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니아 열차 역 앞 버스터미널에서 에트나의 남단(Rifugio Sapienza)까지 가는 AST버스는 아침 8시 한 대 뿐.
카타니아 시내 관광에도 어중간한 시간이어서 아예 남단에 가까운 마을,
니콜로시(Nicolosi)까지 가는 버스를 탔지요.
벨파소를 거치는 이 완행은 도중의 마을에 모두 거치면서 1시간 만에 니콜로시의 첸트랄레(센트럴)에 도착했습니다.
근처 여행사에 에트나의 일출, 일몰 여행을 문의했지만 지금은 그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다 했지요.
6, 7월이 관광성수기라했네요.
여행사에서 얻은 에트나 지도입니다.
우리는 내일 니콜로시에서 버스로 1920m의 에트나 남단까지 가서
푸니비아(케이블 카)를 타고 2500m 지점에 올라간 다음 셔틀버스로 환승, 2920m의 'Torre del Filosofo'까지 갑니다.
지금도 크고 작은 분출이 있기 때문에 3345m의 정상까지는 갈 수 없답니다.
어디에서나 에트나가 보이는 동네.
센트럴 근처
'Ai Pini Hotel'에 숙소를 정하고
그 앞의 슈퍼마켓에서 간식을 사며 에트나에 오를 준비를 마쳤습니다.
다음날, 주인아저씨는 낯선 여행자를 위하여 아침 8시에 카타니아에서 출발, 9시에 이 호텔 앞을 지나는
남단 행 버스를 같이 기다려 주었지요.
그분이 아침에 만들어주었던 진한 맛의 카푸치노를 가끔 생각합니다.
버스로 1920m의 에트나 남단 광장에 도착,
이탈리아 국기의 삼색이 보이는 푸니비아 델레트나(케이블 카)의
매표소에서 에트나 입장권을 샀습니다.
왕복 교통비(케이블카와 셔틀버스)에 필로소포 분화구 안내 가이드 비용까지 1인 요금은 63유로입니다.
그 분화구까지는 걸어갈 수도 있지만 워낙 먼 거리여서 감히 생각도 못했습니다.
흐르다가 굳어버린 용암의 거친 모습과
그 용암이 덮친, 부서진 가옥의 지붕만 보이는 참담한 지역을 지났지요다.
이때까지 날씨는 맑았지만
셔틀버스 탑승장에 도착했을 때는 급변,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면서 짙은 안개가 끼었습니다.
험악한 날씨에 모여든 여행자들은 추위에 떨면서
가이드의 설명도 제대로 듣지 못한 채
발밑의 시커먼 용암 덩어리들을 조심하면서 그의 뒤를 따라갔지만
지척도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은 그야말로 오리무중!
기대했던 에트나의 황당한 모습에 그저 웃음만 나왔습니다.
다시 되돌아오자
케이블 카를 탔던 아랫동네, Rifugio Sapienza는 맑은 날씨.
에트나 정상도 맑아졌으니 진득하게 더 기다렸어야 했었네요.
시칠리아 여행을 5박 6일의 짧은 일정으로 잡은 것은 무리인 듯합니다.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녹인 다음,
내가 저 속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러워하면서 양해를 얻고 실내에 전시된 사진 몇 장을 찍어왔습니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시뻘건 용암이 흘러나오는 경악스러운 장면도 보입니다.
기념품 가게를 돌다가
굳어진 용암으로 만든 컵을 샀습니다.
여기 새겨진 그림은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입니다.
광장에는 크고 작은 호텔에, 'Rifugio G. Sapienza' 같은 산장도 있어서 에트나 발밑에서 숙박할 수 있고
그럴 경우 케이블카 이용료를 30% 할인해 준답니다.
기회 되는 분들은 꼭 이용해 보시기를...........
에트나 주변을 오가는 순환버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에트나 화산을 한 바퀴 도는 순환열차, 'Circumetrea'는 카타니아의 'Ferrocia Circumetrea' 열차역에서
탑승할 수 있답니다.
아래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http://www.etnaround.com. http://excursionsetna.com/etna-tours
근처에는 작은 분화구도 몇 개,
그 사잇길을 걸었습니다.
에트나는 2011년에도 용암을 분출한, 유럽에서 가장 큰 화산이며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이랍니다.
곳곳에서 유황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어 마스크를 꼭 써야 합니다.
고산지대라서 산소가 부족하고 칼로리 소모가 많으니 충분한 물과 간편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광장에서 보이는 저 아래 카타니아 시내.
아쉬움을 남기며 다시 버스로 카타니아로 내려갔다가 거기에서 시칠리아의 마지막 일정,
타오르미나로 가는 길입니다.
에트나에서 직접 가는 버스도 있었지만 그걸 모르고 아침의 버스를 왕복으로 구입했기 때문에
다시 카타니아로 내려가야 합니다.
버스가 달리는 내내 길가 왼쪽으로 맑은 석양 속에 빛나는 에트나가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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