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6일부터 10월 19일까지 34일 동안 하와이안 항공으로
미국 서부 지역과 하와이를 다녀온 여행입니다.
3주의 서부 여행은 남편과 둘이서, 2주의 하와이 여행은 언니 부부가 합류한 여정이었지요.
몇 년 전, 이란에 다녀왔기 때문에 Esta가 아닌 B1/B2로 미국 전자 비자를 받느라
여러 가지 서류를 준비하고 대사관에 가서 인터뷰하는 일 등으로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항공권과 호텔, 현지 한인 투어며 라스베이거스의 쇼, LA 시내버스 투어 등을 사전 예약하고 출발.
먼저 LA로 들어가 코리아 타운의 한인 민박을 베이스캠프로 하여
라스베이거스, 그랜드 캐년과 엔텔롭 캐년, 호스슈 벤드, 요세미티와 샌프란시스코, 옐로 캐년을
드나들면서 틈틈이 LA 시내를 구경하고 그 후에
하와이의 오하우, 마아우, 빅아일랜드와 카우아이를 돌아본 다음 거기에서 귀국하였지요.
기대했던 그랜드 캐년과 요세미티는 현지 한인 여행사의 패키지로 간단히 끝나면서 아쉬웠고
하와이의 카우아이는 렌터카로 돌았지만 하루로는 무리, 너무 짧아서 서운했습니다.
여행의 끝은 늘 그렇듯 미련과 아쉬움이 남습니다.
LA 다운타운에서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황량한 모하비 사막을 지나 5시간 만에 도착한 라스베이거스.
이 도시의 다운타운 터미널에서 시티버스 정거장으로 10분 정도 걸어 이동,
19번 게이트에서 번화가인 스트립 행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1인 2달러.
첫날의 숙소는 '훌라 밍고'.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 ‘벅시’의 모델이 된 악명 높은 마피아 두목, 벤자민 시걸 바움이
이 땅에 최초로 세웠던 호텔로 그후에 계속 등장한 초호화 호텔에 비하여 쾌적함은 떨어지지만
그 역사만으로도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내 방의 창문으로 하이롤러, 대관람차에 멀리 네바다 사막의 황량한 돌산이 보입니다.
한낮의 스트립 거리는 차분했지요.
뉴욕의 볼거리들을 모아 놓은 뉴욕뉴욕 호텔과
그 뒤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제일 큰 규모, 6825개의 방이 있는 MGM 호텔 등,
이 도시에는 룸이 2000개가 넘는 호텔 만도 스물일곱 군데랍니다.
뉴욕뉴욕 옆으로는 디즈니랜드 풍의 엑스칼리버 호텔,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 호텔과 웅장한 코즈모폴리턴 호텔,
거대한 미라지 호텔에 금빛의 트럼프 호텔,
아케이드 천장을 인공하늘로 만들어 시간 개념을 없앤 시저스 팰리스며
분수 쇼가 아름다운 벨라지오 호텔 등 대규모 호텔들이 이 스트립에 자리 잡았고
멀리 미 서부에서 가장 높다는 전망대, 다운타운의 스트라토스피어 타워도 보입니다.
라스베이거스의 쇼 중에서 최고의 흥행과 명성을 자랑한다는 '오쇼'를 보려고 공연장인 벨라지오 호텔에 왔습니다.
시르크 뒤 솔레이(Cirque du Soleil, 태양의 서커스)의 단원들이 출연하는 곳입니다.
명품가를 지나
극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여행자들로 붐볐지요.
공연 1시간 전에 매표소 VIP라인에서 예약증과 여권을 제시한 후 입장권을 받아야 합니다.
그 앞은 고난도의 동작을 표현한 인체 조각이 진열되어 있었네요.
'사진 촬영 금지'라서 극장 내부 천장의 화려한 장식만 한 장 찍고 공연 관람.
거대한 인공 풀에서 수상과 수중을 넘나드는 서커스, '오쇼'는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의상,
분장 들이 대단!
싱크로나이즈와 서커스, 다이빙을 테마로한 현란하면서도 빠른 장면 전환이 시간을 잊게 만들었지요.
그 감동을 한 개의 머그잔에 담아 왔습니다.
다음날 1박 2일의 캐년 투어를 마치고 다시 돌아온 라스베이거스에서
먼저 'Shake Shack'의
빵이 부드러운 햄버거로 저녁을 때우고
'라스베이거스 사인'을 찾아 인증 사진 한 장 찍은 다음
밤거리 돌기.
뉴욕의 타임스퀘어보다 더 화려하고 더 몽환적인 이 라스베가스의 번화가에는
늦은 밤까지 여행자들로 북적였습니다.
벨라지오의 분수 쇼는 밤에도 아름다웠습니다.
라스베이거스를 상징하는 이 댄싱 워터(Dancing Water)는 물줄기와 조명, 음악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환상적이었지요.
1000여 개의 물줄기가 다양한 음악과 조명에 따라 춤추는 이 분수 쇼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3시 부터 오후 7시까지 30분 간격,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는
15분 간격으로 진행되고 공휴일에는 정오부터 시작합니다.
거리를 뒤흔드는 굉음과 유황냄새를 뿜어대는 미라지 호텔의 볼케이노 쇼는
매일 하루 네 번, 밤 8시부터 11시까지 정각에 공연.
밤의 훌라밍고도
밸리스 호텔도 화려한 색의 네온사인으로 번쩍였습니다.
에펠탑의 파리 호텔도 프랑스 국기의 빨강과 파랑, 하얀 색깔로 계속 조명이 바뀝니다.
시저의 동상이 서 있는 시저스 팰리스며
하라스 호텔,
물의 도시, 베니스를 주제로 한 베네치안 호텔에
인공 호수에 그림자가 비치면서 동화 속의 풍경이 된 엑스칼리버 호텔,
자유의 여신상 뒤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크라이슬러 빌딩,
브루클린 다리를 재현해 놓은 뉴욕뉴욕 호텔 등
모두 각각의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우며 낮과는 전혀 다른 현란한 조명 속에서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네요.
시시각각 바뀌는 다양한 색깔의 거리 분수도 한몫.
라스베이거스를 무대로 하는 범죄 과학수사 드라마,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를 볼 때마다
이 도시의 낯익은 풍경이 그리워집니다.
1930년대 초, 미국에 경제 대공황이 닥치자 후버 대통령은 경제 부양 대책의 하나로
콜로라도 강 하류지역의 홍수를 막고 강의 물살을 조절할 수 있는 댐을 건설합니다.
그것이 바로 후버 댐(Hoover Dam), 여기서 발생하는 수력발전으로 사막의 라스베이거스에
전기가 공급되고 그 안의 저수지, 미드호가 물을 공급하면서 이 도시는 세계적인 리조트가 되었습니다.
스트립에서 SDX 버스를 타고 도착한 다운타운.
골든너겟 호텔 앞, 프리몬트 스트리트의 아케이드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라이트 쇼,
' Fremont Street Experience'를 보고 있습니다.
거리에 울려 퍼지는 라이브 공연 속에 사람들이 밀려다닙니다.
화려한 스트립에 비교되는, 침체된 다운 타운을 되살리기 위하여 설치했다는
이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어리언스'는 반원형 캐노피 천장에 매단 2150만 개의 LED 전구가
스피커에서 쏟아지는 음악에 맞춰 화려한 영상을 띄우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로 여행자들을 황홀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두 우리나라 LG에서 만든 작품이랍니다.
천장 돔을 가로지르는 259m의 집라인도 보입니다.
휘황찬란한 불빛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녔네요.
늦은 시간 버스를 타고 다시 스트립으로 돌아와
작년의 뉴욕 여행 추억을 되새기며 예약한 숙소, 뉴욕뉴욕 호텔의
1층 카지노에서
같은 그림이 중간이나 대각선에 나오면 돈을 따는 게임, 슬롯 머신에 50달러 걸고 게임 시작.
아슬아슬한 몰입의 시간을 보내다가 다 잃고 새벽 3시에야 방에 돌아왔지요.
라스베가스의 모든 호텔은 1층에 카지노를 조성,
이곳을 거쳐야만 리셉션이나 룸에 들어갈 수 있게 만들어 여행자를 끌어들였습니다.
이 도시는 카지노 수입을 주가 되면서 상대적으로 호텔비, 식비는 LA보다 저렴합니다.
우리가 이용했던 하와이안 항공은 이 도시에도 취항하고 그랜트 캐년 투어를 했던 여행사도
이곳에 본사가 있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이 도시로 들어왔다가 LA로 빠지는 동선이 합리적이었을 거라는 생각!
늘 시행착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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