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반 숙소, 'Envoy hostel' 근처에 있는 KFC 앞에서 31번 보라색 시내버스를 타고 벤츠 매장 앞에서 하차,
골목 안의 정거장에서 가르니 행 미니버스 마슈르카로 환승, 주상절리의 가르니 계곡에 왔습니다.
입구에는 이들의 고대 신앙인 태양신, 미트라를 모시는 파간 사원이 있습니다.
지진으로 무너진 것을 재건축한, 그리스 신전 같은 열주가 특징입니다.
구내 스피커에서 나오는 마음을 허허롭게 만드는 소리, 그 두둑 연주를 들으며
그늘진 기둥에 기대앉아 더위를 식힌 다음
아르메니아 국기를 들고 있던 현지인들과 사진 한 장 찍고
마을 골목에 있는 이정표, 'Symphony of Stones'를 따라 파간 사원 왼쪽의 비탈길을 지나고
군인 초소를 거치면서 계곡 아래에 있는 엄청난 규모의 주상절리를 찾아 내려갔습니다.
주상절리는 화산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물과 만나 급격하게 냉각되면서 생긴 육각형 기둥 모양의 결정체.
아주 먼 옛날, 화산이 폭발하던 당시 이 계곡에 큰 강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답니다.
우리나라 제주도의 서귀포 올레길 해변에서 작은 규모의 주상절리를 보았지만
이렇게 깊고 넓은 계곡에 형성된 거대한 주상절리는 처음입니다.
거대한 육각형의 돌기둥에 압도당한 날이었습니다.
이 나라 또하나의 유명한 사원, 'Tatev'로 가는 길은 예레반에서 아주 먼 데다가 대중교통이 없어서
자가용 기사, 프로제의 차를 대절하여 다녀왔습니다.
'고리스'에서 내려 사원을 왕복하는 긴 케이블 카를 또 타야 합니다.
작은 산 몇 개를 넘어가는, 케이블 카에서 내려다본 산길은 걷기에도 재미있을 듯했습니다.
산속 깊은 곳, 야생화에 둘러싸인
타테브 수도원의 목가적인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예레반의 에치미아진에서 보았던, 그림 속의 그 사원입니다.
석조 건물에 풀이 자라고 있는 오래된 수도원이었지요.
포도와 석류 조각으로 장식한 소박한 내부 모습에
뜰을 산책하는 성직자의 모습도 보입니다.
돌아오면서 오늘 일정을 같이 했던 자가용 택시 기사, 프로제 아저씨와 사진 한 장 남깁니다.
도중에 들렀던 와이너리의 시음으로 모두들 얼굴이 붉콰해졌습니다.
아침 9시 출발, 저녁 9시 30분에 숙소에 돌아왔으니 꼬박 12시간 이상이 걸린 긴 여정이었지요.
프로제 아저씨는 길가, 뽕나무의 잘 익은 오디를 따 먹을 수 있게 가끔 차를 세워주는 서비스로
우리에게 점수를 땄었네요.
실크로드의 한 축이 되면서 이 나라의 Aragat 평원에도 뽕나무가 아주 많았거든요.
다음날, 버스를 타고 수도 예레반에서 알라베르디로 가는 길은 초록의 세상이었습니다.
중간, 아파란이라는 동네는 차에서 내린 모든 사람들이 줄 지어 빵을 사는 진기한 풍경이 벌어지던 곳.
빵으로 유명한 마을이라 했습니다.
1, 2층의 건물에서 빵을 만들던 여자들이 우리를 보고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추어 보이기에
같이 어울리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던 곳입니다.
그의 노래와 춤이 이렇듯 작은 나라, 작은 마을까지도 퍼져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세 시간 동안 버스를 타면서 가까워졌던 현지인들과 기념사진도 남기면서
도착한 알라베르디의 우리 숙소에는
론니 플래닛에 실리면서 다국적인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주인 남자 스테판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순자'라는 이름의 한국 여자가 여기 묵으면서
엄청나게 술을 마셔댔다는 이야기로 우리를 난감하게 만들었지요.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똑같은 말을 해서 흉보는 것처럼 들렸거든요.
다음날은 작은 광산 마을인 이 알라베르디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사나힌과 아흐바트, 아크탈라 중에서
두 개의 수도원을 돌았습니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은 '튼튼한 벽'이라는 뜻을 가진 아흐파트.
센트럴에서 여기까지는 7km 거리여서 자가용 택시를 잡았습니다.
아흐파트에는 양피지에 기록한 문서를 항아리에 담아 땅에 묻어 보관했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르메니아 문자를 만들고 그 문자로 기록을 남기며 수도사들을 교육했던,
중요한 역할을 해낸 역사적인 수도원이랍니다.
수도원 뒷문으로 나가
장미가 만발한 예쁜 집을 구경하다가 차 한 잔 대접받고 온 일도 있습니다.
아흐파트에서 사나힌 수도원으로 가려면 미니버스를 타고 구리 공장에서 앞에서 하차,
케이블 카를 타고 사나힌 마을에서 내려 조금 걸어야 합니다.
수도원은 공동묘지와 나란히 있어서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지만
바깥 노점에서는 색감이 화려한 수공예품을 팔고 있고 있어 분위기가 대조적이었지요.
사나힌 마을의 한 가정집에서 동네 여자들과 어울려 차 한 잔 얻어 마신 다음 택시 호출을 부탁,
다시 알라베르디로 돌아오면서 이 나라 사람들의 친절을 다시 한번 확인한 날이었습니다.
이 동네가 구 소련 시절, 미그기를 만든 미코얀의 고향이라는 자랑도 들었지요.
숙소 스테판의 인종차별적인 언행과 좁은 방 등 여러 가지로 불편했던 숙소에서
3박 예정을 줄여 2박으로 떠나는 날입니다.
남편과 달리 싹싹했던 안주인에게 부탁, 아크탈라 수도원에서 1시간 관광 후
조지아 국경까지 가는 조건으로 택시를 대절했지요.
그러면서 찾아온 아크탈라는 상주관리자가 없이
여행자가 오면 집에 있던 관리인이 열쇠를 들고 나올 정도로 한산한 관광지였습니다.
화려한 성화가 가득하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색이 바래고 훼손된 곳이 많아서 안타까웠네요.
국경으로 이동, 남은 아르메니아 화폐를 환전하고 출입국 신고 후
거기에서 조지아의 택시를 타고 ''트빌리시의 이리나 집'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예약보다 하루 일찍 왔기 때문에 방이 없다던 주인 여자는 우리에게 딸의 방을 내주었지요.
이번 여행에서는 조지아에서 여행업을 하는 교포, 블라디미르 박(박종완 씨)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까다롭던 아제르바이잔의 비자받기도 그를 통해서 해결했네요.
아르메니아는 도착 비자, 조지아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입니다.
caucapagk@gmail.com, info@ggtour.ge, www.ggtour.ge
'조지아 사랑 카페', 블로그 http://blog.daum.net/woodbine에 세 나라 여행 자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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