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브라질, 페루, 멕시코

브라질, 페루 1

좋은 아침 2010. 2. 22. 19:30

2003년 7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31일간 여행사의 단체 배낭여행에

길잡이와 참가자 19명 속에 여행 친구 6명과 동참했던 

중남미 국가, 브라질과 페루, 멕시코의 여행일기입니다.

브라질과 페루는 가이드와 함께, 멕시코는 자유 일정으로 진행되었지요.

필름 시절의 여행으로 

원판은 없어지고 인화해 놓은 사진도 변색되어 자료로 쓸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기에 

아예 여행일기를 올려 놓았습니다.

 

 

7월 21일(월요일) 제1일, 인천  나리타  LA  상파울루

 

10시 20분 인천 출발, 12시 25분 도쿄 나리타 도착, 오후 7시 25분 나리타 출발,

10시간 후 미국 LA에서 브라질의 상파울루로, 다시 포스두 이과수로 10시간 비행 예정.

긴 비행시간에 지레 지치다.

해를 따라 내내 동쪽으로 이동한다.

 

 

7월 22일 (화요일) 제2일, 상파울로 → 이과수

 

상파울로에 쌀쌀한 새벽 도착.

서울과는 14시간 시차가 나면서 완전히 일상의 시간은 반대가 된다.

아침 9시 30분 포스두 이과수 행 국내선 탑승, 중간에 유명한 환경도시, 꾸리티바를 거쳐 도착하니

인천에서 출발하여 비행시간 25시간,

대기 시간까지 모두 36시간 걸렸다.

 

 

7월 23일(수요일) 제3일, 이과수

 

밤에 비가 오면서 산뜻한 아침.

낡았지만 운치 있는 이 'Carima 호텔'은 정원이 아름답다.

열대 과일로 풍성한 아침 식사 후 리셉션에서 환전하니 1달러는 약 3헤알.

브라질 일정이 짧은데다가 달러 지불을 더 좋아한다 하여 환전을 많이 하지 않았다.

 

폭포 투어 준비로 긴팔 티 안에 수영복을 입고 비옷과 갈아입을 옷도 비닐 속에 넣은 다음 이과수 폭포 행.

국립공원 안에 있는 기념품가게에서 이 나라의 국조인 투카노 목조각을 한 쌍 구입했다.

야생의 '긴팔 코코아티'가 여행자들에게 먹이를 얻는 풍경도 이색적이다.

 

이과수는 세계 최대의 폭포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

270여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3.5 km 거리의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거대한 폭포 물줄기가 굉음을 내며 쏟아지는 이 웅장한 풍경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더 멋지다.

여기 저기 무지개를 만들며 쏟아지는 폭포는 아주 크고 소리도 강렬해서 숨이 멎을 정도.

그 앞에 다리를 만들어 놓은 ‘악마의 목구멍’에서는 물보라로 옷이 흠뻑 젖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차를 타고 밀림 속을 지나서 강변의 보트 승선장으로 내려가 폭포 속을 돌아다니는 보트 투어.

폭포 안쪽을 일곱 번이나 들락거리는 그 와중에 썬 글라스 알이 빠지는 사고도 생겼다

우비 속, 속옷까지 젖었어도 모두들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시간.

색다른 모험이었다.

 

호텔 근처 이탈리안 식당에서 저녁 식사.

땅이 넓어 먹을 것이 풍부한 나라답게 모든 식당이 거의 뷔페식이라는데 

직접 내 오는 음식의 종류가 너무 많아서 맛을 못 본 것도 있다.

식사 중에 마리아치가 들어와 베사메 무초, 라 밤바, 엘 콘도르 파사, 관따나메라 등을 연주, 노래하면서

CD를 팔았다.

남미와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더운 날씨 탓에 브라질 고유 음료인, 약한 콜라 맛의 '과라나'를 많이 마시게 된다.

 

브라질은 포르투칼의 식민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스페인 지배의 이웃 나라와 언어가 다르다.

안녕하세요 - 봉지야,

감사합니다 - 오브리가도

 

 

7월 24일 (목요일) 제4일, 이과수  상파울루

 

아침 식사 후 이과수 폭포를 둘러 싼 세 나라의 국경 지대를 돌았다.

세 줄기 강이 만나는 지점에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세 나라가 각각 자국의 국기 색깔로 

탑을 세워 놓은 것이 볼 만하다.

 

 

오후에는 기념품가게에서 삼바 리듬의 CD 1장, 길거리에서 인디오 특유의 장식이 있는 

대나무 필통을 2개 사면서 느긋하게 돌아다녔다.

여기 사람들은 영어를 못하지만 친절하다.

길에는 보잘 것이 별로 없는, 남루한 차림의 원주민 인디오 좌판이 많았다.

점심은 현지인들이 많은 카페테리아에서 먹었다.

골라 담은 음식을 무게로 계산하는데 우리 일행, 7명의 점심 식사비는 콜라 3병까지 모두 8달러.

 

오후 5시 50분 상파울루로 출발, 역시 꾸리티바에서 기내 청소로 40분 정도 나갔다가 다시 탑승,

2시간 30분 걸려 밤 8시 30분 도착, 호텔 Planato에 첵크 인 후 

현지교민 가이드의 안내로 버스를 타고 2시간 가까이 도시의 야경을 보며 드라이브.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도심은 한적하다.

우리나라와 같은 밤 문화는 없고 치안에 문제가 많아서 모두들 일찍 귀가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이민 왔다는 이 청년에게 브라질 정보를 얻었다.

‘초창기의 일본 이민들이 성실하게 일하여 현지인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었고 이어 들어 온 우리나라 이민도

마찬가지여서 여기서는 동양인들에 대한 인식이 좋다.

브라질에는 결혼 문화가 없다, 결혼식은 상류 사회에서나 있고 다른 계급에서는

동거와 이별의 반복이 있을 뿐이다,

아이 양육은 오로지 여자의 몫으로 남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

한반도 40배에 달하는 이 나라의 국토에는 유용한 자원이 많이 묻혀 있다,

정부의 부패가 심하고 빈부의 차이가 심하다,

군과 경찰이 인권 이하의 차원으로 범죄를 단속하지만 청년층의 실업이 심각하여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다,

이들은 치안이 공백인 밤에 떼로 몰려다니며 길거리에 낙서를 해대지만 대책이 없다’ 등등

 

 

7월 25일(금요일) 제5일, 상파울루 → 리마 → 삐스코

 

7시 출발, 9시 30분 상파울로에서 페루의 리마로 항공 이동. 

리마 도착 낮 1시.

한국 식당 ‘노다지’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웬만한 식자재는 LA에서 공수해 온다는데 고추를 삭혀 무친 것은 정말 맛있었다.

이 나라는 여러 가지 여건이 좋지 않아서 다른 나라로 나가는 교포가 많다는데 그래서인가

길거리의 모습도 브라질에 비하여 남루해 보인다.

 

리마를 떠나 하루종일 사막을 달려 밤에 삐스코 도착.

'성조지 호텔'에 첵크 인, 리셉션에서 100달러를 345솔로 환전한 다음 아르마스를 돌았다.

1솔은 약 347원 정도

늦은 시간에도 거리는 사람들로 혼잡하고 노점상도 많다.

‘발코니스 팝’에서 이 고장의 명물인 '삐스코 사워'를 마셨다. 한 병에 40솔.

증류한 포도주, 삐스코에 탄산수를 넣어 약하게 만든 것이라서 맛은 산뜻하다.

유흥가를 도는 마리아치를 불러 연주와 노래를 듣고 팁 10솔 지불.

 

 

 

7월 26일 (토요일) 제6일, 삐스코  나스까

 

아침 일찍 미니버스를 타고 ‘작은 갈라파고스’라는 빠라까스 반도의 해상공원 구경.

이곳은 흄볼트 해류 현상으로 엘리뇨가 일어나는 시작점이다.

바닷가에는 펠리컨과 갈매기가 많고 사진 모델이 되어 팁을 받는 아이들도 있었다.

모터보트를 타고 캔들 아리아스를 거쳐 새들의 배설물, 구아노를 채취하는 '바예스타스'에 펠리컨, 바다사자,

펭귄 들이 모여 살고 있는  바위섬들을 둘러보고 바닷가 전망대에 올라 멀리 플라멩고 서식지 조망하기.

 

태평양 해변 절경이 이어지는 이 빠라까스 국립공원의 이까사막에는 

이곳에 사는 동물들을 복제, 전시하여 생태계를 보여 주는 박물관이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 거울 앞에 서면 ‘세상에서 제일 위험하다는 동물', 인간과 대면하게 된다.

사막과 바다의 파노라마, 그 해안 절벽의 풍경은 정말 환상적. 

그 밑의 자연 동굴로 내려가니  바로 앞에 해풍과 파도에 깎여

대성당, ‘까떼드랄’의 모습을 한 큰 바위가 보였다.

 

 

점심의 전채 요리인 세비체는 페루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

조개와 오징어를 잘게 썰어 소스에 버무린 것인데 비린내가 싫어 못 먹었다.

 

오후 4시 30분 버스로 나스까 행. 밤 9시 도착.

작은 미니버스 이동으로 불편한 좌석 때문에 모두들 힘들었다.

여기 숙소 'San Marcello Hotel'은 단층으로 주변과 어울려 운치 있는 작은 호텔.

나스까의 거미, 원숭이 문양이 새겨진 방의 열쇠고리가 재미있다.

내일 아침의 지오글립스(지상회화) 경비행기 투어는 비행기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진행 여부를 지금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7월 27일 (일요일) 제7일, 나스까

 

지오글립스 투어.

성수기인 지금은 1인당 70 달러, 비수기일 경우에는 30-40불 달러 정도란다.

조종사 카를로스는 설명과 함께 우리가 잘 보이도록 친절하게도 360도 회전비행을 해주었지만

그 탓에 30분의 비행 내내 멀미로 고생했다.

 

 

나스까인들은 황량한 고원에 산화철이 들어있는 까만 자갈과 그 밑의 모래를 이용,

비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하늘에서 볼 수 있게 거대한 동물과 나무, 기하학적인 그림을 그렸지만

그 지상회화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 덕분에 지금까지 모습을 유지되고 있다.    

 

 

늦은 점심을 먹고 고대 사막 투어.

이 땅에 매장했던 주검이 지각 변동으로 지표면에 불거져 나온 것을 전시해 놓은 '차우치아 묘지'가 있다.

건조한 사막에서 미이라가 된 고대인을 발굴 당시의 쪼그려 앉은 모습으로 재현해 놓았다.

그들을 쌌던 천은 오늘날에도 그 색채와 직조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는데 거기 새겨진 문양은

그들 특유의 상형문자라 했다.

부장품은 도굴꾼들이 모두 가져갔단다. 

근처 도자기 공장에서 이곳의 특징적인 문양과 채색이 들어간 예쁜 도자기들을 구경했다.

 

오후에는 아르마스 주변 돌기.

밤에는 로컬 버스를 타고 다시 야간 이동, 내일 아침 6시 아레끼빠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그 준비로 슈퍼에 가서 물과 간식을 샀다.

전반적인 물가는 싸지만 터미널 화장실 이용료는 0.5솔로 비싸다.

 

28일은 이 나라 독립기념일이라며 새벽부터 사람들은 국기를 게양하고 보도블록을

새로 칠하면서 축제 준비를 했다.

여기저기 설치된 무대를 중심으로 춤과 노래에, 먹고 마시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나도 그들의 독립을 축하하는 의미로 기념 뱃지를 사서 옷깃에 달며

식민지 300년 만에 독립한 이 중남미 여러 나라들이 잘 살기를 바랐다.

 

 

7월 28일 (월요일) 제8일, 나스까  아레끼빠

 

거의 11시간 걸려 아침 7시에 도착한 아레끼빠는 보도가 돌로 포장된

전형적인 스페인 풍의 중세도시로 오밀조밀 예쁘다.

 

 

현지 여행사 사무실에 짐을 맡기고 아르마스 주변에서

 

 

아침 식사.

오후에 들른 카따리나 수녀원의 입장료는 25솔, 우리 돈으로 10000원 정도.

뿌노 출발 시간이 4시로 앞당겨지면서 수녀원의 잘 가꾸어놓은 정원과 아름다운 건물을 대충 둘러보아야 했다.

헌금 액수에 따라 수녀들이 차지하는 공간도 차이가 있었으니 종교의 아이러니를 여기서도 느낀다.

전과 달리 규모가 많이 줄어들어 현재는 30여 명이 수도생활을 하고 있단다.

 

 

오랜 버스 이동으로 지치고 고산 증세까지 겹치면서 어지럽고 메스껍다.

아침부터 다이아막스를 먹었는데 그 탓에 손과 발이 너무 저려서 밤에는 반 알만 먹었다.

이곳은 해발 3800m의 고지.

호텔에 들어와 고산증에 특효라는 코카차를 마시면서 쉬었다가 기운을 차린 후 야시장에 갔지만 밤 11시,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파장이 되었기에 그냥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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