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나 담페초'에서 '미수리나' 행 버스는 관광 시즌이 시작되는 6월 9일부터 운행된답니다.
우리가 코르티나 담페초에 도착한 것은 그제 6일, 어제 7일은 '파네스 산장'에 갔다 오면서
오늘 8일에는 미수리나로 가야 하는데 하루 차이로 버스 운행이 안 되었던 것이지요.
미수리나까지는 17km.
'트레 치메'의 입구인 '아론조 산장'까지 19km의 교통편도 난감하여 결국 택시를 대절하면서
길에서 만난 한국 여학생 한 명과 동행하여 출발하였습니다.
기사와 1박을 예약한 중간의 미수리나의 호텔에 우리의 짐을 맡길 수 있게 잠깐 들렀다가
아론조 산장까지 데려다주고 걷기가 끝난 시간인 5시간 후에 픽업을 오기로 약속했지요.
우리는 미수리나 호텔로, 여학생은 코르티나 담페초의 숙소로 돌아가게 됩니다.
모든 준비를 끝낸 다음 출발.
트레치메를 바라보며
입구에 있는 아론조 산장(2320m)에 왔습니다.
이탈리아 북동부(남티롤), 동 알프스인 이 돌로미테 지역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3000m 급의 거봉이 즐비한 그 속에 수많은 트레킹 코스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중에서 돌로미테의 상징인 '트레 치메(Tre Cime di Lavaredo, 세 개의 봉우리)'를
한 바퀴 돌 예정입니다.
간단한 준비 운동 후 걷기 시작입니다.
더러더러 눈이 보이는 길에는 다른 트레커들도 보입니다.
길목에는 1차 대전 당시 이곳의 전투에서 희생된 산악부대 군인들을 기리는 작은 교회도 있습니다.
길은 그리 험하지 않아서 걷기에는 무리는 없었지요.
고개 위에는 녹지 않은 설벽이 여전했고
멀리 로카텔리 산장(Rifugio A Locatelli, 2405m)으로 가는 길에는
여기까지 올라온 포크레인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트레 치메, 세 개의 봉우리입니다.
가운데 제일 높은 봉우리가 치메 그란데 3003m, 양 옆으로는 치메 피콜로(2857m)와 치메 오베스트(2978m).
돌로미테의 상징적인 이 봉우리들은
날씨의 극심한 변환에 따라 파란 하늘 속에 우뚝 솟은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금방 구름에 잠기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멀리 붉은 색 건물, '로카텔리 산장'이 보입니다.
산장 앞에서는 '트레치메'가 정면으로 보이고
대피소로 이용할 수 있는 산장 안내도 있습니다.
트레치메의 일출과 일몰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기에 여행 계획을 짜면서
이곳에서 1박 머물 생각으로 다양한 예약 루트를 찾다가 결국은 포기했었지요.
알고 보니 6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그 기간에만 개방한다했네요.
문 닫힌 산장 앞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
산장을 지나서부터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간간히 뿌리던 빗방울이 제법 굵어지면서 길도 미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트래킹이 끝날 무렵에 비가 왔으니 그것도 행운입니다.
이쪽으로는 넓은 들판과 초목,
멀리 또하나의 작은 산장과
트레커들이 보입니다.
산 봉우리가 작은 연못에 비치는 모습도 좋았고
엷은 비구름 속의 이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4시간 정도, 산길은 완만하고 오전의 날씨도 괜찮아서 이 거대한 산들을 바라보며 즐겁게 걸었지요.
남미 칠레 파타고니아의 '토레스 델 파이네-세 개의 푸른 탑 같은 봉우리'가 생각났습니다.
다시 돌아온 아론조 산장의 전망 좋은 창가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앉아 있으니
세상 부러울 일이 없었네요.
미수리나의 호텔에서 본 트레 치메의 석양 사진.
'26. 스페인, 남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수리나 → 코르티나 담페초 → 밀라노. 귀국 (0) | 2017.03.25 |
---|---|
친퀘테레 →코르티나 담페초. 파네스 산장 트레킹 (0) | 2017.03.24 |
친퀘테레 트레킹. 마나롤라 → 코르니글리아 → 베르나짜 → 몬테로소 (0) | 2017.03.23 |
프랑스 니스→ 이탈리아 몬테로소. 친퀘테레 트레킹. 몬테로소 → 베르나짜. 리오마조레 → 마나롤라 (0) | 2017.03.22 |
니스에서 모나코와 에즈 다녀오기 (0) | 2017.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