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2015년 12월 3일부터 9일까지 7일 간
일본의 교토와 나라, 오사카, 후쿠오카와 유후인에 다녀온 기록입니다.
일본 저가항공 Peach 이용, 2시간 정도 현해탄을 날아 오사카 간사이 공항 2 터미널에 도착.
15kg 내의 수하물 제한이 있습니다.
도착하여 짐을 찾은 후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 1 터미널로 이동,
구내 세븐일레븐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후 한국에서 준비한 티켓으로 교토행 니시테스 리무진 탑승,
교토 역에 내렸지요.
1시간 20분 거리로 버스는 교토 역의 타워 반대쪽에 섭니다.
교토 역 2층에서 한글 안내서와 시버스, 교토 버스 노선을 챙기고
예약해 둔 5분 거리의 '교토 다이니 타워호텔'에 체크 인,
작지만 있을 것은 다 있는 일본 스타일의 방은 아주 깔끔했네요.
밤에는 기요미즈데라(淸水寺)의 야경을 볼 생각으로 교토 역에 나왔습니다. 역 앞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시 버스, 206번이나 100번으로 15분 거리, 기요미즈미치 정거장에서 하차하여 10분 정도 걸어 들어갑니다.
버스는 뒷문으로 승차, 옆의 기계에서 정리권을 뽑으면 승차한 지역 번호가 찍혀 나오기 때문에
하차 때는 버스 내부 앞면의 모니터에서 그 지역 번호에 해당하는 요금을 확인, 정리권과 같이 운전기사 옆 박스에 돈을 내고 앞문으로 내려야 합니다.
운전석은 오른쪽.
관광지 안내와 연계가 잘 되어 있어 교토 시내와 가까운 교외는 버스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습니다.
단풍이 고운 청수사의 가을 야간 개방은 11월 14일부터 12월 6일 사이, 오후 6시부터 9시까지로 입장료는 300엔,
평소 개방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 30분입니다.
화려한 불빛의 청수사도 좋지만 단풍 고운 가을에는 낮에 와도 좋을 듯합니다.
이 절을 상징하는 테라스에는 밝은 조명 속에 많은 인파가 모여들면서 아주 혼잡했네요.
멀리 교토 타워가 보입니다.
넓은 경내에서 여기저기 구경하며 돌아다니다가 추워서 오래 있지 못하고
교토 역으로 돌아와 그 앞 지하상가에서 라멘을 먹으며 몸을 녹였지요.
모든 가게에서 소비세 8%가 별도로 붙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교토 시내를 관광하면서 서울에서 여행사를 통하여 구입한 간사이 쓰루 패스, 2일권 사용 시작,
오전에는 도게쓰교(渡月橋) - 덴류지(天龍寺) - 치쿠린(竹林),
오후에는 킨카쿠시( 金閣寺) - 도시샤( 同志社 ) 대학 - 긴카쿠시( 銀閣寺) - 철학의 길의 순으로 돌아다녔습니다.
아라시야마의 난간이 나무로 되어 있는 오래된 다리, 254m 길이의 도게쓰교에 가려면
역 앞, 터미널 D3에서 시버스 28번을 타야 합니다.
45분 거리로 중간에 있는 아라시야마 코엔(嵐山公園, 남산공원)에서 하차, 고풍스러운 다리를 건너
도착한 덴류지(天龍寺)는 우리나라보다 단풍철이 늦어 이제야 곱게 물들었습니다.
동백꽃도 벌써 시즌에 들어선 듯합니다.
사찰 내부로 들어가는 문 앞에는 주황색 '도리이'가 속계와 선계를 갈라놓았지요.
경내 관람은 무료이지만 그 안의 정원, 소겐치(曹源池)는 유료.
덴류지를 한 바퀴 돌아나와
도착한 대숲, 지쿠린(竹林)은
대나무 숲에 부는 서늘한 바람소리가 듣기 좋았고.
기모노를 입은 중국인 관광객이 뽀얀, 게이샤 분장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네요.
덴류지 앞으로 돌아와 동네 식당에서 소박하지만 정갈한 점심을 먹고 그 앞에서 93번 버스를 타고 니시노쿄엔마치 역에서 204번 버스로 환승, 킨카쿠시미치에서 내려 도착한 킨카쿠시.
유네스코 세계 역사유산입니다.
황금빛이 화려한 또 다른 계절의 모습에
경내에 전시된 멋진 겨울 풍경도 한 장 찍어 왔습니다.
오밀조밀 전형적인 일본 정원이 보입니다.
그 금각사 정거장에서 102번 버스를 타고 가라스마이마데가와 정거장에서 내리면 우리나라의 시인, 정지용과 윤동주가 일제 식민 시절에 유학했던 동지사(同志社, 도시샤) 대학교.
교정 한쪽에는 정지용 시인이 이 대학 앞에 흐르는 '압천'을 보면서 고향을 그리워했던 시, '鴨川'을 새긴 詩碑가 있습니다.
압천 십리 벌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날이 날마다 임 보내기 목이 잠겼다. 여울 물소리
찬 모래알 쥐여짜는 찬 사람의 마음
쥐여짜라 바시어라 시언치도 않어라
역구풀 욱어진 보금자리
뜸북이 홀어멈 울음 울고
제비 한 쌍 떴다.
비마지 춤을 추어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들바람
오랑쥬 껍질 씹는 젊은 나그네의 시름
압천 십리벌에
해가 저물어 저물어
시인은
오렌지로 표현된 근대 문명의 일본 사회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고향, 그 고향의 수박 냄새 품어오는 저녁 들바람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윤동주 시인이 자신에 대한 성찰과 올곧은 삶의 의지를 담아냈던 '서시'도 보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찾아오는 사람이 더러 있는 듯 시비 앞에는 시든 꽃다발과 캔 음료수가 놓여 있기에 그 앞을 말끔하게 정리한 다음 식민지 젊은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웠을 고뇌를 생각하며 동백꽃 피어 있는 붉은 벽돌의 캠퍼스를 걸어 다녔습니다.
동지사 앞, 가라스마이마데가와 정거장에서 102번 버스로 긴카쿠시지미치 정거장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은각사가 나옵니다.
경내에는 새하얀 모래로 은빛 바다(銀沙灘))를 만들어
청정 세계를 구현해 놓았습니다.
그것을 보는 나의 마음도 투명하게 맑아집니다.
만든 이의 정성과 염원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주변 풍경과 어울려 은각사는 한결 더 정결해 보였네요.
정원에는 '일본 다리'가 보입니다.
프랑스 지베르니의 모네 미술관, 뜰의 연못에도 이런 다리가 있었지요.
그 당시, 일찍 문호를 개방했던 일본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서양인들의 관심을 끌었고 그러면서 유행처럼 일본적인 것은 한때 호사가들에게 호기심의 대상, 수집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긴카쿠시에서 난젠지까지 개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나무 길, 2km의 '철학의 길'은 단풍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양 옆에는 일본의 중산층 가옥이 이어집니다.
'차분하다, 정갈하다, 검소하다'는 단어들이 떠오르는, 그러면서 슬며시 부러움이 생기는 풍경이었지요.
동네 가게에서 본 기모노 인형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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