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파키스탄과 중국의 실크로드

탁티바히, 카라코람 하이웨이

좋은 아침 2007. 4. 5. 23:00

페샤와르와 스왓의 중간 지점, 마르단에서 10분 정도의 거리에는 또 하나의 불교 유적, 탁티바히가 있습니다.

서기 1세기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측되는 전설적인 산악사원으로

소승불교가 시작된 이 간다라 양식의 사원 안에는

승려들이 사용하던 식당, 주방이며 강당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잔해들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지요. 

얇은 돌을 쌓아 올려 지은 이 건물은 11세기 이슬람의 동방원정으로 많이 훼손당했지만 

지금은 일본에서 복원 중입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다음 목적지인 스왓으로 가는 길.

 

 

버스에 등승한 현지인들과 사진도 남기면서 

 

 

 

오후 늦게 도착, 'Swat Continental Hotel'에 짐을 풀었습니다. 

Swat은 1700년 전에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한 아리안들이 터를 잡고 살면서

페샤와르와 함께 이 지역 실크로드의 거점이 되었던 도시.

이곳에서 꽃 핀 대승불교는 티베트,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전해지면서 한국불교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한때는 1400여 개의 사원이 있던 곳이라네요. 

 

 

다음날 아침, 왼쪽에 스왓 강을 두고 달리던 우리의 버스는 Shangrila Pass에서

 

 

설산 녹아 흐르는 회백색의 인더스 강을 만났습니다. 

 

 

 

 

버스는 중간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베삼에서 KKH(카라코람 하이웨이, Karakoram Highway)를 만나 칠라스까지 달렸습니다. 

이 길은 시멘트 포장이 깨진 흙먼지의 Shangrila Pass보다 상태가 좋습니다. 

그러나 돌산의 허리를 돌고 돌아가는 길은

금방이라도 산 위에서 바위가 굴러 내릴 듯 아슬아슬한 느낌에 낙석을 막아주는 철망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있는 2차선의 Highway입니다.

 

서안이 기점이 된 실크로드의 일부는 천산 남로, 사막공로 들을 거쳐 카슈가르로 연결되고 

이곳 파키스탄의 베샴에서 샹그릴라 고개를 거쳐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어집니다.

그 길을 넓혀 차도로 만든 KKH는 중국의 카슈가르에서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까지 이어지는 1300km 거리. 

15년의 긴 세월 동안, 험한 돌산을 깎아 길을 내는 고난도의 이 작업에서

1km 당 2명의 인부가 죽는 참사가 있었답니다. 

멀리 설산과 강을 옆에 두고 깊은 산속을 달리는 도로,

이렇게 아름다운 길의 이면에는 수많은 희생이 있었네요. 

 

 

 

 

 

바위산 허리에 보이는 저 길은 대상들이 다녔던 옛 실크로드는

KKH를 이용, 커다란 트럭으로 대량의 짐을 운반하면서 이제는 쓰임이 없어진 옛길이 되었습니다.

 

 

길을 따라 드문드문 들어선 집들이 내려다 보입니다.

 

 

칠라스에 가까워지면서 몇 차례 경찰관이 버스 안으로 들어와 검문검색에 때로는 동승하더니

어두워지면서 도착 1시간을 앞두고는 아예 버스 운행을 금지시켰지요.  

그 길이 카시미르 지방의 분쟁지역인 데다가 캄캄한 밤에는 무장강도의 습격도 예상된다는 이유랍니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항의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그들은 모든 자동차를 단체로 이동시키기로 결정을 내렸고.

그러면서 우리는 경찰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밤 10시에야 칠라스의 Sangrila Ghilas Hotel에 들어왔습니다. 

좁은 차 안에서 보낸 14시간의 이동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흘러들어온 총기가 많은 데다가 국경 분쟁에 종교 문제, 생활 범죄까지 이유가 많은 듯했지만

실제로 여행자가 느끼는 위협은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동네 산책길에서 본 강변 마을은 평화로웠습니다. 

 

 

칠라스 출발, 도중에 인더스 강의 다리를 건너 

 

 

바위에 그려진 

 

 

여러 가지 짐승과  

 

 

수투파(탑)를 보고

 

 

다시 높은 산속을 달립니다. 

자동차도 엔진 과열로 잠깐 쉬어 가야 하는 길이지만

그러나 맑은 하늘 아래, 설산과 빙하가 이어지는 멋진 길이었습니다.  

 

 

기르기트에 가까워지면서 Nanga Parbat(8125m) 봉우리가 보이자 운전수가 잠시 차를 세워 주었던 

'View  Point'에서는 

 

 

인더스와 기르기트의 두 강 합류 지점,

구름 속의 히말라야 산맥과 힌두쿠시 산맥, 카라코람 산맥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이 거대한 풍경 앞에서 가슴이 두근두근, 숨이 막힐 지경이었지요.

마음이 한없이 설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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