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아프리카 6개국

우간다

좋은 아침 2010. 3. 17. 22:30

2004년 8월 12일(목) 제18일, 부코바 → 우간다의 Masaka → 쎄쎄 군도의 Kalangala 섬

 

아침 8시 미니버스로 출발, 8시 45분 탄자니아 출국신고, 9시 넘어 우간다 Mutukula에서 입국신고.

 

 

섬에서 쓸 생각으로 30달러를 달러 당 1650Ush(우간다 실링)에 바꿨다.

중간 마사카까지는 88km.

길가에는 짙푸른 바나나 밭이 이어져 여태까지 건기의 누런 황무지만 보던 눈이 한결 시원하다.

우간다를 ‘아프리카의 진주’라 부르는 이유를 실감했다.

 

마사카에서 점심.

이어 비포장으로 엉망인 황톳길을 3시간 달려 빅토리아 호수 안에 있는 섬들, 쎄쎄 군도 중에서 

제일 큰 섬 Kalangala로 가는 페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도중에 버스 지붕에 얹어놓은 내 캐리어가 땅에 떨어져 파손되면서

안에 있던 목조각 기념품이 부서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버스 기사들은 ‘길이 이렇게 먼 줄 몰랐다. 그러니 5만Ush를 더 줘야한다’며 움직이지 않아

다시 돈을 걷어 지불한 후에야 출발.

 

선착장의 4시, 페리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차와 사람이 구름처럼 몰려들더니

급기야는 서로 먼저 타려고 난리법석이 났고.

제일 먼저 와있던 탄자니아의 우리 버스는

우간다 번호판의 현지인 차들에게 의도적인 새치기를 당하면서 계속 탑승이 밀렸다.

오늘 배를 타야 한다는 절박함에 팀원 모두 끼어드는 차들을 몸으로 막으면서

드디어 차를 배에 싣는데 성공.

구경하며 웃는 원주민들 속에서 주먹다짐 직전의 실랑이까지 벌어진 이 무용담은 

여행 내내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1시간 쯤 지나 배에서 내려 달리는 길도 역시 황토의 거친 길이어서 모두들 눈썹까지 하얗게 먼지를 뒤집어썼다.

Kalangala에 도착하니 모두 10시간이 걸린 셈.

방갈로가 운치 있는 Palm Beach Hotel은 방이 없고 2차로 찾아 온 곳은 모기장도,

방충망도 없이 도마뱀 몇 마리가 벽화처럼 붙어 있는 Ssese Islands Hotel.

1박에 6ooooUsh인데 그나마 내일은 예약손님 때문에 방을 내주어야 한단다.

 

 

2004년 8월 13일(금) 제19일, Kalangala 섬

 

맑은 새소리에 기분이 좋다.

아침 일찍 호숫가를 산책하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다.

 

커피와 과자로 아침 해결.

 

먹을 것이 더 필요해서 현지인 종업원을 앞세워 고개 너머 다운타운의 시장에 가서 과일을 많이 사 왔다.

길을 묻는 내게 잠깐 방향을 잡아주고 가려던 그에게

‘산길이어서 혼자 못 가겠다, 같이 가자’고 떼를 써서 동행한 것.

호텔로 돌아 올 때는 그의 친구가 운전하는 트럭을 만나서 얻어 탔다.

방까지 물건을 갖다 주는 친절이 고마워서 팁을 주고 바나나를 먹으라 하니 겨우 2개를 가져간다.

집이 캄팔라인 이 남자는 38세, 가족과 떨어져 직장인 이곳에서 혼자 산다고 했다. 

 

10시에 첵크 아웃하면서 300m 정도 떨어진 파노라마 호텔로 옮겼다.

방갈로 1채에 하루 30000Ush

물가에서는 멀지만 한결 깨끗하고 종업원들은 싹싹하다. 부대시설은 아직 미완성.

물이 귀해서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전기불도 자가발전, 저녁에만 들어온단다.

방 안에 석유 램프가 있고 그 옆에는 중국제 조잡한 팔각 성냥곽이 두 통 놓여 있다.

 

짐을 풀고 아래 원주민들이 사는 마을로 가서 고깃배 흥정, 

5명이 15000Ush에 1시간동안 배를 빌려 타고 빅토리아 호수를 돌았다.

 

 

배에서 내린 마을 구경.

이곳은 조그맣고 한적한 마을, 상자처럼 네모꼴로 지은 집들은 모두 작다.

동네는 아주 남루해 보인다.

그래도 틸라피아 매운탕을 파는 조그만 레스토랑에 

접대부로 보이는 여자가 술을 파는 bar도 두 군데 있다.

가게에 가서 달걀을 삶아 달라 주문하고(20개, 4000Ush) 야콘을 밖에 내어 놓은 가정집에서는

8개를 삶아 달라(1000Ush)부탁하여 우리의 저녁을 준비했다.

이어 배를 저었던 두 명의 사공 중에 엠므쁘리오의 집에 가서 그가 사는 집 구경하기.

잔 생선을 말리느라 입구부터 비린내가 나는 집에서

그는 아내와 고만고만 발가벗은 사내아이들 4명과 같이 살고 있었다.

 

 

두 평 정도의 흙벽돌집에 초가 이엉, 흙바닥인 그 안에는 해진 천 조각이 깔려 있고 

벽을 가로 질러 매어 놓은 횃대에 옷 몇 가지가 걸려 있는 가난한 살림살이.

뚜껑이 없는 냄비 2개는 1개를 뚜껑 삼아가며 번갈아 쓰는 듯하다.

우리를 구경하느라 모인 동네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잠시 머물렀다가 일단 철수,

여정이 끝나가면서 필요 없거나 남은 물건을 가지고 오후에 다시 방문하였다.

영어가 되는 여자에게 마을의 아픈 사람을 위하여 써 달라고 가져온 약을 맡겼더니 정작 환자가 왔을 때는

제 것인 양 인색하게 굴기에 우리가 직접 파스와 연고를 발라 주어야 했다.

 

뒷산에 올라 내려다보는 빅토리아 호수는 넓다.

세계 2위의 담수호라는 말이 그럴 듯하다.

열대림이 무성한 호안의 선은 아름답고 물결이 잔잔.

석양은 더 좋았다.

 

 

 

 

2004년 8월 14일(토) 제20일, Kalangala → 캄팔라

 

숙소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려 페리 선착장 도착, 3시에 마사카로 출발.

50여 분의 운항 끝에 다시 1시간 정도의 황톳길을 달려서야 겨우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만났다.

중간에 위도의 기준이 되는 적도 경계선(에콰토르) 표시 지점에서 기념사진.

 

 

 

저녁 무렵에 우간다의 수도인 캄팔라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크고 활기 있는 도시.

자카란다 가로수에는 분홍색 꽃이 피기 시작한다.

예약했다던 Clement Hill Hotel은 직원의 실수로 기록이 되지 않아 들어 갈 수 없다기에 다른 곳으로 이동.

그러자 버스 운전수는 또 처음의 조건이 아니라며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

많은 인원이 조건에 맞는 방을 찾기가 힘들고 어두운 저녁에 돌아다니기도 불안해서 

비싼 호텔의 더블 룸을 얻으면서 또 가격 문제로 한동안 실랑이.

 

 

2004년 8월 15일(일) 제21일, 캄팔라

 

아침 식사 후 숙소에서 걸어 마케레레 대학 캠퍼스 구경.

동아프리카 3개국 중 최고의 명문대라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고 건물은 낡았다.

탄자니아의 초대 대통령, 줄리어스 니에레레도 여기 출신이라고 한다.

교문 동판에 ‘우리는 미래를 건설한다’는 표어가 새겨져 있다.

 

 

일출 시간, 그 이른 때에 등교하던 많은 학생들을 생각하면 맨 발에, 허술한 재생종이 책과 노트를 쓰는

현재보다는 그래도 미래가 괜찮을 것이라는 위안을 받는다.

입구의 모스크에서는 무슬림들의 토론이 활발했다.

 

카수비 힐 찾아가기.

합승택시(300Ush) 정류장에 내려 언덕으로 올라 가다가 노래 소리가 요란한 교회 발견, 

안으로 들어가 특별한 예배 풍경을 구경.

엄숙, 경건의 한국 교회와는 건물부터 다른데 예배도 하나의 이벤트 같은 풍경.

몇 명은 단상에서 마이크를 들고 춤추며 노래하고 신도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고 있었다.

요란한 스피커 소리와 흥겨운 분위기 때문에 지켜보던 나도 즐거웠다.

동아프리카의 이 나라들은 1세기에 걸친 유럽 선교사의 활동으로 인구의 2/3가 기독교인이라한다.

 

우간다 왕국의 4대 카바카(왕)의 묘소 입장료는 3000Ush.

입구에서 바지 차림의 여자는 출입금지라며 스커트를 빌려 주었다.

 

 

우간다 크래프트에서 수공예품을 구경한 다음, 국립극장에서 오늘 저녁 공연 티켓을 예약하려고 길에 나섰다가

리 팀의 남자 둘을 만나 그들의 빅토리아 폭포 여행 계획에 우리 팀 3명이 우간다의 남은 일정을 포기하고

동행하기로 결정.

캄팔라 카지노 근처 중국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여행사에 전화하여 항공권을 사느라 오후 시간을 다 보냈다.

일요일이어서 쉬는 직원을 불러내야 했기 때문이다.

엔테베, 나이로비, 하라레, 빅토리아폭포, 요하네스버그 까지 4박5일 여정.

 

곧 가든 시티 쇼핑 몰의 우추미 슈퍼에 가서 우간다 전통음악 CD 1장과 과일을 사고 나미렘베 성당 구경.

오래된 건물과 울창한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걸어다녔다.

캄팔라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저녁에는 호텔 매니저에게 50달러를 바꿔 어제, 오늘 호텔비며 택시비 등 경비를 정리.

내일, 공항까지 예약한 봉고 택시비 9000Ush만 남겼다.

 

새벽 2시 30분에 공항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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