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전 세계 가톨릭의 총본산이며 신도들의 정신적 구심점인 교황이 거주하는 바티칸 시국입니다.
바티칸 박물관과 산 피에트로(베드로) 대성당이 오늘의 목적지.
숙소에서 나와 메트로 1번선을 타고 Ottaviano-S.Pietro 역 도착, 바티칸 박물관에 왔습니다.
이곳은 1506년 교황 율리오 2세가 설립하고 1771년 교황 클레멘스가 대중에게 개방한 곳으로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입니다.
오전 9시로 예약(입장료 16유로, 예약비 4유로/1인, 오디오 가이드 대여비 7유로/1개)해 놓고 일찍 왔기 때문에
줄 서서 기다리지 않고 곧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중 가운데에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 텔레스, 두 사람이 인쇄된 티켓과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받고 입장.
벨베데레 정원에 있는 조각상,
독사에 물리는 자살, '클레오파트라'와
헬레니즘 시대 최고의 걸작인 '라오콘 군상'을 보면서 관람을 시작합니다.
'라오콘 군상'은 트로이의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경고한 신관, 라오콘이
아테나 여신의 보복으로 두 아들과 함께 뱀에 물려 죽어가는 고통스러운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도 이 조각이 있습니다.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진, 가장 이상적인 신체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아폴론과
바다의 신, 녭튠(포세이돈) 조각에
미켈란젤로의 목과 팔, 다리가 없는 조각인 토르소까지.
로마시대의 섬세한 모자이크화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수가 등장하는 아라치 회랑의 벽걸이, 타피스트리는 정교했고
지도의 회랑에서 본 천장은
금빛 찬란, 놀랄 정도로 화려했지요.
벽면의 지도는
교황의 영향이 미치는 지역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라파엘로의 방에 있는 '아테네 학당(1509~1511)'은 바실리카를 배경으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과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어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림입니다.
중앙에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이상주의 플라톤과 손을 땅으로 향한 합리론의 아리스토텔레스,
그 발 밑에서 한가롭게 앉아 있는 디오게네스, 만물의 근원이 불이라 했던 턱을 괸 헤라클레이토스,
노트에 무언가를 쓰고 있는 피타고라스에 투구를 쓴 알렉산더 대왕과 대화 중인 소크라테스며
종교적인 갈등 끝에 납치되어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던 인류 최초의 여성 수학자, 긴 머리에 흰 옷을 입은 히파티아와
오른쪽 앞쪽의 수학자 유클리드와 제자들까지 모두 시공을 초월하여 등장하는 그림이었지요.
'예수의 변용'은 라파엘로 최고의 걸작으로
아래 부분의 혼란과 대비, 예수의 신비와 위엄을 잘 나타냈다는 작품이고
역시 라파엘로의 '보르게의 화재'는 교황이 신앙의 힘으로 그 지역의 화재를 진압했음을 칭송하는 그림.
발코니에서 당시의 교황 레오 4세가 불 속에서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샤갈의 성화와
종려나무로 신앙심을 표현한 마티스의 그림도 있습니다.
시스티나 성당은 콘클라베, 교황을 선출하는 장소로
이 성당의 제단 뒷면에는 미켈란젤로의 걸작 벽화, 프레스코화인 '최후의 심판'이 있습니다.
상단에는 예수, 마리아를 중심으로 순교한 성인들을, 하단에는 고통스러워하는 인간을 그리면서
천국과 연옥, 지옥을 묘사했지요.
미켈란젤로는 여기 등장인물 391명 대부분을 나체로 그렸는데 얼마 후,
교황청 공의회에서 아랫도리를 가리기로 결정,
그러면서 이 작업을 담당했던 미켈란젤로의 제자, 볼테르는 '기저귀를 채우는 사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네요.
이 성당의 천장을 장식한 천장화 '천지 창조', 역시 미켈란젤로가 구약의 내용을 표현한 작품으로
그중, '아담의 창조'는 SF영화 'ET'에 차용되기도 했었지요.
소음과 진동에 취약한 이 프레스코화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이제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언니가 오래전 방문했을 때에 찍었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방대한 소장품을 보면서 이동.
넓은 뜰을 바라보며
주세페 모모가 만든 멋진 나선형 계단으로 내려와
베드로 성당으로 갑니다.
베드로 순교 후 천년이 지난 시점에 교황 율리오 2세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와 화가를 모아 최고급 대리석과 황금으로 이 성당을 짓기로 결정,
기금을 모으기 위해 면죄부를 발행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들어 내면서 이는 결국 종교개혁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성당 오른쪽에 보이는 탑은 이집트에서 가져온 거대한 오벨리스크.
원형의 건물, 원주 위에는 140명의 성인들이 조각으로 서 있습니다.
이 성당은 무료입장.
우리가 박물관을 도는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엄청나게 긴 줄이 만들어졌네요.
오랜 시간을 기다려 들어간 성당 안,
그 중심의 청동으로 만들어진 발다키노(덮개, 캐노피) 밑에는 베드로의 무덤이 있습니다.
교황청을 지키는 근위병도 복장도 특별했지요.
엄격한 심사를 거친 스위스의 건강한 젊은이들로 제한을 둔다는 이 근위병들의 제복 디자인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전형적인 르네상스풍의 강렬한 색 조합으로
파랑과 노랑은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델라 로베레 가문'을, 빨강은 레오 10세의 '메디치 가문'을 상징한다네요.
132m 높이의 대성당 쿠폴라에 올라가려면
티켓을 사 들고
안내판 내용 그대로 별도의 요금을 낸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걸어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안쪽에 화려한 성화가 있는
지름 42m, 높이 132m의 거대한 돔, 쿠폴라에 오르니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바티칸의 안뜰이 보이고
베드로 성당 앞 '천국의 열쇠' 모양으로 만든 광장도 보였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쿠폴라에 오르는 계단 옆에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금빛 열쇠를 건네주는 장면' 모자이크화가 있습니다.
'27. 이탈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아차 아르메리아의 로마 별장과 도자기 마을, 칼타지로네 (0) | 2017.02.25 |
---|---|
시칠리아 - 팔레르모와 몬레알레 (0) | 2017.02.22 |
피사와 로마에서 (0) | 2017.02.05 |
예쁜 도시, 피렌체 (0) | 2017.01.31 |
운하의 도시, 베네치아 (0) | 2017.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