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여행 친구들 6명, 모두 8명이 2008년 7월 20일부터 8월 23일까지 35일 동안
발칸반도의 여러 나라에 다녀온 기록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으로 들어가 부쿠레슈티에서 아웃하는 항공권이었지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불가리아를 지나 루마니아에서 끝나는 일정.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고 연방이 무너지면서
종교와 민족에 따라 1991년 독립한 작은 신생국가들인 까닭에
새로운 체제에 적응을 잘한 나라도 있고
아직도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나라에 사회주의 체제의 경직된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는 나라 등,
다양한 국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출발, 그라츠에서 1박 후 숙소 앞에서 6번 트램을 타고 기차역으로 이동,
그 앞에서 Inter City 버스를 타고 크랑겐프르트까지 2시간.
곧 기차로 20분 만에 Villa로, Villa에서 갈아탄 기차로 국경을 넘어
슬로베니아의 제세니체로 40분 걸려 이동했습니다.
다시 제세니체에서 1시간 기다려 Bled 행 기차를 탔고요.
오스트리아의 OBB체인 시스템이 그 복잡한 여정을 잘 연결해주어 생각보다 쉽게 올 수 있었네요.
슬로베니아는 발칸 반도의 스위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국토의 절반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나라,
면적은 한반도의 1/11로 전라도 크기에 인구 200백만의 작은 나라이지요.
유로를 사용하는 이 나라의 수도는 류블랴나.
우리나라와 8시간 늦은 시차가 있습니다.
인포의 안내로 민박을 정한 후에
곧 '알프스의 눈동자'라는 찬사가 붙은 블레드 호수로 나갔습니다.
먼저 호숫가 언덕의 블레드 성에 올라가다가
중세 복장을 한 현지인들을 만나 기념사진 한 장 찍었지요.
그들은 매년 여름, 성안에서 정기적으로 연극 공연을 한다는데 우리 일정으로는 볼 수가 없었네요.
소박하고 정갈한 블레드 성은 현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입장료 6유로.
성에서는 이 마을의 아담하고 평화로운 모습이 보입니다.
블레드 호수의 중앙에 있는 성모승천 교회입니다.
율리아 알프스의 높은 산과 짙은 녹음, 잔잔한 호수와 아름다운 교회가 빚어내는 환상적인 풍경 때문에
세계의 유명 연예인들도 찾아오는 결혼식 장소랍니다.
섬에 들어갈 때는 자연보호 차원의 무동력 나룻배(플라타나)를 타야 합니다. 1인당 12유로.
섬에 도착하여 긴 계단을 올라가면
뜰이 나오고
거기 교회로
들어가면
스테인드 글라스로 화려한 작은 예배당이 있습니다.
그 안에 있는 '소원의 종'을 치면 원하는 일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다음 날에는 민박집에 큰 짐을 맡기고
트래킹의 거점마을인 크란스카야 고라로 버스를 타고 나갔습니다.
날카로운 암봉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산촌입니다.
그 마을에서 유럽 알프스의 끝자락인 율리아 알프스의 최고봉, 트리글라우의
부르시츄 고개(Vrsic Pass, 1620m)를 넘고
일부 구간은 기차를 타면서
2km 길이의 긴 철교를 지나
보인 호수에 왔습니다.
슬로베니아의 3대 관광지는 블레드 호수, 보인 호수, 포스토이나 동굴.
그중에서도 이 보인 호수는 주변에 365개의 교회가 있는 명소여서 슬로베니아 사람들도 자주 찾아온답니다.
보인 역에 있는
인포의 소개로 픽업 버스를 타고 들어온, 호수가 보이는 우리 숙소입니다.
다음날 아침, 햇빛에 반짝이는 수면을 바라보며 7km의 호수 둘레길을 걸었던 시간은
신선하고 향기로웠던 숲의 맑은 공기, 잔잔한 호수와 함께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호숫가에는 가족 단위의 캠핑객들이 많았습니다.
작은 배를 타고 호수를 돌거나 자전거를 타는 현지인들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지요.
모닥불 앞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도 행복했습니다.
다음날은 바로크풍의 작고 예쁜 수로도시, 작은 프라하로 불리는 수도 류블라냐에 왔습니다.
여행 초기, 슬로베니아의 숙소며 교통비 등이 예상외로 비싸서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류블라니카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예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니콜라스 대성당의 화려한 벽화도 좋았고
성당의 정문, 여행자들의 손길로 반질거리는 부조도 특별했던 곳.
거리에는 여행자를 위한 꼬마 열차도 다닙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 프레쉬린 광장에는 이 나라의 국가에 노랫말을 붙인 시인 프레쉬린 동상과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그의 연인 율리아가 대각선을 이루는 건물에 부조로 마주 서 있어서
여행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세련되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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