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일본 중부산악국립공원 주변

북 알프스의 알펜 루트

좋은 아침 2024. 11. 20. 07:17

다테야마 쿠로베의  알펜 루트로 가기 위하여 시라카와고 오기마치를 떠나서 10시 40분 쿠로베 역에 도착, 

 

 

 

버스정거장에서 3분 거리의 덴테스도야마 역에 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북 알프스라 부르는 도야마와 나가노 현의 히다 산맥 안, 37km를 6개의 교통수단으로 관통하는 대장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우선 캐리어를 시나노오마치(信濃大町)역으로 탁송하려 했더니 오전 7시 30분부터 일을 시작했던 티켓오피스에서는 오늘의 수하 물량을 채우면서 9시에 이미 발송을 끝냈다네요.

그래서 무로도에서 1박 후 내일 짐을 찾을 거라 알렸더니 티켓 게이트 쪽의 역무원에게 가 보라 했지요.

정복을 입은 역무원은 여기서도 오전 10시로 마감이 되었다면서 짐 당 3000엔에 추가로 개 당 500엔의 할증요금을 내라기에 캐리어를 끌고 알펜 루트를 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서 우리 일행의 짐 3개를 10,500엔에 맡겨야 했습니다.

 

 

내일은 알펜 루트의 남은 일정을 일찍 끝내고 10시 30분까지 영수증 지참, 시나노오마치(信濃大町) 열차역 앞에 있는 지정된 장소에서 짐을 찾아야 합니다. 

오전 7시 40분부터 10시 30분 사이, 오후에는 3시부터 5시 45분까지인 인도 시간을 엄수하랍니다. 

우왕자왕 헤맸기에 장황한 설명이 되었네요.

 

 

오늘 우리 숙소가 있는 코스의 중간, 무로도(室堂)까지의 편도 요금은 1인 5320엔. 

 

 

그런 과정을 거치며 덴테스 도야마에서 11시 50분 열차로 출발하여

 

 

1시간 이동 후,

 

 

이슬비 내리는 다테야마 역에서 케이블카로 환승. 

 

 

10여 분 후, 다테야마 하이랜드 버스로 갈아타는 비조다이라(美女平, 977m)에 도착하였지요.

 

 

여기는 오랜 수령의 삼나무 숲이 아름답다기에 숲길로  들어섰지만

 

 

그러나 오늘도 간간히 이슬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물안개 자욱한 젖은 숲길은 미끄러워서 걷기가 어려웠네요. 

 

 


그러니 차도 따라  단풍 숲을 들여다보다가 

 

 

결국 다음 버스로 미다가하라(弥陀原, 1930m)로 와야 했습니다.

여전한 비구름에 실망스러웠지만 

 

 

여기 목도를 따라 걷기 얼마 되지 않아 파란 하늘이 보이면서 

 

 

 

와, 이 고원이 빛나기 시작했네요. 

 

 

 

하얀 구름이 낮게 깔리면서 파란 하늘과 노란 가을 들판이 만들어내는 

 

 

이 아름다움에 놀라 정거장으로 되돌아가서 무로도 행 버스 탑승 시간을 한 타임 늦추겠다 알리고는 두어 시간 동안 이 환상적인 풍경 속을 걸어 다녔지요. 

날씨에 따른 이런 변화가 놀라웠습니다.

 

 

아우터 코스의 끝부분에는 2012년 람사르 조약 습지에 등록된 '다테야마 미다가하라, 다이니치다이라' 습지가 있어 물새의 서식지로 가치가 높답니다.  

우리가 걸어 다녔던 부분과 달리 엄청난 크기의 습지입니다.

 

 

입구의 미다가하라 호텔 로비에서 바라본 모습도 아름다워서 언제 다시 온다면 이 호텔에 머물면서 비조다이라의 삼나무 숲과 미다가하라의 저 고원 위를 제대로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구름의 바다에

 

 

석양이 내려앉는 모습을 뒤로 버스는 계속  고도를 높이면서 

 

 

드디어 다테야마(立山)의 고원 지대인 무로도 다이라(室堂平, 2450m)에 왔습니다.  

 

 

근처의 '지코쿠다니(地獄谷)'도 노을빛으로 환해지는 시간입니다. 

 

 

알고 보니 우리 숙소인 무로도 산소(室堂 山莊),

 

 

'Tateyama Murodo Hut'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산장으로 중요문화재가 되어 각종 화보에도 등장하는 곳으로

 

 

무너져 내릴 듯한 예전 건물 옆에 새로 지은 집까지도 이제는 시설이 많이 낡은, 유서 깊은 산장이었네요.

 

 

Mikurigaike Pond 부근에서는 4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20m 높이의 설벽(Snow Wall)도 볼 수 있습니다.

 

 

다음날, 동쪽 하늘이 밝아지면서 

 

 

미도리가이케 연못(Midorigaike Pond) 위에 다테야마(立山) 연봉이 비치는 아침에는

 

 

엔마다이(Enmadai) 전망대에서도 멀리 다테야마시(立山市)가 내려다 보였습니다. 

 

 

Mikurigaike Pond 뒤쪽, '지옥의 계곡'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어서 생략.

시나노 오마치에서 짐을 받아야 하는 제한된 시간을 의식하면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버스 스테이션에서 남은 구간, 무로도에서 오기자와(扇澤驛)까지 가기 위하여 1인 편도 2660엔의 티켓을 구입한 후

 

 

아침 8시 45분에 출발하는 트롤리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긴 터널 속을 달렸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산속에 이렇게 긴 터널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지요.

 

 

다이칸보(大展望臺, 2316m)에서 내려 다테야마(立山, 3015m)를 바라보며

 

 

이번에는 로프웨이를 타고 

 

 

쿠로베다이라(黑部平, 1828m)로 내려간 다음,  

 

 

다시 터널로 쿠로베코(黑部湖, 1455m)까지 

 

 

케이블카로 내려왔습니다.

 

 

터널에서 나와 쿠로베 댐 위를  산책하면서

 

 

 

쿠로베 호숫가와 

 

 

저 계곡의 화사한 단풍을 보며 일본의 가을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거대한 댐처럼 거대한 전망대도 있었지만 저 높은 계단을 오를 엄두가 나지 않아 단념하고 그 아래의 작은 자료관에 들어가서 

 

 

댐의 역사를 들여다보았지요.

1956년부터 해발 1470m의 쿠로베 강 상류를 막고 공사를 시작, 7년 간  513억 엔, 연인원 1,000만 명으로 1963년 완공한 이 세계 최대의 아치식 돔형 수력발전댐에서는 연간 일반가정 100만 호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답니다.

 

 

 

댐의 완공은 알펜 루트와 연계되면서 이 지역을 유명관광지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는 칸덴 터널 전기버스로 오기자와(扇澤驛, 1433m)까지 가야 합니다. 

오기자와 방향으로 가는 전기버스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5분과 35분에 출발하고

나가노쪽에서 시작한 경우, 쿠로베다이라 방향으로 가는 케이블카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 시간 3회 운행됩니다. 

쿠로베 호수에서는 유람선, 가르베를 탈 수 있습니다.

 

 

전기버스를 타려고 터널 속 계단으로 정거장에 올라갔다가 

 

 

역사 안에서도 내부 계단을 통하여 전망대에 직접 갈 수 있고 거기에 식당이 있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네요.

아래쪽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미처 여기까지는 생각을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다음 버스를 타기에는 이제 시간 여유가 없었지요.

 

 

 

다시 터널 속을 달립니다. 

 

 

오기자와(扇澤) 버스 스테이션에서 나와 바라본 화사한 단풍!

이것으로 오랫동안 꿈꾸었던 알펜 루트 여행이 끝났습니다.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거대한 히다 산속의 긴 터널과 가을의 아름다운 고원을 돌아다녔으니 비싼 교통비와 짐 탁송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네요.

 

 

이제 시나노 오마치(信濃大町)에 가는 버스로 갈아 타고 가을 산길을 달려갑니다. 

시나노 오마치 열차역 앞에서 맡긴 짐을 찾아 오후에는 마쓰모토와 나카쓰가와를 거쳐 마고메주쿠로 가야 합니다. 

  

 

그러나 10시 30분의 시나노 오마치 캐리어 픽업 장소에는 우리 짐이 안 보였지요.

오후 2시까지 기다려보라 했지만 오후 일정 때문에 그렇게 긴 시간을 기다릴 여유는 없었네요.

이 배달사고는 택배회사에서 수소문, 그날 저녁 마고메 주쿠의 우리 숙소까지 캐리어를 보내주는 것으로 끝났지만 '인도 시간 엄수' 때문에 알펜 루트의 둘째 날, 무로도 고원과 쿠로베 댐전망대에서 서둘러야 했던 일은 두고두고 서운하게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