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중국, 청해성 주변

상커 초원

좋은 아침 2019. 8. 14. 05:00

샤허현의 관광안내도에는

라부랑스를 중심으로 초원과 숲, 야영지에 비행장까지 보입니다.

 

 

우리는 그 중에서 택시를 타고 13km의 거리에 있는 쌍커 초원에 왔습니다. 요금은 30위안.

그러나 넓은 풀밭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려니 했던 생각은 오산이었네요.

초원은 철조망을 둘러 다른 사람의 출입을 금지하거나  

 

 

숙박과 음식점, 승마 영업을 하는 사람들 차지였거든요.

 

 

 

할 수 없이 쌍커 주차장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장족 청년의 자가용으로 전망대까지 이동,

 

 

그 아래에서 우선 시원하게 수박 한 통 깨 먹고 

 

 

전망대(桑科璟津灘觀景臺, Sightseeing Areas of Chuntsetang)에 올라

 

 

들판을 조망하다가 

 

 

 

 

그 옆의 장족 게르촌을 보는 순간, 오늘 일정 급 변경!

 

 

 

하루 코스로 다녀가려던 계획을 바꿔 이곳에서 숙박할 생각으로 서둘러 샤허로 나가

오늘 예약했던 숙소를 취소, 짐을 맡긴 다음 되돌아왔네요.

그러는 사이에 갑자기 콩알만한 우박이 내리면서 순식간에 상커의 초원이 눈밭으로 변했던 일도 있었지요.

 

 

 

전통옷을 입은 장족 젊은이의 환영무에 감동하면서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 우리 게르에 들어왔습니다.

 

 

란저우의 특산인 청과두주를 마시며

 

 

내려다보는 저 초원은 별세계였습니다.

다시 맑아진 하늘.

그러나 계속되는 변덕스러운 날씨 끝에 기대했던 일몰도, 밤의 별도 볼 수는 없었네요.  

밤에는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져 다른 게르로 옮기는 소동을 겪으면서도 빗소리 들으며 잘 잤고.

천막 바로 뒤, 귓전에서 울어대는 풀벌레 소리에 깨어난 아침, 

비가 갠 후의 상큼한 초원을 돌아다니며 이런 소소한 기쁨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게르에서 체크 아웃, 샤허 가는 미니 버스를 탔다가 중간의 '쌍커 습지 공원'을 보고 곧 하차.

 

 

긴 나무데크를 걸었습니다.

 

 

들판은 빗속에서 더욱 싱그러웠네요.

 

 

 

그러면서 저 산속에 보이는 길, 그 길로 가면 샤허의 라부랑스로 이어질 것 같은 생각에 다리를 건너 

 

 

그 길로 들어서면서

 

 

작은 시멘트 포장길 옆으로 이어지는 전봇대를 보며 여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2~3시간을 걷는 동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활짝 핀 야생화와

 

 

 

풀을 뜯는 말, 야크 떼뿐. 

 

 

그러는 사이, 개 짖는 소리가 나면서

 

 

작은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창문을 열었던 할머니 한 분이 우리를 발견하고는 뭘 먹고 가라는 듯 손짓으로 불렀지요.

 

 

야크 털이 깔린 할머니의 소박한 방.

 

 

곧 수유차와 녹차, 빵과 수박, 보릿가루인 짬파와 야크 버터를 내 오셨고.

마침 배가 고팠던 김에 야크버터에 짬파를 뭉쳐 수유차를 곁들이면서 점심 요기 잘 했습니다.

 

 

한국인을 처음 보았는지 소녀들도 우리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워했네요. 

 

 

조그맣고 바지런하게 생긴 할머니는 성격도 아주 명랑했네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들과 며느리는 야크를 몰고 초원으로 나갔다, 저 두 아이는 내 손녀다, 

옆의 할머니는 마실 온 내 친구다하는 정도, 짐작으로 해석했지요.

 

 

그들에게 지니고 있던 선물을 나눠 드린 다음 아들네가 사는 본채의 계단에서 기념 사진 한 장 찍고

 

 

따뜻한 작별 끝에 

 

 

다시 걷기.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서 가축의 이탈 방지용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촘촘히 막아 놓은 철조망을 보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룽다를 세워 놓은 저쪽, 장족의 집에서는 인적도 없는 데다가 

오늘 숙박할 호텔의 체크 인 약속 시간도 그렇고 이미 많이 걸은 데다가 곧 어두워질 것을 생각하여 

진행을 포기한 것이지요.

돌아와 생각하니 그대로 철조망을 넘어 더 걸어갔더라면 하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