줘얼산에서 문원 유채밭으로 가는 3인의 버스 요금은 택시비와 큰 차이가 없어 다시 택시를 탔습니다.
길가 벌판에는 야크며 양 목장에
승마체험장과 휴양형의 게르가 많이 보입니다.
높이 3797m의 '경양령' 고개에 올라서면서 큰 규모의 타르초가 눈에 띄었지요.
바람에 날리는 오색 깃발 ‘타르초’.
하늘과 구름, 땅과 불, 바다를 상징하는 파랑, 하양, 노랑, 빨강, 초록의 오색 천에 경전 말씀을 새겨서 매단 타르초는
티벳 불교에서 부처의 자비가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의미로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나 높은 지역에 설치합니다.
부처의 가르침으로 밝은 세상이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지요.
경전의 내용이 새겨진 종이를 흩뿌리는 일도 같은 의미!
노란 야생화 무리에 이어
문원 유채화의 시작.
그러나 문원 유채화 경구에 도착해서는 여러 호텔에서 숙박을 거절당했지요.
성도인 시닝과 동쪽 지역인 하이둥을 제외한 청해성 전 지역에서는 외국인 여행자의 숙박을 제한한답니다.
중국인 가이드를 동반한 여행사 패키지상품으로 오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네요.
치렌의 줘얼산 숙소에서 체크 인할 때
호텔 매니저가 우리의 숙박을 다른 사람에게 비밀로 해달라던 이유를 그제야 이해했지요.
한국에서 몇 달 지냈다며 우리말을 대충 알아듣는 이 지역 신문의 젊은 여기자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았지만 허사.
할 수 없이 그들의 차를 타고 21km 거리의 문원 역으로 이동,
두어 시간 기다려 7시 40분에 출발하는 고속철을 타고 시닝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이 없었더라면 밤의 문원에서 숙소도 못 구하고 시닝행 열차도 못 타는 아찔한 상황이 될 뻔했네요.
유채화 관광 성수기라서 2시간 간격으로 운행되는 열차표도 속속 매진되는 상황이었거든요.
결국 유채화 경구 동네가 청석취(靑石嘴)라는 것만 알고 며칠 후를 기약하며 그냥 돌아와야 했습니다.
대합실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대륙의 기차'는 출발 10분 전에야 개찰 시작.
밀고 밀치는 북새통에 겨우 자리를 잡고
빗물 흐르는 차창 너머 유채화의 노란 색을 보면서 시닝으로 돌아오는 중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기에 타얼스와 칭하이 후, 차카염후는 1박 2일의 현지 투어를 이용하기로 하고
다음날은 시닝 시내로 나가 중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 투어를 신청하였습니다.
성수기 투어 비용은 850위안.
외국인이 숙박 가능한 별도의 호텔비라며 150위안을 더 받았네요.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한 미니 투어 버스로 오늘은 타얼스와 칭하이후, 내일은 차카염호를 돌게 됩니다.
시닝에서 40분 만에 타얼스의 입구에 도착, 연화호를 보며
상가를 지나
입장권(시니어 반표 35위안)과 셔틀버스 탑승권 구입,
셔틀버스를 타고 도착한
타얼스(塔尔寺, 탑이사, 쿰붐, 해발 2,690m)는
중국 내 티베트인들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성지로 라사의 간덴, 세라, 드레풍, 시가체의 타쉴훈포, 샤허의 라부랑스와
함께 티베트 불교 종파인 겔룩파의 6대 사찰입니다.
현재 티벳인 대부분이 겔룩파를 따르면서 창시자인 종카바는 티벳 불교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명나라 때인 1379년에 건설한 본전 대금와전(金頂), 이곳이 고향인 종카바의 태반이 들어 있다는 대은탑,
이 사찰의 상징이며 전통적인 티벳 양식의 불탑인 팔보여의탑 등 티벳과 중국 양식이 결합된 아름다운 건물은
1990년의 대지진과 홍수로 대부분 무너져 내려 계속 보수작업 중이었습니다.
천연 염료로 그린 타얼스 경내의 섬세한 벽화, 야크 버터로 만든 조각인 ‘수요우화’,
입체감이 우수한 화려한 자수는 중국 무형문화재 중에서도 최상급이라했네요.
A 5개의 경구로 규모가 큰 종교 마을입니다.
안내판을 보며
입구와
중산문을 지나
팔보여의탑을 보고
티베트 장족들이 많이 찾아오는 '시타단성'에서 잠깐 휴식.
뜰에는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낡은 마니차가 있고
티벳 불교의 장족은 항상 손에 염주를 굴리고 그 마니차를 돌렸습니다.
불교 경전이 들어 있는 이 마니차를 돌리면 그 속에 있는 경전을 한 번 읽은 것과 같다고 여긴다지요.
내부의 벽화가 아주 화려한 대금와전 앞에서 인증 사진 남기고
인파에 밀려다닙니다.
대금와전 안에는 종카바의 태반과 관련된 대은탑, 노란 비단에 싸인 황금탑이 있습니다.
사원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라서 그 모습을 눈에만 담아왔네요.
단청이 화려한
미륵불전 앞에서 오체투지하는 사람들을 보며
찾아간 수유화관.
승려들이 야크 버터로 직접 만든 조각, 수유화와 인형들이 섬세한 자수 탱화들과 어울려 아름답습니다.
타얼스의 제일 안쪽, 승려들이 공부하는 밀종경원은
문고리까지 화려했고
승려들이 법당 앞에 벗어놓은 신발도 오색을 갖추었네요.
금강단성을 지나
도모전을 거쳐서 나오는 길.
3시간의 자유 시간이 모자라서 언덕에 있는 '길상행궁'에는 못 갔습니다.
와! 저 인파.
스촨에서 온 가족팀 여덟 명에 할빈의 부부, 허베이 아가씨 두 명과 우리까지 15명으로 구성된 투어팀에서
같이 여행하는 중국인들 모두 우리에게 친절했고
장족 분위기 나는 날카로운 눈매의 청년 가이드까지, 시작이 좋습니다.
그의 중국어는 알아듣지 못해도 현지인들과 어울리면서
숙박 제한을 받지 않고 차카염호에서 하루 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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