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라오스와 미얀마

깔로 트레킹

좋은 아침 2019. 3. 5. 10:24

버간에서 오전 8시 30분, 우리나라 우등 버스 같은 좌석 배치의 JJ버스로 출발, 

6시간 30분 걸려 깔로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요금은 1인 15달러.

깔로는 샨주(Shan State)에 있는 해발 1320m의 트레킹 도시입니다.

그 옛날의 위너 호텔 앞에서 하차, 

 

 

내일의 트레킹을 예약하려 ‘Uncle Sam Travels & Tours’를 찾았습니다.

 

 

늙은 샘 아저씨는 이제 은퇴.

사업을 이어받은 그의 아들, 툰툰과 상담하면서 우리 7명으로 팀이 만들어졌습니다.

1박2일 트레킹 비용은 1인 32000짯. 

투어 중의 숙식비와 가이드비, 트레킹 출발지점까지 트럭 이동 요금, 인레 호수 보트로 

낭쉐 호텔까지 센딩해주는 비용과 캐리어 드랍 비용 포함입니다.

두 번의 일부 구간 트럭 이동 요금은 별도 지불.

개인 준비물도 간식과 물, 방한복 등 몇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의 우리 숙소, '모닝글로리 인'은 

 

 

외곽에 있지만 그래서 풍경이 더 예쁜 곳.

 

 

아침 식사도 조신하고 품위 있는 안주인의 모습 그대로 차려졌습니다.

느긋한 일정으로 며칠 더 머물고 싶었네요.

 

 

아침 일찍 숙소에 픽업 온 트럭으로 트레킹 사무실에 가서 캐리어를 맡기고  

8시, 가이드인 '오마'와  보조 가이드 '띵아옹' 미팅.

거기서 다시 트럭을 타고 30분, 트레킹 출발점인 보닝꽁으로 이동하여 걷기 시작했습니다.

건기로 들어서면서 수확이 끝나 비어 있는 논밭이 보입니다. 

 

 

얕은 언덕을 넘어 미얀마의 산동네로 이어지는 기분 좋은 트레킹입니다.

생강 수확이 끝나면서 

 

 

 

지금은 고추를 거두는 시기.

 

 

 

 

 

붉은 흙과 더 붉은 색깔의 고추, 추수가 끝나 노란 대만 남아 있는 옥수수 밭,

여기저기 빨갛게 피어 있는 기린 선인장에 

 

 

포인세티아가 파란 하늘, 초록색 숲과 어울려 예쁜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보닝꽁에서 똥유아를 거쳐 두 시간 만에 도착한 동네, 꽁라입니다.

 

 

안마당에 고추를 말리고 있는 현지인의 집에서 오마와 띠아옹이 만들어준 점심을 먹고 한 시간 휴식.

한낮의 더위를 식히고 있습니다. 

 

 

11월로 우기가 끝나면서 건기에 들어선 지금은 비포장의 산길에도 황토 먼지가 많이 일었지요.

트레킹 시즌은 12월부터 2월까지랍니다.

우기에는 비가 와서 길이 엉망이 되고 건기의 3월부터는 너무 덥기 때문에 걷기가 힘들다네요.

 

 

작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산길을 걸으며 경치를 즐기는 침잠의 시간.

 

 

 

앞의 큰 산을 돌아서 

 

 

2시간 만에 도착한 오늘의 숙박지, 빠뚜빠우 마을의 공터에서는 

공동작업으로 대나무 바구니를 엮는 남자들이 보입니다.

 

 

우리 숙소는 현지인 가옥.

흐릿한 불빛 속에서 오마와 띵아옹이 몇 시간 동안 차려낸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기분 좋게 하루를 끝냈습니다.  

여기는 태양열을 이용한 최소한의 전깃불을 쓰는 데다가 화장실도 멀리 떨어져 있고 

물이 귀한 곳이라서 세수와 양치는 물 한 바가지로 끝내야 했네요.

 

 

2층에 있는 넓은 방 하나에 우리 일곱 명이 모여서 잤습니다.

얇은 판자로 벽을 두른, 이 고원의 시골집은 두툼한 이부자리가 있어도 차가운 밤공기가 스며들어서 추웠지요. 

그러나 밤하늘의 별빛만은 초롱초롱!

 

 

닭울음소리에 잠이 깬 아침은

 

 

햇빛이 빗살처럼 퍼져 나가는 싱그러운 시간입니다.

맑은 하늘과 투명한 공기, 숲의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음영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아침 8시부터 다시 걷습니다.

산뜻한 출발입니다.

 

 

어제보다 평탄한 마을길을 지납니다.

 

 

등굣길, 구멍가게 앞에 매달린 아이들의 모습은 내 유년의 추억에도 남아 있는 장면.

 

 

출발 후 얼마 되자 않아 인레 지역 입장권 매표소를 지났습니다.

1인 15000 짯, 우리 돈으로는 약 12000원.

입장권에 보이는 사진은 매해 음력 8월에 열리는 이 나라의 '또뜨린 축제'로

멋지게 치장한 배를 저으며 마을과 마을이 승부를 겨루는 보트 경주입니다.

이 나라에는 태국의 송크란 같은 물축제, '띤잔 축제'도 있습니다.

 

 

오늘도 두 시간 동안 걸은 다음, 짯수에서 트럭으로 인떼인까지 이동, 

 

 

탑의 동네에 왔습니다.

더 나은 내세를 빌고 현세의 부귀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탑을 세웠던 이들은 이제 저쪽 세상 사람.

그러면서 그들의 탑도 돌보는 이 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전통 옷차림 행상, 아이를 안고 업은 여자들을 뒤에서 한 장,

 

 

노란색 샨족 남자의 전통옷을 입은 22살의 똘똘한 아가씨, 우리 가이드 오마와도 사진 한 장 남기며

 

 

왕의 통로였다는, 지금은 양쪽으로 기념품 가게가 들어선 2km 이상의 긴 회랑을 지났습니다. 

 

 

 

그 길의 끝, 쉐 인떼인 사원 안에도 신도들이 세운 새 불탑이 숲을 이뤘습니다. 

 

 

들판의 붉은 흙 속에는 새싹이 자라고 있네요. 

물이 귀한 산간 마을과 달리 이 지역은 다모작이 가능한 곳입니다.

 

 

1박 2일의 마지막 식사 역시 레이스 무늬의 테이블보 위에 예쁘게 음식을 담아낸 ,

오마와 띠아옹의 정성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들은 회사에서 매 끼니때마다 보내오는 음식 재료를 받아 직접 음식을 만들었지요.

 

 

선물을 주고받으며 긴 인사 끝에 헤어지는 시간.

우리는 롱 보트를 타고 예약해 놓은 냥쉐의 호텔로, 두 사람은 트럭을 타고 깔로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밍글라바, 제주띤 바데(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깔로에서 보닝꽁으로, 보닝꽁에서 똥유아를 거쳐 꽁라, 빠뚜빠우.

다음날 짯수를 거쳐 인떼인까지 우리가 걷거나 툭툭이로 이동한 지도입니다.

어제 오늘 걸은 시간을 겨우 6시간.

아름다운 산간 마을을 ‘잠깐의 산책’으로 끝낸 것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우리 일행 각자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깔로를 즐겼다는 데에 그 의미를 두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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