상이었던 이 나라 대통령 세바르드나제를 실각시킨 2003년의 민중 봉기, '장미혁명'에 관한

신문기사로 벽을 도배해 놓았더군요.

소비에트 연방에서 벗어나면서 얻은 자유, 역시 공짜는 아니었네요.

 

 

싹싹한 매니저, 소피는 여기서 더 깊은 산골 우쉬굴리로 가는 짚을 알선해 주었습니다. 

 

 

메스티아에서 더 깊은 산속 마을, '두려움이 없는 심장'이라는 뜻의 우쉬굴리로 갑니다.

 

 

노란 야생화 군락, 졸졸 흘러가는 시냇물, 먼 설산과 푸른 숲.

 

.

 

봄의 들판은 싱그러웠습니다.

 

 

마을 입구로 들어서니 산 꼭대기에 세워진 방어탑이 보입니다.

설산 뒤로는 러시아 영토랍니다.

 

 

지정학적인 요충으로 수많이 외적에게 침략을 당했던  이 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이러한 방어탑을 세웠습니다.

탑의 2층에 가축과 양식을, 3층에는 여자와 아이들을 두고 4층에서 몰려오는 적에 대항하여 싸웠답니다.

이 탑을 보면서 가족과 식량을 지키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적에게 화살과 돌을 날렸을 남자들의

공포와 외로움을 생각했었지요.  

 

   

 

 

마을을 감싸는 성 쌓기는 역부족이었을까요?

 

 

 

눈에 덮인 코카서스의 최고봉 Shkhara(5068m)도 안개와 구름 속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지요. 

 

 

 

연중 7개월이 겨울인 탓에 여름 한철에만 문을 여는 이 산골의 유일한 레스토랑에서는 

지역 특색 요리인 파이, 얇게 자른 쇠고기에 양파, 마늘을 넣어 만든 전통음식, 큐브다르을 먹을 수 있습니다.

 

 

작은 게스트 하우스도 있었네요.  

 

 

우쉬굴리 가는 길가에서 한 장, 

 

 

이 동네의 기념품 가게 아가씨와

 

 

자주 드나들었던 빵집 아저씨를 추억으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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