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수요일) 제17일, 리마 → 멕시코, 멕시코 시티
건기의 리마는 늘 이렇듯 안개가 자욱하단다.
낡은 차들이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돌아다니는 길에는 차선도 없고 머리를 먼저 내민 차가 우선이다.
아침에 우연히 TV를 틀었다가 현대의 정몽헌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
공항 행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지 않아 비행기 탑승 시간에 쫓기면서 택시로 분승, 공항 이동.
오후 5시, 아즈텍 문명의 발상지인 멕시코시티 도착.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시는 굉장히 크다.
여기는 세계 제 1의 큰 도시이고 세계 제 2의 인구밀집지역이란다.
적도 위로 날아 왔으니 페루, 브라질 날씨와는 달리 여기는 지금 우기.
해발 2300m로 고도가 낮아지면서 숨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공항에서 500달러를 달러 당 10.6뻬소로 환전.
밤늦게 혼자 다니지 말라. 택시는 번호판이 있는 지를 확인하고
내부에 붙어 있는 택시기사 자격증과 실제 운전사가 일치되는 지를 꼭 확인할 것.
다가와 멈추는 택시는 타지 말고 달리는 차를 세워서 탈 것.
1번은 낮의 요금표, 2번은 야간의 할증요금이니 잘 보고 탈 것.
기본 요금, 4뻬소 80부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할 것 등등 현지 가이드에게 주의 사항을 들었다.
안 그래도 페루를 떠날 때 그 곳 가이드에게
며칠 전, 장거리 버스가 멕시코의 무장 강도에게 습격당하면서
승객들이 집단으로 털렸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걱정이 되었다.
이 나라는 무기 소지가 합법.
총기 사고가 많으니 강도를 당했을 경우, 저항하지 말고 순순히 돈을 내주어야 한단다.
거리거리 무장한 경찰은 치안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호텔에 첵크 인 후 리셉션의 소개로 저녁을 먹으러 타코스 맛집을 찾아 갔다.
또르티야에 얹는 토핑의 종류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난다.
칵테일로 마셨어도 데낄라는 독했다.
8월 7일 (목요일) 제 18일, 멕시코 시티
아르메다 공원을 가로질러 '예술의 궁전', '타일의 집'이며
'라틴 아메리카노 건물'을 구경하며 쏘깔로를 돌았다.
정사각형의 거대한 광장 중앙에는 멕시코의 국기가 걸려 있고 주변에는 대성당, 대통령 집무실인
국립궁전과 정부청사 등 고색창연한 식민 시대의 건물이 늘어서 있다.
대통령이 집무하는 국립궁전은 우리나라의 권위적인 청와대를 생각하게 했다.
디에고가 멕시코의 역사를 표현한 그림, 무랄(벽화)은 그림으로 정리한 이 나라의 역사.
문맹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1985년의 지진으로 대성당 앞뜰은 보도 블록이 꺼져 있고 옆 부속교회까지 건물 전체에 망을 쳐서
돌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 놓았으니
지진 피해가 생각보다 크다.
거기에서 들었던 성가는 화음이 아주 아름다웠다.
마지막 고대 문명, 아스텍의 유일한 유적인 뗌뽈로 마요로 입장료는 37뻬소.
아스텍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을 매몰하고 식민 지배의 멕시코시티를 세운 오랜 세월 후,
수도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 유적은 지금 그 옆 박물관은 전시되어 있다.
독수리 기사단, 사지가 절단된 거대한 꼬욜하우끼 석상에 산 사람의 심장을 바쳐 들었던 석상,
차끄몰과 아즈텍의 수호신인 께찰꼬아뜰, 날개 달린 뱀 조각들이 인상적.
촘빤뜰리 신전(해골의 벽)도 눈을 끌었다.
점심 식사 후, 관광버스를 타고 '인간이 신이 되는 장소'라는 뜻을 가진 떼오띠우아깐으로 갔다.
시티에서 약 50km.
제2정문에서 내려 죽은 자들의 거리를 지나 오른쪽의 깨찰꼬아뜰 신전까지 걸어 가느라
한낮의 더위 속에서 힘들었다.
신전의 계단 벽면에 이 도시에 살았던 떼오띠우아깐 사람들의 수호신인 깃털로 장식한 뱀, 깨찰꼬아뜰과
비의 신, 뜰락록의 얼굴 조각이 보인다.
여기 새겨진 뱀, 깨찰꼬아뜰 조각은 라틴 아메리카 최대의 석조 조형물이라했다.
이어 태양의 피라미드, 293개의 계단에 올라 사방 조망.
'태양의 피라미드'보다 작은 4층의 '달의 피라미드'는 현재 보수관계로 출입금지.
500년의 역사를 가진 거대한 이 고대 도시는 650년 경에 알 수 없는 이유로 파괴되고 버려진 후
거의 1000년의 세월 동안 밀림 속에 묻혀 있다가 고고학자들에게 발견되면서 1864년이래 발굴 중이다.
어느 정도 복원이 된 '께찰빠빨로뜰 궁전'로 가서 입구의 께찰꼬아뜰 조각과 재규어 궁전 기둥의 벽화,
'깃털 소라 신전' 의 채색 벽화 구경.
여기는 아스떽 문명이 아니라 그 전인 5 -7세기에 번성했던 떼오띠와깐 문명으로
올멕으로 시작된 문명은 떼오티와칸, 톨테카, 마야를 거쳐 아스텍으로 이어졌다.
성모발현으로 유명한 과달루뻬 성당에 들렀다가 시티로 돌아오니
페루 마추피추 트레킹 1박2일 코스 종주 이수증과 지오글립스 경비행기 투어 증명서를 받으니
종이 한 장의 서비스가 사람 마음을 즐겁게 했다.
8월 8일 (금요일) 제19일, 멕시코 시티 → 와하까
911 테러의 여파로 귀국길의 미국 환승이 갑자기 어렵게 되었다.
이미 미국 비자가 있는 사람은 환승에 별 문제가 없으니 예정대로 여행을 계속할 수 있지만
없는 사람들은 멕시코에서 미국 환승 비자를 미리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발급 스케줄에 맞춰 일정을 짜야 한다.
그러니 비자 유무에 따라 일행 중의 우리 팀 7명은 각기 다른 스케줄에 들어가면서
비자가 없는 나는 그 기간 일정을 같이하려고 같은 처지의 두 사람과 같이 셋이서 움직이기로 했다.
아침 식사 후, 새 팀과 레포르마 거리를 훑으면서 잉카 최후의 황제, 꽈우떼목의 동상에서 사냥하는
디아나 동상까지 구경하고 차뿔테펙 성의 박물관 구경.
아스텍인들이 예언에 따라 발견했다는,
국기에도 등장하는 ‘큰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앉아서 뱀을 물고 있는 그림’ 앞에서 인증 사진을 찍었다.
인류학 박물관은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볼 생각.
환승 비자 문제로 시티로 다시 돌아오는 월요일의 다음날, 화요일의 하루 일정으로 남겼다.
혁명기념관은 수리 중이어서 입장 불가.
와하까 행 1등급 아데오 버스 출발 시간은 4시, 1인 요금은 279뻬소.
멕시코는 안전을 이유로 엑스레이를 통과한 큰 짐을 미리 버스에 실은 후
승객은 출발 15분 전에 검사대를 통과, 탑승해야 한다.
뒤늦게 터미널에 도착한 다른 팀에게 환승비자 발급이 메리다로 확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밤 10시 40분 와하까 도착하여 터미널에서 택시 30뻬소로 소깔로 이동.
8월 9일 (토요일) 제20일, 와하까, 몬테알반 다녀오기
토요일에 열리는 와하까의 인디오 시장을 보려고 서둘러 나왔다.
메스티조가 80%를 차지하는 이 나라에서 키 작은 갈색 피부의 원주민들은 여기에 다 모인 듯하다.
보잘 것 없는 작은 복숭아, 몇 묶음의 시든 꽃들을 좌판에 펼쳐 놓은 아줌마들은 모두 긴 머리를
양 쪽으로 길게 땋아 댕기로 묶었는데 자세히 보니 그들 사이에도 조금씩 복색이 다르다.
시장 규모가 엄청나고 볼거리도 많기에 일행과 흩어져 돌아다니다가 한 지점에서 만나기로 약속.
오가는 사람을 구경하다가 방향을 잃고 한참 헤맨 일도 있다.
또르티야 몇 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돌아오다가 유스호스텔 발견, 숙소를 옮겼다.
4인실 도미토리로 1인당 하루 75뻬소, 시트 보증금 50뻬소.
물도 잘 나오고 무엇보다도 깨끗하고 밝아서 마음에 든다.샤워실과 화장실은 공용.
후론트에 문의, 버스터미널에 가서 몬테알반 행 표를 사고(왕복 버스 요금 1인 24뻬소)
그 옆의 여행사에서 내일 투어 예약.
아침 8시 30분부터 14시 30분까지 차와 기사를 렌트하여 미뚤라, 뜰라꼴룰라, 뚤레, 야굴,
다인쑤의 계곡을 다녀오는 일정이다.
1인당 200뻬소, 계약금 100뻬소를 먼저 지불. 입장료는 우리 부담.
오늘 버스를 타고 다녀온 몬테알반은 입장료가 멕시코의 모든 유적지와 같은 37뻬소.
올멕의 문화에 싸보떽, 떼오띠오깐, 믹스떽의 문명이 겹쳐진 곳으로 각각의 특징이 섞여 있다.
언덕 정상에서는 시내가 내려다 보였다.
다시 돌아온 와하까의 소깔로 주변 음식점에서 와하까 특선요리(2인분에 98뻬소)에
바게트 샌드위치, 커피로 저녁 식사.
요리에 나오는 메뚜기볶음, 닭살 조직같이 길게 찢어지는 이 지역의 특산 치즈가 맛있다.
저녁 내내 비는 오고 마리아치들의 노래 소리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 돋워주었다.
주변을 산책하다가 산토도밍고 성당의 화려한 내부 장식과 거기서 열린 결혼식을 구경한 후
야간 투어 버스를 타고(1인 30뻬소) 30여 분 시내를 돌아 다녔다.
몬테 알반의 뼈만 남은 한 주검을 보면서 나는 내내 쓸쓸했다.
낯선 땅, 낯선 사람들.
당신은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지금 이 자리에 있는지......
행복했는가, 아니면 서러웠는가!
8월 10일 (일요일) 제21일, 와하까, 계곡 투어 다녀오기
아침 일찍 계곡 투어 시작.
픽업 온 빨간 색 시보레는 겉만 멀쩡하지 속도계도 없고 의자 쿳션도 꺼진 아주 낡은 차여서 승차감이 나빴다.
뚤레 마을의 큰 나무(3뻬소), 싸뽀텍의 도시였던 다인쑤(선인장이라는 뜻)를 거쳐
뜰라꼴룰라의 풍성한 일요 시장 구경.
거기 좌판에서 히피 풍의 남자가 직접 만들었다는 작은 가죽 주머니와 팔찌를 80뻬소에 사고
메스깔도 시음했다.
쐐기 한 마리가 술병 속에 들어 있는 메스깔은
병의 디자인하며 포장지가 싸구려 같은 느낌이 드는데다가
약 냄새가 나니 좋은 줄 모르겠다.
이어 싸뽀텍의 요새 도시 야굴(나무라는 뜻)과 벽돌색 돔이 아름다운 미뜰라,
천연염료의 싸뽀텍 러그가 유명한 마을 떼오띠뜰란도 들렀다.
유명 레스토랑, ‘Amaranto’에서 저녁을 먹고 소깔로 중앙 무대의 클래식 연주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다가
물을 사러 나왔다는 다른 일행을 만났다.
그들의 숙소로 가 메스깔을 마시면서 비자 인터뷰가 14일 오전 8시,
예비소집이 13일 오후 1시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모두들 여기 와하까에 와 있다.
8월 11일(월요일) 제22일, 와하까 → 베라크루스
아침 일찍 유스호스텔에서 나와 터미널로 택시 이동. 30뻬소
베라크루스 행 버스표 구입. 8시 30분 출발, 7시간 소요 예정, 270뻬소.
시티 현지 가이드에게 전화하여 비자 문제가 해결된 것을 확인했다.
아침, 점심용으로 빵과 음료를 준비하면서 거기에 따라 일정을 다시 조정.
베라크루스로 가는 길은 끝없는 옥수수밭과 선인장의 산으로 이어진다.
도착 후 곧 내일 오후 4시 출발 예정으로 고급의 Ado(아데오) GL로 메리다행 표 예매. 630뻬소.
여기 호텔 Blanco는 3인 1박에 210뻬소.
길가에 있어서 시끄럽고 더웠지만 다시 움직이기도 마땅치 않아 그냥 있기로 했다.
짐을 풀고 소깔로에 갔다가 해군 군악대의 연주도 듣고 버스 투어(2층 50뻬소)로 시내를 돌면서
바닷가를 산책한 다음 맛집을 찾아 베라크루스 특선 요리를 먹었다.
잔을 두드려 커피를 주문하는 전통의 재미있는 이 레스토랑에는 여행자들이 많았지만
명물이라는 도미요리는 내 입맛에 맞지 않았다.
내일은 멕시코시티 인류학박물관 대신 차선으로 할라빠 박물관에 갈 예정.
8월 12일(화요일) 제23일, 베라크루스, 할라빠 다녀오기 → 메리다로 야간 이동
7시 쯤 호텔을 나와 8시 30분 할라빠 박물관에 다녀왔다. 편도 1시간 50분 거리.
2시간 가까이 박물관을 돌았다.
할라빠 박물관은 멕시코 만 연안의 다양한 유적지에서 발견된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문명을
조각상 중심으로 전시해 놓은 곳.
중간중간 유카탄 반도의 나무며 꽃들을 모아 놓은 식물원이 있어서 쾌적하다.
올멕 문명의 거대한 인두상과 얼 레이, 우주 비행사의 모습으로
쳔연덕스럽게 앉아 있는 뜰랄록 조각이 특이했다.
베라크루스 문명의 웃는 여인네 조각이 아주 마음에 들어 그림엽서를 샀다.
8월 13일(수요일) 제24일, 메리다
아침 6시에 사이잘삼으로 유명한 메리다 도착, 유스호스텔을 찾아 나섰다가 근처 Trinidad에서 짐을 풀었다.
아침 포함하여 4인 도미토리는 1인당 70뻬소, 이른 시간의 첵크 인에 아침도 주는 후한 인심이 감동적.
낡은 콜로니얼풍의 천정 높은 2층집으로 아취가 있는 뜰은 활짝 핀 꽃들로 화사하다.
1시에 미국 영사관 근처에서 현지 가이드를 만나 그의 안내로 온통 스페인어로 쓰여 있는
환승 비자 신청서를 쓴 후 1000뻬소의 비자비를 은행에 낸 다음 영수증을 받았다.
내일 아침 7시에 모여 비자 인터뷰를 받기로 약속한 후 소깔로 부근을 돌아 다녔다.
시청 앞 광장에서 데모가 있었는지 무장한 경찰에 짚차들이 가득.
페퍼 포그를 쏘아 댄 탓에 사람들은 재채기에 눈물을 흘리며 피신하고 있었다.
데모대 일부가 닭장차에 끌려가고 경찰의 몽둥이로 두들겨 맞는 것도 낯설지 않다.
8월 14일(목요일) 제25일, 메리다
미 영사관에 아침 7시 10분 전에 도착하니 인터뷰 없이 서류 심사만으로
오늘 오후 3시에 환승비자가 나온다했다.
빈 시간에 마야의 유적지 욱스말에 가려고 곧 바로 터미널에 갔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새로 우리와 합류한 사람들과 같이 800뻬소로 왕복 2시간에 관광 2시간으로 택시 대절.
욱스말 유적지 입장료는 37뻬소. 박물관 입장료까지 50뻬소를 아예 같이 인쇄, 묶어서 판다.
마법사의 피라미드, 통치자의 궁전, 재규어 상, 수도원 건물 등 후세 사람들이 이름 붙인 곳을 돌아다녔다.
비가 귀했던 농경 사회였기에 여기에도 비의 신 뜰락록은 건물 곳곳에 새겨져 있다.
건기여서 덥고 습한 한낮의 더위에 땀이 비 오듯 쏟아져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이지만
‘위대한 피라미드’에 올라서 바라보는 유카탄 반도의 탁트인 밀림 풍경은
마음까지도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돌조각의 섬세함에서 예술적 감각이 엿보인다.
시간에 맞춰 메리다로 돌아와 한 달간의 환승비자를 받았다.
멕시코 일정을 뒤죽박죽으로 만든 환승비자문제는 결국 돈으로 해결되었다.
저녁 6시 소깔로에서 마리아치의 노래 CD 1장을 고 시내 투어로 마차타기 50분.
테호 거리를 중심으로 돌아 다녔다. 100뻬소
산타루시아 공원에서 밤 9시 30분부터 민속무용공연이 있다 하여 시간에 맞춰 나갔더니
한낮의 더위를 지친 현지인들이 몰리면서 아주 혼잡.
그래도 예쁜 꽃을 수 놓은 하얀 원피스 차림의 젊은 여자와 흰 양복의 남자들의 군무는
그 화려한 옷과 젊음이 산뜻하고 아름다워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일 9시 15분 발 깐꾼 행 버스표 예매.
거기서 꼬수멜로 갈 예정이다.
8월 15일(금요일) 제26일, 메리다 → 깐꾼 → 꼬수멜
너무 더워서 자다가 몇 번이나 뜰에 나와 앉아 있었다.
와하까 날씨가 그립다.
메리다에서 9시 15분 출발, 4시간 20분 걸려 오후 1시 40분 깐꾼 도착.
곧바로 택시 흥정, 2시 40분 꼬수멜로 가는 선착장, 쁠라야 데 까르멘으로 이동했다.
이곳 해변은 산호모래가 만들어내는 물 색깔이 환상적이다.
노란 색의 커다란 부양선을 타고 4시 출발, 30분 만에 이슬라 데 꼬수멜의 도시, 샨 미겔 도착.
배편은 시간마다 있다. 편도 80페소.
조용한 섬에서 마음 편하게 쉬고 싶었는데 이곳은 생각보다 크고 혼잡하다.
깐꾼은 모레 오전에 도착하여 분위기만 볼 생각.
8월 16일 토요일 제27일, 꼬수멜
아침, 택시를 타고 찬까납 자연공원에 다녀왔다. 택시비 100페소, 공원 입장료 10달러.
유카탄 반도의 마야 유적 복제품으로 잘 꾸며 놓은 공원에서 우리의 지난 여정을 복기하고
바닷가 초가집 그늘 속의 해먹에서 한나절 누워 있었다.
다양한 파랑의 카리브 해 물빛은 정말 예쁘다.
1시에 샨 미겔로 나와 선착장 중앙에 있는 팔마레스 레스또랑에서 점심.
몇 시간 해변에 누워 있었더니 얼굴이며 팔, 다리가 햇볕에 그을려 따갑다.
8월 17일 일요일 제28일, 꼬수멜 → 깐꾼
새벽 5시 30분, 택시를 대절하여 섬을 횡단, 푼타 모레나에서 일출을 보고 1시간 만에 돌아왔다.
택시비 240뻬소
거친 파도 일렁이는 바다, 오가는 사람 없는 넓은 해변의 쓸쓸함과 황량함이 기억에 남았다.
섬을 관통하는 길.
몇 시간을 달리는 끝없는 초록색 열대 우림도 좋았다.
오후에는 글라스 보트 투어. 2시간에 1인당 15달러.
자칭 디카프리오라는 뱃사공은 물속으로 내려가서 빵 조각으로 물고기를 유인,
배 밑창의 유리를 통하여 모여든 여러 가지 색깔의 열대어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낮 1시 첵크 아웃.
이슬라 데 까르멘으로 나와 버스를 타고(1인당 32뻬소) 깐꾼으로 나온 시간은 4시 20분.
터미털에서 대각선으로 길 건너에 있는 맥도널드로 가서 갖고 있던 뻬소를 모두 털었다.
8월 18일 월요일 제29일. 깐꾼, 치첸잇사 다녀오기.
아침 7시 식사, 30분 후 치첸잇사 행. 2시간 30분 거리.
마야 문명의 진수인 가파른 계단의 엘 가스띠요며
천문대, 쫌빤뜰리, 독수리와 재규어의 연단에 신비스런 제물의 연못, 시노떼를 돌았다.
마야인들이 즐겼다는 공놀이 포카록의 결승전이 벌어지던 곳도 원형대로 복원되어 있다.
패자의 심장은 그들의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 되었다.
엘 가스티요의 북쪽 정면에서 손뼉을 치면 메아리가 뒤따라온다.
건축 기술을 이용, 경외감을 일으켜서 국민을 절대 권력에 복종시키는 통치의 한 방법이었단다.
8월 19일 화요일 (제30일) 깐꾼 출발. 깐꾼 → LA → 인천
8월 20일 수요일 (제31일) 귀국.
오후 4시에 공항에 도착하여 공항세 40불을 지불, 깐꾼을 떠났다.
4시간 30분 걸려 밤 11시 10분에 LA 도착, 입국심사에 세관서류 제출.
짐 찾고 3층으로 올라가 짐 투시 검사 후 대한 항공 데스크에서 탑승 수속.
다시 맨 발의 신체검사까지 2시간의 까다로운 시간을 보냈다.
한국까지 13시간 비행.
동쪽으로 오면서 얻었던 12시간을 이번에는 되돌아가면서 반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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