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동대문야구장 자리에 들어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2023년 가을맞이, '서울라이트' 행사가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D3 게이트, DDP 잔디언덕에서 열리는 중입니다.
며칠 미루다가 날 잡아 전철 타고 일찍 나왔더니
행사장에는 벌써 벽에 기대거나 바닥에 앉은 사람들, 아예 누운 사람들로 가득했었네요.
곡선의 DDP 건물, 222m 길이 외벽에
지상에서 쏘아 올린 화려한 빛이 전면을 가득 채우면서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이어 프랑스의 미구엘 슈발리에 작품, '메타-네이처 AI'가 등장하였습니다.
실제의 자연과 인공지능, AI가 만들어낸 '기술적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가상의 정원'으로
꽃과 나무 등 수많은 식물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본으로 AI가 만들어낸 이미지의 세계,
디지털로 표현한 사계의 정원이 펼쳐집니다.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봄의 화사함과
무더운 여름,
단풍의 가을과
눈 내리는 겨울 장면 등
풍부한 색채와 이미지가 담긴 15분간의 거대하면서도 환상적인 빛의 축제였지요.
사람들은 여기저기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강렬한 배경 음악 속에서 다양한 디지털 기술로 비정형 곡선의 이 벽면에 표현된 색다른 예술을 즐겼습니다.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디지털 아트'의 경이로운 세상이었네요.
다음 작품인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의 '오퍼짓 유나이티드-인터널저니 오브 커뮤니케이션'은
그동안 많은 시민과 소통하며 얻은 영감과 기억에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표현한 것이랍니다.
세계적인 작가, 미구엘 슈발리에 작품의 끝이라서 감동은 덜했지만
곡선 벽면의 특징을 섬세하게 계산, 우리 디지털 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손색이 없었습니다.
거기서 나와 이런 조형물을 보며
D2로 들어가면
사회 변화를 추구한다는 스위스의 아티비스트(Art+Activist, Artivist), 앤 아셔와
'LG OLED ART 프로젝트'의 하나인 LG 기술력이 협업하여 만든 대형 올레드 조형물,
'보레알리스, DDP 앤 아셔 ☓ LG OLED'의 오로라를 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직접 북구로 가서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이들 가까이 오로라를 가져오자 생각',
안개를 만들어내는 연무기와 레이저 등의 특수 장비를 활용한 작품, 오로라를 만들었답니다.
작품 이름인 '보레알리스'는 '북쪽의'라는 뜻으로 상영 시간은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북극권에서나 볼 수 있는 오로라가 서울의 밤하늘에 떠 있으니 낯설면서도 신기했지요.
캐나다 '옐로 나이프'의 오로라를 추억하는 시간입니다.
새로운 문화에 접하면서 인간과 AI 합작의 그 무한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거기에 2019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에서 올해의 'DDP 2023'은 12월에도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라니
크리스마스와 연말의 빛축제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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