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하순, 양재천변에서 제일 먼저 피어난 봄꽃은 이 작은 '개별꽃'과
'봄까치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서서히 노란 산수유꽃이 세상을 환하게 만들었지요.
이어서 냉이꽃이
민들레꽃 사이에서 피기 시작하고
쥐똥나무도,
제비꽃도 꽃을 피웠네요.
벚꽃도 꽃망울이 보이는가 싶더니 금세 만개!
명자나무 붉은 꽃과 어울렸습니다.
개나리는 벌써 초록색 잎이 나오고
목련은 그 하얀 꽃잎을 떨구기 시작했던 완연한 봄날!
그동안 미루었던 서산시 운산면에 있는 '유기방가옥'의 수선화를 보러 왔습니다.
3월 22일부터 4월 30일까지 수선화 축제가 진행 중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왼쪽으로 330년 수령의 비자나무길에 들어서면
고택 둘레,
울창한 솔숲 아래의 비탈길에 만개한 노란 수선화들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전통의 반가답게 배롱나무도 보이고
한쪽에는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온통 노오란 수선화, 수선화!
하얀 수선화가 피어있던 스위스 제네바의 레만 호숫가, 몽트뢰 마을이 생각났지요.
동네 사람들이 '5월에 내리는 눈'이라 불렀던 풍경,
하얀 수선화의 추억입니다.
8년 6개월, 제주도 유배 생활 중의 추사 김정희도 이 수선화를 좋아하여 집 주변에 심고 가꾸었다지요.
복원된 제주의 대정현성 한쪽, 그분이 위리안치되었던 유배 가옥에도 수선화가 피어 있었습니다.
수선화는
그리스 신화 속의 나르시스(나르키소스)가 호수의 수면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얼굴에 마음을 빼앗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슬퍼하다가 물에 빠져 죽은 후 환생한 꽃이랍니다.
발칸반도에 있는 나라, 마케도니아의 오래된 호수 중 그 이야기의 배경이라는 오흐리드도
잊을 수 없는 여행지였네요.
그 나라는 알렉산더 대왕이 통치했던 고대 그리스 왕국인 마케도니아의 이름을 국호로 사용하면서
그리스의 반발로 오랜 기간 분쟁을 겪은 끝에 2018년 '북마케도니아공화국'으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이 유기방 가옥은 1900년대에 지은 전통가옥으로 충남민속문화재가 되었고
몇몇 영화의 촬영장소가 되면서 알려집니다.
이 안에서도 위치가 조금 다른 세 지역의 수선화는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만개하기 때문에
활짝 핀 수선화를 볼 수 있는 시기가 아주 길다 했네요.
4월에는 청벚꽃, 5~6월에는 알리움, 6~7월에는 샤스타데이지, 8~9월에는 상사화,
8~9월에는 배롱나무, 9~10월에는 코스모스까지 즐길 수 있답니다.
각각의 꽃 만개 여부 문의는 050 71356 4326.
안뜰로 들어서면 대청마루 뒤, 장독대 쪽에도 수선화가 보입니다.
구름 낀 날씨, 수선화의 모습이 선명하지 않아서 안타까웠네요.
유기방가옥에서 나와 태안의 꽃지해변에 왔습니다.
흐린 날의 일몰 대신 한쌍의 갈매기를 보며
오늘의 숙소, 태안자연휴양림에 들어와
이제는 막바지인 토종 동백꽃을 보며 휴양림 둘레길을 걸었지요.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걸었던
길 건너 수목원은 차가운 바닷바람 속에서 아직은 봄날이 먼 듯했네요.
며칠 후, 부천시 원미산의 진달래동산에 왔습니다.
지하철 7호선의 부천종합운동장역 2 출구에서 350m 거리입니다.
해발 198m의 정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부천은
예전 친구들과 복숭아 농장을 찾아왔던 그 작은 동네, '소사'가 아니었네요.
올해의 축제기간(3/30~3/31)은 지났지만
1995년부터 조성하였다는 이 진달래동산에는 지금도 여전히 만개한 꽃들로 가득!
파란 하늘 아래, 화사한 진분홍빛이 산등성이와 계곡 하나를 완전히 덮었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탄성을 지르며 봄의 향연을 즐겼습니다.
아래쪽 광장에서는 코로나 시기에 볼 수 없었던 평화로운 봄날 풍경,
가슴 뭉클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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