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도심에서 서쪽으로 17km 거리에 있는
간현유원지의
소금산그랜드밸리에 왔습니다.
주차장에서 출발, 출렁다리와 데크산책로, 소금잔도와 울렁다리, 나오라쇼 광장을 거쳐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5.3km의 걷기,
왕복 2~3시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길을 이용하여 소금산 계곡의 중턱을 돌아 나오는 일정입니다.
'소금산'이라는 명칭은 '작지만 금강산만큼이나 아름답다'하여 붙은 이름이라네요.
간현교를 지나
할인대상이 아닌 13세 이상의 대인과 7세 이상, 13세 미만의 소인이 이용할 수 있는 무인매표소를 거쳐
삼산천교를 지나면
지금은 비어 있는 정원 앞,
우대 대상이 되는 관광객들이 입장권을 살 수 있는 유인매표소가 나옵니다.
우대 1의 입장권을 사 들고 우선 목조 계단으로
출렁다리에 갑니다.
거기까지 올라가는 계단은 모두 578개.
산중턱을 잇은 출렁다리라기에 등산 수준이려니 생각했지만
소금산 자체가 그리 높지 않은 데다가
급경사에서는 계단을 짧게 연결해 놓았기 때문에 쉬엄쉬엄, 그리 힘들지 않습니다.
계단 끝지점에는 2024년 완공 예정의 케이블카 설치작업이 한창입니다.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면 누구든 쉽게 이 멋진 소금산밸리를 즐길 수 있겠지요.
거기서 다리 입구를 지나면
길이 200m, 폭 1.5m인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가을에는 엄청난 인파로 체증이 심했답니다.
스카이데크에서는 오른쪽의 삼산천과 합류하여 흐르는 섬강이며
그 위의 간현교와 간현유원지가 내려다보이고
소금산에 걸쳐진 잔도와 노란색의 울렁다리, 전망대와 그 아래 색색의 '피톤치드 글램핑장'이 보입니다.
오른쪽은 343m의 소금산 정상.
근처의 하늘정원은
지금 동면에 들어갔습니다.
울렁다리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여기 출렁다리를 끝으로 되돌아 내려갔지만
이제는 다시 데크길을 걸어 울렁다리로 갑니다.
활엽수 가득했던 숲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소금잔도에 들어섰지요.
소금산은 높지는 않아도 기암괴석의 바위산이라서
아래 풍경도 까마득하게 보입니다.
거기에 소금산 정상까지 오르는 철계단은 아래쪽의 파손으로 올라갈 수 없었지요.
그 앞으로 150m 높이에 설치한 4층의 전망대, 스카이타워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거기서 바라본 울렁다리의 거대함도 놀랄만했네요.
다리에서는 건너편 출렁다리와 계곡 안의 풍경이 보입니다.
작은 산간마을 앞으로는
중앙선 열차가 지나갔습니다.
작년에 완공된 울렁다리는 총길이 404m, 폭 2m의 보행현수교로
출렁다리와 함께 소금산그랜드밸리의 상징입니다.
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해도 끄떡없을 정도로 아주 견고해 보였네요.
끝지점에는 정원이 있고
그 한쪽에서는 나쇼라쇼광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설치의 마무리 작업이 보입니다.
지금은 산길로 걸어 내려가는 중.
어느 계절이라도 아름다울 숲길이었지요.
글램핑장을 거쳐
출렁다리 아래, 나오라쇼 광장을
지났습니다.
출렁다리를 잇는 두 개의 절벽, 가로 250m, 세로 70m의 암벽에 빔 프로젝터를 활용,
레이저와 조명으로 연출하는 미디어 파사드와
레이저와 안개분수, 빛의 터널이 만들어내는 빛의 쇼,
삼산천에 설치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분수들이 있는
나오라쇼는 동절기( 11~4월)에는 휴장.
서운한 마음에 흐릿하지만 원주시의 안내 팸플릿 사진으로 보여드립니다.
천변을 장식한 모자이크화와
이런 재미있는, 의자 그림도 구경하면서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석양을 받은 섬강의 물빛이 반짝거립니다.
주차장, 간현유원지 비의 뒷면에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섬강을 노래한 부분,
'평구역 말을 가라 흑슈로 도라드니 섬강이 어듸메오 티악이 여긔로다'가 새겨 있어
이 구절을 현장에서 읽어보는 감회가 새로웠네요.
조선 시대,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하던 송강은
한양을 떠나 경기 남양주를 거쳐 여주까지 육로로 이동한 다음
남한강과 여기 섬강의 물길을 따라 원주천 배말 나루터에 도착, 가마를 타고 강원감영으로 들어갔지요.
근처 식당에서 막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고 귀가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소금산 밸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이 강변에서 있었던 대학동아리 MT가 생각나서
집에 돌아와 앨범을 찾았더니 그때에도 이런 날이 있었네요.
여기 선후배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이미 저 세상으로 떠난 분도 있고
반백년 세월이 흐르면서 이제 초상권 운운할 사람도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아,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기쁜 우리 젊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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