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일본, 규슈와 시코쿠

구마모토(熊本, 웅본), 아소산(阿蘇山)

좋은 아침 2023. 11. 2. 21:22

 

구마모토 열차역에서 JR패스를 이용,

아소구주횡단철도(阿蘇九重橫斷鐵道, 아소보이)를 타고 아소산으로 갑니다. 

 

 

넓은 시야를 확보한 맨 앞 좌석의 이 열차 안에서

단선인 철로에 고도를 높이는 스위치백까지 즐기고

 

 

구마모토를 상징하는 갖가지 모습의 구로몬에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는 카페도 구경하다가 

 

 

1시간 10분 걸려 아소역(阿蘇驛)에 내렸습니다. 

 

 

아소국립공원은 구마모토현과 오이타현에 걸친 오랜 역사의 국립공원으로 

남북 25km, 동서 10km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칼데라(화산 폭발 후 생긴 함몰지형, 분화구)는

규슈의 상징입니다.

칼데라의 중심에 있는 5개의 봉우리, 아소 고가쿠(阿蘇五岳)에서 최고봉은 다카다케(高岳, 1592m)로

나카다케(中岳, 1506m),  에보시다케(烏帽子岳, 오모자악, 1337m), 기지다마케(杵島岳, 조도악 1326m),

네코다케(根子岳, 1433m) 중에 가장 활발한 화산활동을 하는 산은 나카다케.

 

 

    여기 아소 스테이션에서 대초원인 구사센리, 화산박물관을 거쳐 아소 산조까지 가는 셔틀 버스는 하루 6편,

    하산 버스는 7편으로 요금은   왕복 1500엔입니다.

 

 

거기서 다시 아소 산조터미널에서 나카타케 분화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야 합니다. 편도 1200엔. 

전에 분화구로 가던 로프웨이는 2006년의 지진으로 파손되면서 철거되었답니다. 

 

 

5분 거리의 분화구 입구에서 하차, 

 

 

화산이 폭발하면 군데군데 서 있는 저 대피소들이

뜨겁게 흘러내리는 용암과 그 열기를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분화구 쪽으로 올라갑니다. 

 

 

일반에게 공개되는 유일한 활화산, 나카다케의  깊이 130m, 너비 4km 분화구에서 나오는

끊임없는 연기는 놀라웠지만 기대했던 그 안의 뻘건 용암은 볼 수 없었네요.

 

 

이 지역은 화산 가스, 악천후, 분화 가능성 등 때문에 부분부분 폐쇄되는 일이 잦답니다.

상황에 따라 빨강-노랑-초록-파랑의 경고등이 뜬다지만 오늘은 '평온'!

공식 홈페이지에서  출입가능 여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apan.travel/national-parks/ko/parks/aso-kuju/see-and-do/mount-aso-visitor-center/

 

 

분화구를 일별하고 

 

 

주상절리를 보면서

 

 

나카다케 분화구 남쪽의 砂千里浜(수나센리 가하마, 사천리빈)으로 왔습니다. 

 

 

최고봉인 타카다케(고악)가 보입니다.

 

 

여기는 높은 증기와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같은 화산가스에 노출된 땅,

 

 

 

식물의 성장이 어려운 지역으로 한정된 식물만 자랄 수 있는 사막과 같은 지형이라서

화산황원(카잔코겐, Kazan Kou Gen, Volcanic Desert )이라 부른다지요.

화산재와 마그마 덩어리가 바람 따라 모여들면서  이 분화구의 황량한 풍경 또한 늘 변한답니다.

 

 

 

거기 돌탑에서 만난 '希望'!

누군가의 간절함이 애처로웠네요. 

 

 

멀리 아소마을과 평평한 봉우리, 다이칸보(大觀峰)가 보입니다. 

거기서는 이쪽의 아소 5봉과 넓은 초원, 아소 계곡의 웅장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데

 

 

  우리의 시간으로는 거기까지 갈 수 없었지요. 

  렌터카로 돌았어야 했네요.

  35분 걸리는 버스는 하루 5편인 데다가  입구에서 하차, 대관봉까지는 걸어서 왕복 1시간이라니

 구마모토로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하면서 아쉽지만 포기.

 

 

도보로 아소 산조터미널 (20~30분)까지  내려가면서 ​

 

 

다시 나카다케 쪽을 되돌아봅니다.  

 

 

맑은 날씨!

 

 

 

산책이 즐거운 시간이었지요. 

 

 

중간의 아소 산조 정거장에서 셔틀버스 승차, 

 

 

화산 박물관과 구사센리가 있는 정거장에 내려

 

 

레스토랑에서 구마모토의 향토음식, 말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고 

 

 

화산박물관 뒤쪽의 구사센리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저 멀리 왼쪽 나카다케 분화구의 연기와 오른쪽 중간의 아소 산조역이 보입니다.  

 

 

휴화산인 에보시다케(烏帽子岳) 분화구 안, 구사센리(草千里) 초원의 한가로운 산책도 좋았습니다. 

파란 하늘과 투명한 햇빛, 맑고 신선한 공기와 멋진 경치가 눈앞에 있었거든요.

오랫동안 궁금했던 아소 화산, 그 분화구 안에 와 있음은 아주 감동적이었네요. 

 

 

 

 

드넓은 초원의 목가적인 풍경은 마음까지도 시원하게 만들었지요. 

 

 

억새가 흐드러진 풍경 속을 걷다가 

 

 

다시 草千里 阿蘇山博物館前(초천리 아소산 박물관 앞)에서 아소 역으로 내려가는 셔틀을 탔습니다.

긴 줄 끝에서 버스를 타지 못한 사람도 있었으니 돌아가는 시간을 확인하고 여유 있게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나카다케를 본 다음 여기에 들르기 때문에

분화구에서 타는 사람이 많으면 여기서는 빈자리가 없을 수 있습니다. 

 

 녹색 잔디로 뒤덮인 원뿔 형태의 분화구인 고메즈카(米塚)를 보면서 하산,

 

 

다시 구로몬들이 맞아주는 구마모토(熊本)에 돌아왔습니다. 

 

 

다음날은 구마모토시 전철 1일 승차권(500엔)을 사들고

A 노선 상에 있는 구마모토 성과 스이젠지 공원에 다녀왔습니다. 

 

 

구마모토 성에는 한글 안내가 있어 편리했네요

 

 

입구의 쓰보이가와 강을 따라 이어진 해자, 성을 둘러싼 길이 242m의 견고해 보이는 나가베이 담은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랍니다.

세이난 전쟁 때 철거되었고 2016년 지진에 일부가 붕괴되었으나 이제는 복구가 끝났다지요. 

 

 

근처에는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좌상이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도와 일본 전국의 통일에 한몫을 했고

불교신자로 기독교 박해에 주도적이었던 인물로

1592년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 때 선봉에 섰던 그를 조선에서는 '악귀 기요마사'라 불렀답니다.

1598년 히데요시가 죽자 본국으로 돌아온 그는 히데요시가 남긴 어린 아들의 섭정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인정을 받으며 일본 남동부, 구마모토 대영지의 세습영주가 됩니다. 

자신의 영지 개발과 성을 축조하는데 열중했던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봉토는 호소가와에게 넘어갔습니다. 

 

 

구마모토성은 400여 년 전, 축성술의 대가인 가토 기요마시가 7년에 걸친 대공사 끝에 완성한 것으로

40m 높이의 구릉 지형을 이용하여 경사진 돌담을 쌓는 등  많은 건축 기술이 담겨 있는 곳입니다.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높이  20m의 석축과 넓은 해자는 특별 사적,

망루와 누문은 국가 중요문화재 건조물입니다. 

주변에 800그루 벚나무가 있는 봄철의 벚꽃 명소로 개방 시간은 09:00~17:00, 입장료는 800엔.

 

 

오래된 석축(사진 오른쪽)에 새로운 석축(왼쪽)이 증축된 니요노 이시가키(두 가지의 석축)에서는

구마모토성 석축의 웅장한 아름다움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급경사의 높은 석축과 정교한 설계 등 독자적인 축조 기술의 특징으로 오사카 성, 나고야 성과 함께

일본 3대 명성의 하나가 되었답니다. 

 

 

은행나무 성이라는 별명답게 경내에는

유사 시의 비상식량 확보 차원으로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많습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이들이 우리 땅에 축성했던, 지금도 남아 있는 울산왜성에서

농성전을 벌일 때 식량부족으로 고전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네요.

 

 

1877년 세이난 전쟁 직전에 화재로 소실되었던 대천수각과 소천수각은

1960년에 철골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재건되었으나

2016년의 구마모토 지진으로 다시 기와의 파손과 석축의 붕괴, 건물 일부의 손상 등 막대한 피해를 입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봄, 복구공사가 완료되어 천수각은

새로워진 내부 전시와 함께 그 복원된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그러나 아직도 성 안의 다른 건물에서는 아직도 복구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6개 층의 내부에는 층층마다 각종 무기며 천수각의 복원 과정 등 이 성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웅장한 옛 모습을 남긴 사진도 보입니다. 

 

 

천수각의 최상층, 오조단의 모형은 아름다웠고

 

 

당시 권력자들, 가토 기요마사와 그 뒤를 이은 호소가와의 복색은 흥미로웠지요.  

 

 

 

다시 전차를 타고 스이젠지쿄엔(水前寺公園)에 왔습니다. 

입장권에는 이 정원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네요.

입구의 도리이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규슈에서도 손을 꼽을 정도라는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집니다.

공원의 북쪽, 후지 산의 형태를 그대로 본떠 만든 시바야마가 특별했습니다. 

 

 

 

이 정원은 1632년 당시 이곳의 영주였던 호소카와 다다토시가 공사를 시작, 3대에 걸쳐 다듬었다지요.

전형적인 일본식 정원의 넓게 잔디 위로 저녁 햇살이 내려 앉으면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