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의 '파로호 둘레길 프로그램'에 합류한 여행입니다.
이 지역, 머무르고 싶은 화천 9경 중에서
우리 일정은 화천의 북한강변, 8km를 걸은 다음 파로호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평화의 댐에 다녀오는 것이었지요.
이 길은 DMZ를 따라 조성한 '평화의 길' 중에서 화천군을 지나는 22, 23코스의 일부로
먼저 살랑교부터 시작합니다.
이 다리가 설치된 지역 이름, 살랑골에서 그 이름을 따온 살랑교입니다.
'북한강 강변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네요.
잘 정비해 놓은 강변길과
첩첩산중의 풍경을 보며 살랑교를 건너면
숲으로 이어지는 물 위 부교, '숲으로 다리'가 나옵니다.
소설가, 김훈이 '숲 속으로 들어가는 다리'라며 그런 이름을 붙여 주었답니다.
수달이 가리키는 이정표를 보며
'숲으로 다리'에 들어섰습니다.
물 위를 걷는 뜻밖의 즐거움!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물 위에 비치는 산 그림자까지도 즐거운 오월입니다.
지나온 다리, 살랑교와 어느새 녹음이 짙어진 저 산이며
수변의 신록과 진초록 물빛도 아름다웠네요.
이 지역의 청정함을 표현한 조형물(O2)에 이은
이 코스의 이름은 '산소 100리 길'.
'숲으로 다리'가 끝나면 길은 곧 강변의 숲길로 이어집니다.
어두울 정도로 초목이 무성한 이 길에는
팥배나무 하얀 꽃도
연둣빛 신록에 물들었습니다.
산나물꽃, 전호와
애기똥풀도 활짝 피어 있었지요.
이 강변길은 날씨에 따라 침수될 경우에 대비, 통행을 제한하는 듯합니다.
강 건너편의 황포돛배 나루터를 보면서
숲을 벗어나
마을 안길로 들어섰습니다.
지금 여기는 아랫녘과 달리 아카시꽃이 한창,
그 향기가 좋았네요.
마을을 지나고
도심으로 들어와 화천박물관 옆에서
화천대교를 보며
또 다른 부교를 건너 식당으로 이동,
이 지역의 특산물인 세 가지 맛이 난다는 채소, '눈개승마(삼나물) 백반'의 점심 후에는
시내의 중심인 회전탑에 왔습니다.
산천어와 수달이 사는 청정지역임을 자랑하는 하단의 조각이 눈에 띕니다.
밤에는 다채로운 색깔의 조명이 들어와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진답니다.
근처에는 산천어축제장도 있습니다.
6년 연속 100만여 명이 찾아온다는 이 겨울축제장에서는
화천천의 두꺼운 얼음을 깨고, 맑은 물속의 산천어를 낚는 "산천어 얼음낚시"와 차가운 얼음물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잡는 '산천어 맨손으로 잡기', '얼음썰매', '눈썰매', '눈조각', '얼음 위의 축구'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지요.
http://www.narafestival.com/01_icenara/
www.narafestival.com
오전에 걸었던 강변길을 보면서
이제는 지도상의 오른쪽에 있는 파로호로 이동합니다.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의 파로호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평화의 댐까지 가는 길,
2010년, 첫 운항을 시작한 물빛누리호는 파로호 선착장을 출발, 수달연구센터, 동천리를 지나 평화의 댐까지 24km, 1시간 30분 정도 달립니다.
운항 시간은
비수기의 경우, 11/1~4/30. 1일 1회 왕복 운항. 파로호 선착장 출발, 13:00. 평화의 댐 출발, 14:30.
성수기에는 5/1~10/31. 1일 2회 왕복 운항. 파로호 선착장 출발, 09:00 13:30. 평화의 댐 출발, 10:30 15:00.
여러 가지 이유로 결항이 잦으니 사전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답니다.
평일 033-440-2491, 주말 033-440-2575. 주민증 지참 필수.
배에서는 저 멀리 화천댐이 보입니다.
화천댐은 1938년 일제가 대륙 침략을 목적으로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의 협곡을 막아 조성한 곳.
한국전쟁 때, 이 지역에서 국군과 UN군의 퇴로를 봉쇄한 작전으로 대규모의 중공군을 격멸, 승리하면서 당시 격려차 방문했던 이승만 대통령이 적을 격파하고 포로를 많이 잡았다 하여 호수 이름을 '破虜湖'라 명명합니다.
1970년, 화천군에서 외화 획득 목적으로 다람쥐를 사육, 일본 수출을 꾀했지만 가뭄으로 물이 빠지자 섬 속의 다람쥐가 모두 육지로 탈출했다는 웃픈 이야기의 다람쥐섬을 지나
선착장이 있는 작은 산촌들을 지났습니다.
10억 톤이라는 엄청난 담수량과 주변의 풍경 속에서 파로호는 잔잔한 물결 일렁이며 예쁜 청록색으로 빛났지요.
파로호가 숨겨놓은 트레킹 명소, 동촌 2리의 '비수구미'로 들어가는 길목도 지났습니다.
비수구미는 한국전쟁 직후 피난 온 사람들이 정착, 화전 밭을 일구어 살면서 한 때는 100여 가구의 큰 동네를 이루었지만 1970년대부터 도시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세 가구만 남아 있답니다.
한가로운 뱃놀이, 1시간 30분 만에 평화의 댐 선착장 도착,
오토캠핑장 쪽, 평화누리마당으로 갔습니다.
평화의 댐은 양구군 방산면 천미리와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에 걸쳐있는 댐.
1986년, 북한이 200억 톤 가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금강산 댐(임남댐)을 짓고 있으며 만약 이 댐이 붕괴되면 강원도, 경기도는 물론 서울에 이르기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수해를 입을 거라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지요.
이에 놀란 전 국민의 성금으로 1989년 북한강 물길이 지나는 수어구에 평화의 댐을 건설했고 그 후 2002년에 추가로 45m를 더 올려 높이 125m, 길이 601m, 최대 저수량 26억 3천만 톤의 댐으로 증축합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에서 금강산댐을 붕괴한다 해도 최대 저수량 26억 톤으로 그 피해를 막아내기에 충분하게 되었답니다.
여기서는 '통일로 나가는 문' 제목의 초대형 댐체 벽화(트릭아트)가 눈에 끌었지요.
이 그림은 댐에 높이 95m, 폭 60m의 성문을 그려 놓은 벽화로 2개월 동안 화가 20여 명이 매달린 작업이었다네요.
실제로 성문이 열려 있어 댐 저 쪽의 풍경이 보이는 듯합니다.
평화의 댐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전 세계 30여 개국 분쟁 지역에서 실제로 쓰인 무기를 녹여 만든 종,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이 있고
또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의 핸드프린팅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그러나 단체행동의 시간제한으로 거기까지는 가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습니다.
평화누리마당에는 화천군에서 운영하는 오토캠핑장도 있습니다.
캠핑장 이용 안내 문의 033 440 4533.
https://eco-school.ihc.go.kr/hb/ca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