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넷이 걸었지만
오후에는 둘이서 나머지 구간, 마나롤라에서 코르니글리아를 거쳐 베르나짜까지 걸었습니다.
비탈길에 조성된 포도밭과 알록달록한 집들이 모여있는 작은 마을들,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이 있는 모두 예쁜 길입니다.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짧은 해안길은 전날, 비가 많이 오면서 폐쇄된 듯했습니다.
도중, 높은 지대의 Bolostra를 거치는 오르막은 좀 힘들었지만
그다음부터는 포도밭을 옆에 둔 내리막길이 이어지면서 걷기가 쉬웠지요.
마나롤라의 다음 마을, 코르니글리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6월 초의 이 해안가에도 야생화가 만발하면서 그 향기도 좋았습니다.
이 구간은 다른 곳보다도 경사면에 만들어진 포도밭이 많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후손의 생활 터전이 되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되기까지는
산비탈에 돌담을 쌓고 계단식 밭을 일구어 포도를 심고 레몬을 심었던
이들 조상의 고단한 삶이 있었겠지요.
1시간 40분 동안 그들의 땀과 눈물이 배인 길을 걸었습니다.
산 허리를 돌면 다른 동네가 나오는 길.
코르니글리아를 내려다보면서
이제 마지막 코스로 갑니다.
이틀 전의 큰 비로 파손되어 보수 중이라던 이 코스의 입구에는 출입을 금하는 듯 줄이 쳐 있었지만
통제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코르니글리아를 뒤로 하여
베르나짜로 가는 길은
산 중턱으로 이어지면서
4코스 중에서 제일 완만하고 짧은, 느긋한 산책길이었습니다.
1시간 20분 걸렸네요
통제되었다던 길은 보수가 끝난 듯 걷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지요.
베르나짜 마을에 가까운 티켓 검문소는 문이 잠긴 채
상주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몬테로소 역에서 샀던 1일권은 마을을 오가는 열차 탑승과 이 길을 관리하는데 따르는 비용이라했네요.
아침에 들렀던 베르니짜의 모습이 보입니다.
오늘 다섯 개 마을을 잇는 4 개 코스를 걸은 시간은 모두 7시간 반.
낮의 더위가 힘들었지만 멋진 길이어서 걷기도 즐거웠습니다.
몬테로소까지 열차를 타고 되돌아갑니다.
이 길은 터널 구간을 많이 지나기 때문에 열차 안에서는 해안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어서 아쉬웠네요.
다시 돌아온 몬테로소의 작은 해변은 화려한 해수욕장이 되어 있었지요.
이 땅의 와인을 마시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것이 이 친퀘테레를 100% 즐기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날씨까지 받쳐준 그래서 행복한 날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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