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살람 알레이쿰?(안녕하세요?)
2007년 1월 2일부터 2월 3일까지 33일 동안 모로코와 스페인, 포르투갈을
6명이 돌아다닌 기록입니다.
파리를 거쳐 모로코의 카사블랑카로 들어갔다가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나왔지요.
먼저 모로코의 카사 블랑카(아랍어로는 다르 엘 베이다, Dar el Beida)로 시작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지방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이 불편하다기에 우리나라의 '신발끈 여행사'에 의뢰,
차량과 기사, 가이드가 제공되는 7박 8일의 현지 투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들을 묶어 부르는 '마그레브(해 지는 서쪽)'의 하나로
아프리카의 서북단에 있으면서 유럽과 중동의 문화가 혼재된 지역.
기원전 이곳에 정착한 베르베르인은 카르타고 멸망 이후 로마에 합병되어 기독교를 받아들였지만
한동안 이슬람의 침략을 받으면서 종교는 이슬람으로 바뀝니다.
베르베르족 연합이 위세를 떨치던 때도 있었으나 곧 분열, 작은 독립국으로 쪼개지면서
프랑스의 지배를 받기도 했지요.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이면서도 종교는 이슬람에 공용어는 아랍어,
일상생활에서는 프랑스어가 많이 쓰이는 나라,
지정학적인 위치로 인해 파란 많은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한반도의 2.2배 크기로
수도인 라밧에 카사 블랑카, 마라케시, 와자잣에 메르조가, 메크네스, 볼루빌리스, 탕헤르 등의
관광지가 많습니다.
카사 블랑카의 마호메드 5세 공항에 내려 투어 가이드 이브라힘과 미팅 후 Salim Hotel에서 하루 숙박,
안개가 잔뜩 낀 다음날은 시차 9시간에 적응하기도 전에 아침 일찍 투어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찾은 마호메드 5세 광장은 시청과 법원, 우체국 등의 관청이 모여 있는 거리.
법원 건물을 보면서
이 도시의 명물인 화려한 옷차림의 물장수, Gerrab과 같이 사진 한 장 찍고
옛날 영화, '카사 블랑카'의 한 장면이 나왔던 근처의 하이얏트 리젠시 호텔로 갔지만
아쉽게도 그 1층 Bar는 현재 수리 중이었지요.
커피 한 잔 마시며 잉글리드 버그만, 험프리 보가트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그 영화를
추억하고 싶었는데 실망이 컸습니다.
두 달 후에야 오픈한답니다.
섬세한 목조각으로 장식한 호텔 로비는 화려하고 예뻤네요.
정문 앞에는 태극기도 걸려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는 핫산 모스크에 왔습니다.
그러나 아침 안개 속에서는 벽을 장식한 조각이나 문양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지요.
인간이나 살아 있는 동물 묘사를 금기하는 이슬람에서는
정교한 패턴의 문양과 꽃을 이용,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아라베스크 조각으로 건물을 장식합니다.
희고 푸른 대리석의 긴 아치 회랑도 이 모스크의 품격을 높여 주었네요.
오전에는 우리끼리 카사블랑카를 돌고
오후에 말라케시(Marrakesh)로 이동했다가 다음날은 가이드 이브라힘과 같이
쿠투비아 모스크에 왔습니다.
1199년 건설된 이 모스크는 77m 높이로 이 도시 어디에서나 보이는 마라케시의 랜드 마크입니다.
원래 있던 모스크가 메카 방향이 아니어서 허물고 새로 지었답니다.
여행자에게는 개방하지 않습니다.
벽에 있는 환기구마다 비둘기 집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특이했지요.
Marrakesh와 Fes에서는 외지인이 아닌 그 지역의 현지인을 가이드로 동반해야 하는 원칙이 있답니다.
그러니 이브라힘 대신 말라케시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면서
박물관이 된 요셉 가문의 화려한 목조각 리셉션 홀을 거쳐
코란 스쿨을 구경하며 돌아다녔습니다.
패키지 묶음은 1인당 60 디르함((Dirham, MAD, 1 디르함은 약 115원).
이슬람 문화의 특징인 섬세한 조각과 그림이 아주 화려합니다.
메디나 궁전의 한쪽, 화장도구며 액세서리, 일상적인 생활용품에 민속악기를 전시한 다르시 사아드는
시아스타라며 문을 닫는 관리인에게 졸라 짧은 시간에 잠깐 돌아봐야 했습니다.
역시 Cider나무(삼나무)로 만든 문 장식 조각의 섬세함이 놀랍습니다.
시아스타 시간에는 모든 관광지와 대부분의 가게가 문을 닫았지요.
우리도 다른 여행자들처럼 자마 알 프나 광장의 그늘에서 쉬는 시간입니다.
세 시간 정도의 씨아스타가 끝날 무렵 찾아간
사아딘 왕조의 역대 왕들이 잠들어 있는 '사아딘의 묘소'는 때 맞춰 온 여행자들로 혼잡했지요.
죽은 왕과 왕족들은 대리석 기둥 사이의 코란을 새긴 묘석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여기도 벽과 천장의 장식이 아주 화사합니다.
정원의 나무와 분수가 예쁜 바히야 궁전(Palais de la Bahia)을 돌고
기대했던 서쪽 신시가지의 메나라 별궁에 도착했을 때는 폐관 시간이어서
아쉬워하며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나왔습니다.
설산, 아틀라스 아래의 이 오아시스 도시에 어둠이 내렸습니다.
다시 돌아온 자마 알 프나 광장(Jamaa el-Fna Square)의 밤 풍경입니다.
수많은 노점과 포장마차의 휘황찬란한 불빛 속에서
온갖 장삿꾼에 호객꾼의 외침, 피리 소리로 코브라를 불러내는 악사며 아크로바트 등의
각종 묘기를 부리는 사람들, 여장한 전통 의상 무용수 들의 공연으로
낮과는 다른, 활기 넘치는 축제의 현장이었네요.
대형버스들이 연달아 쏟아 놓은 여행자들과 한낮의 더위를 견딘 현지인들이
모두 이 광장으로 몰려들었지요.
'자마 알 프나'는 '죽은 자의 광장'이라는 뜻으로
그 옛날 이 광장에서 죄인을 효수했던 일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아, 그러나 오늘 저녁은 우리의 숙소에 이 나라의 전통 음식을 예약해 놓은 날.
그 아쉬움은 화려한 장식의 응접실에서
기대 이상의 맛있는 모로코 전통 음식으로 상쇄되었습니다.
콩과 팥을 넣어 끓인 수프, 하리라와 귀리를 가장자리에 깔고 닭고기를 얹은 치킨 타진(Tajin bedjaj, 베제지).
양고기와 갖가지 야채를 넣어 만든 덮밥, 쿠스쿠스에 갈대로 엮은 고깔 모양의 타진 안에 보온해 놓은 빵, 코브즈.
후식으로 나온 여러 가지 차와 꿀, 잼과 올리브 유에 특유의 달고 단 과자며
향긋한 민트 티에 맛있는 커피, 다양한 열대 과일로 풍성한 저녁을 먹으면서 아주 흐뭇했지요.
1인 100 디르함, 우리 돈으로 약 11500원의 요금이 전혀 아깝지 않았네요.
마라케시 외곽에 있는, 여행사 'Sahara Expedition'의 이 오너 집은
베르베르인의 전통 가옥(리아드 미히두, Riad Mihidu)으로 규모가 꽤 컸습니다.
가운데가 뚫린 ㅁ자 형 사각형 집 1층은 예쁜 채색 접시와 도자기로 장식한 멋진 응접실,
2층엔 크고 화려한 몇 개의 방이 있습니다.
모두 이 나라 건축의 특징인 섬세한 목조각과 벽토 세공으로 집 안팎을 장식해 놓아 아름답습니다.
그 아래 지하층에 있는 부엌과 가족실은 집 둘레를 건물보다 넓고 깊게 파 놓았기 때문에
지하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지요.
중심의 열린 공간으로 실내에서도 하늘이 보이고 맑은 햇빛이 들어왔거든요.
가장 중요한 가족의 공간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지층에 배치한 전통 가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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