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의 도자기 계단에서 신시가에 있는 칼타지로네 역까지는 꽤 멀었습니다.
후에 알고 보니 직선도로가 따로 있었네요.
열차 역 앞에서 미니 버스를 타고 카타니아로 가는 길가에는 포도밭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포도 재배에 적합한 이 지역의 땅에서 나오는 와인은 이탈리아에서도 유명하답니다.
카타니아 역에서 시라쿠사로 가는 열차를 탔습니다.
카타니아를 중심으로 이 서해안을 오가려던 처음 계획은
결국 위의 타오르미나, 아래의 시라쿠사며 에트나 화산을 오가는 중간 도시로 이용되면서
막상 이 도시는 시간에 쫓겨 돌아볼 수 없었지요.
무엇보다도 새벽의 어시장, 페스케리아에 가보고 싶었는데 생략할 수밖에 없었네요.
시라쿠사는 열차역이 있지만 고속열차 구간이 아니어서 이웃 도시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카타니아 버스터미널은 열차역 앞에서 왼쪽은 단거리 버스터미널, 오른쪽은 장거리 터미널이고
매표소는 단거리 터미널 건너편에 있습니다.
시라쿠사-카타니아 버스 요금은 5.7유로에 1시간 30분 거리, 카타니아-타오르미나 버스는 4.9유로,
1시간 10분 걸립니다.
카타니아 역 앞에 있는 분수에서는 넵튠의 근육이 인상적입니다.
시라쿠사는 오래된 유적이 산재한 도시로
오르티자 섬과 연결되면서 해안과 유적의 두 가지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시라쿠사에 도착한 다음날 새벽, 오르티자로 들어가 일출을 보고
해안가 방파제를 걸었습니다.
멀리 등대가 보이고
항구에는 많은 어선이,
골목골목에는 예쁜 간판들이 보입니다.
다시 시라쿠사로 넘어 와서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카페와
무너진 아폴로 신전 터를 지났습니다.
이 지역 출신 수학자, 알키메데스의 이름이 붙은 광장과
분수를 발견했을 때는 그야말로 '유레카!'였네요.
네아 폴리스 고고학 공원(Parco Archeologico della Neapolis. 13.5유로/1인)의 안내판을 살피며
공원 안에서
나무 터널을 지나' 천국의 채석장' 쪽으로 나가면
동굴, '디오니시오스의 귀(Orecchio di Dionisio)'가 나옵니다.
이곳은 시라쿠사의 폭군, 디오니시오스의 독선적인 행태를 비아냥하며 붙인 별명으로
높이 23m의 귀처럼 생긴 동굴입니다.
커다란 바위를 깎아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반원형의 그리스 극장과
다듬은 돌을 쌓아 만든, 그러면서 무너져버린 원형의 로마 극장이 있습니다.
그리스 극장에서는 주로 연극 공연이, 로마 극장에서는 검투사의 결투 등 게임이 있었기 때문에
극장의 형태도 서로 달랐다네요.
공원 입구에서 외롭게 아코디언을 켜던 한 남자 옆에서 삐끼(?)가 된 한국남자가 탬버린을 흔들고 있습니다.
관중이 없어 시무룩했던 그의 얼굴이 활짝 펴지는 순간이었지요.
에트나에서 올랐던 날,
오후에는 타오르미나에 왔습니다.
왼쪽에 에트나를, 오른쪽으로는 지중해를 둔 행복한 드라이브길입니다.
이곳은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타우로 산(206m) 중턱에 자리 잡은 비잔틴 제국 시대의 수도로
어떤 이는 이 도시를 보고 '작지만 완벽한 여행지'라 했다네요.
덩치 큰 인터 버스는 구불구불 좁은 산 길에 주차된 작은 차들을 피하면서 힘겹게 힘겹게
이 도시로 올라왔지요.
고급스러운 상점들이 늘어서있는 '코르소 움베르토 1세' 거리에는 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간판이 많습니다.
이 거리에서 제일 맛있다는 젤라토가게, 'Gelatomania'에서 한 개 사들고
찾아온 코르소 움베르토 1세 거리의 야경입니다.
거리의 끝에는 '4월 9일 광장'이며 12세기의 시계탑이 있고
그 앞의 두오모는 고색 창연.
오른쪽으로 멀리 해안을 따라 들어선 크고 작은 마을의 밤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다음날, 지중해 이오니아 바다의 아침 햇빛에
멀리 어둠에 잠겼던 에트나가 보이고 마을은 모두 분홍빛으로 물들었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랫마을,
마차로(Mazzaro) 해변과 기차역도 그 모습이 또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우리 방에서도 싸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었지요.
산비탈에 조성된 마을, 타오르미나의 대부분의 숙소에서는 이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한 잔의 커피와 함께하는 이 행복한 기분!
이 마을에서 열차가 다니는 아랫 마을이나 '마차로 해변'에 가려면
케이블 카를 타거나 인터 버스를 타야 합니다.
타오르미나 최대의 유적인 그리스 원형극장(Teatro Greco)에 왔습니다.
입장료는 10유로/1인.
야자나무 우거진 입구를 지나면
무너진 무대 사이로 에트나와 파란 지중해가 보입니다.
기원전, 3세기에 지어진 이 극장에서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공연이 진행된다는데
굳이 공연이 아닌 이 풍경 자체만으로도 '드라마틱'했습니다.
엽서에 담긴 이 멋진 풍경 앞,
전망대에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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