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이란, 요르단, 이스라엘

와디 무사, 모세의 계곡에 있는 페트라

좋은 아침 2015. 1. 15. 11:00

페트라가 있는 오아시스 마을, 와디 무사입니다. 

와디 무사는 와디(계곡) + 무사(모세), '모세의 계곡'이라는 뜻. 

마을 입구에는 '모세의 샘'으로 알려진 '아인 무사'가 있습니다. 

'약속의 땅'을 찾아갈 때 모세가 지팡이로 이 바위를 쳐서

 

 

물이 솟아나게 하여 갈증을 풀었다는 이야기가 전하지만

이 일에 인하여 신의 노여움을 산 모세는 가나안을 눈앞에 둔 느보산에서 죽어 그곳에 묻히게 됩니다.

바로 그 샘입니다.

사람들은 경건한 의식을 거친 후에 그 물을 마셨지요.

 

 

와디럼을 출발한 미니버스는 요르단의 중요한 순례길,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지는 '왕의 길(King's Way)'을 달려 

와디 무사의 우리 숙소, 'Valentine Inn'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후론트의 주인 여자는 싹싹하고 서비스가 좋았지요.

이곳에서는 관광을 떠나는 이른 아침의 식사와 푸짐한 저녁의 뷔페에 

페트라까지 오전, 오후 각 2회의 셔틀버스를 제공합니다.

꽤 괜찮은 숙소였네요.

 

 

화려한 카펫으로 장식한 내부의 이국적인 매력에 

 

 

간단한 영어를 하는, 터번 두른 기사 아저씨도 친절했지요.

 

 

나이트 투어는 다음 날로 예매했습니다.

와디럼에 가는 1박 2일의 투어도 진행하더군요. 1인당 35JD. 

우리는 월, 수, 목요일에 진행하는 페트라의 나이트 투어를 염두에 두고 와디럼에 먼저 다녀왔는데 

페트라를 거점 삼아 이 호텔의 투어를 이용했더라면 좀 더 편한 여행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페트라 입장을 앞두고 로비에서 비디오테이프로 알 카즈네('보물창고'의 뜻) 장면이 나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배'를 다시 감상했습니다.

내일 일정이 기대되는 밤입니다. 

 

 

드디어 페트라에 들어갑니다. 

기원 전 6세기, 아랍계 왕국 나바테아 사람들의 이 땅은

대상들이 머무는 중요한 교차로가 되어 크게 발전했지만 

몇 차례의 지진으로 파괴되고 물길이 막히면서 로마에 합병되어 역사 속에서 사라진 도시, 페트라입니다. 

그 당시에도 극장과 목욕탕에 수로를 만들어 이용했던  뛰어난 문명을 누린 도시였습니다.

2일권 입장료, 55JD는 무려 현지인의 50배 요금이지만 해마다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는

요르단 제일의 유적지입니다.

 

 

뱀이 새겨진 무덤을 거쳐 

 

 

관광객을 위하여 나바테아 병사로 분장한 경비원 옆을 지나면  

 

 

시크(Siq, 통로).

페트라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로 들어가는 관문, 거대한 붉은빛 암벽 사이의 좁은 협곡입니다. 

높이 200m, 길이 1.2km, 이 길의 끝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라는

페트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2층 건물인 그리스의 신전을 닮은 코린트 기둥의

'알 카즈네(Al Khazneh)'가 있습니다.

거대한 암벽을 위에서 아래도 깎아내리면서 조성한 이 건물은

기원 전의 왕국, 나바테아의 왕 무덤 또는 신전으로 추정된답니다.

 

 

거대한 바위를 깎아 만든 높이 43m, 너비 30m, 이 다양한 양식의 사암 건물은 

그 당시 페트라가 온갖 문물이 오고 가는 중요한 교역길, 국제적인 도시였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집트 파라오가 보물을 숨겼다는 '보물창고' 전설 담긴 내부는 현재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입구에서 마차를 타고 들어올 수도 있는데

 

 

여행자를 위한 마차나 낙타, 당나귀 모두 각각 정해진 제 구역에서만 오갈 수 있는 듯했습니다.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안쪽으로 더 걸어가면 로마 시대의 원형 극장이 나오고

 

 

왕족의 무덤도 보입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테메노스 문(Temenos Gateway)까지 오는 'Main  Trail'로 일정을 끝내지만 

 

 

이 페트라를 즐기는 방법은 적어도 8개. 

 

 

그중 4번 '알 데이르(Al Deir, 수도원) trail'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이곳 역시 무덤이나 신전으로 추정되지만 

비잔틴 시대에는 교회로 사용된 듯 그 안에서 십자가 조각이 발견되면서 수도원으로 부른다네요. 

 

 

그 앞에는 베두윈이 운영하는 카페가 있고 

 

 

전망대에 오르면

 

 

작은 기념품 가게 앞에 

 

 

엉성한 안전대 멀리 어렴풋하게 사해와 이스라엘 땅이 보였습니다. 

 

 

2번, 'Al Khubtha Trail'은 알 카즈네를 조망할 수 있는, 그 앞의 알 쿱타 산으로 올라가는 코스로 

다양한 색의 물결무늬 바위가 특이한 길. 

수도, 암만 터미널에서 만났던 수다스러운 동키 보이, 자칭 '조니 뎁'과 반가운 재회 끝에 

가격을 절반으로 깎아 준다는 강요를 받으며 그의 당나귀를 탔지만

반질반질 닳아서 경사 진 계단을 뒤뚱거리는 작은 당나귀로 오르는 길은

오히려 불안하고 불편해서 내려야 했네요.

 

 

나는 걷고 '조니 뎁'은 절벽 위에서 당나귀 등에 올라서는 묘기를 부리며 놀고. 

완전히 주객전도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밝고 명랑한 베두윈 젊은이었습니다.

 

 

그 길의 끝, 위에서 내려다본 '알 카즈네'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다음날 아침, 전날 숙소에 주문했던 런치 박스를 들고 다시 페트라에 입장, 'Jabal Haroun Trail'에 나섰습니다. 

모세의 형인 예언자, '아론'의 무덤으로 가는 길입니다. 

 

 

원형극장을 거쳐 대신전을 지나서 두 개의 산 허리를 돌자,

 

 

저 멀리 해발 1350m의 아론 산 꼭대기에 하얀색 돔이 보였습니다. 

 

 

 

연 강수량 100mm 이하라는 이 땅은 건조하고 황량한 사막에서

한낮의 땡볕 속, 거친 돌길을 걸으며 쉬며

 

           

지막으로 깎아 만든 암석 계단을 오르니

 

 

산 정상에 작은 교회와 모세의 형, 아론의 무덤, '아론 성지'가 있었습니다.  

아론 역시 모세처럼 가나안에 이르지 못하고 시나이 반도에서 죽으면서 이 땅에 묻혔답니다. 

 

 

 

페트라에서 가장 높은 이곳에서는 주변의 황량한 사막이 한눈에 들어오지만 

엷은 안개 탓에 멀리 사해는 보이지 않았지요.  

왕복 6시간, 따가운 햇빛 아래 걸었던 사막 트레킹으로 몸은 지쳤지만 마음이 아주 흐뭇했던 날입니다. 

 

 

 

와디 무사 마을에 밤이 왔습니다. 

 

 

오후 8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진행되는 야경투어에 왔습니다.

입구에서 알 카즈네까지의 3km 거리, 비닐봉지 안에 모래를 넣고 그 위에 초를 세워놓은, 

1700여 개의 촛불이 길을 안내하는 소박한 서비스만은 감동적이었네요.

 

 

촛불을 따라 시크를 지나서 도착한 알 카즈네,

싸늘한 밤의 따뜻한 차 한 잔 서비스도 좋았고 베두윈 전통 음악과 건물에 쏘아대던 레이저에

웅장한 서사시를 읽는 듯한 낭송도 좋았지요.

          

 

 

오래 기억될 낭만적인 밤이었네요.

 

 

현재 발굴된 구역은 전체의 21% 정도라니  머지않아 전 구역이 발굴, 공개된다면?

다시 와야겠지요!

 

알 데이르(Al Deir) 앞에서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