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역 빌딩'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나고야 역을
현지에서는 '메이에키(名駅)'라 부른답니다.
JR, 지하철, 긴테츠 선, 메이테츠 선을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교통의 기점이 되면서
나고야는 도쿄, 오사카 다음으로 큰, '아이치현'의 최대 도시가 되었습니다.
매년 10월 중순에는 아이치현 출신인 일본의 세 영웅, '오다 노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네요.
그러나 일반적으로 나고야는 '노잼'의 도시라 했지요.
나기소에서 돌아온 다음날은 나고야 역으로 나가 한 카페의 '모닝세트'로 아침을 먹고
760엔인 나고야 지하철 1일권을 구입, 시내 관광에 나섰습니다.
지하철 '나고야성 역'에서 내려 시청을 바라보며
성 안으로 들어갑니다.
에도시대, 나고야성을 축조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기 위하여 만든 상인 마을,
'동문' 입구의 '긴샤치 요코초'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긴샤치' 모형.
나고야 성의 천수각 용마루 양끝을 장식한 이 동물이 맞아주었네요.
긴샤치는 호랑이 머리에 물고기 몸을 지닌 상상의 동물로 화재 방지의 주술적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해자로 둘러싸인 성벽을 따라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입장료는 500엔.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1609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에 대비하여
나고야성을 쌓고 바둑판 구조의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성은 전쟁 중 소실되었다가 1959년에는 금빛 '긴샤치'가 상징적인 5층의 '대천수각(약 48m)'과
'소천수각(약 24m)'을, 2018년에는 '혼마루어전'을 고증에 따라 같은 재료와 공법으로 복원하였다네요.
동남쪽의 망루 '도난스미야구라'을 지나면
다시 보수에 들아가면서 '현재 입장 불가'인 천수각이 나옵니다.
용마루 양쪽 두 개에 50Kg의 금화를 사용하여 도쿠가와 가문의 권력과 재력을 과시했다는 나고야 성의 상징,
'긴샤치'를 확인하고
'소천수각' 앞의
'혼마루 궁전'에 왔습니다.
1615년에 초대 '오와리 번주'의 주거 공간이자 관청으로 만들었지만 이후 '쇼군'의 전용 숙소가 되었다네요.
방이 30개 이상이라는 넓은 단층 건물로 여기 역시 전쟁의 와중에 소실되었다가 2009년 복원공사를 시작,
2018년 6월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입구에서 신발장에 신을 보관한 후 준비된 실내화로 갈아 신고 정해진 코스를 따라 돌아다녔습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입장은 오후 4시) 입장 가능, 유료인 한국어 음성안내기도 있습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벽화, 섬세한 목조각과 정교한 금속 장식이 특징인 이 궁전의 현관에서는
사면의 벽에 그려 놓은 대나무 숲과 호랑이, 표범이며
꽃과 새를 볼 수 있습니다.
혼마루에서도 가장 넓은 '오모테쇼인'은 '도쿠가와'와 그의 아들 '요시나오'가 정사를 돌보며
방문객을 맞이하던 건물이었다네요.
일족만 들어갈 수 있었다는 사적인 공간, '대면소'에는 야외 행사 등, 당시의 '풍속도'가 있습니다.
제일 화려했던 곳은 조라쿠텐'.
'설중매죽조도'가 등장하는 이곳에는 천장화, 장벽화며
금속 장식까지 금빛찬란했네요.
막부의 권위를 보여주고 있었지요.
음식을 조리하던 방에는 중앙의 난로 위에 환풍 장치가 보입니다.
복도 천장의 기품 있는 장식,
창호지 문 위의 섬세한 목각과
방과 방 사이의 화려한 통풍창도 특별했네요.
관람이 끝나는 지점에는 '천수각 목조복원모금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성벽의 돌에 새겨진 표시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축성 과정에서 석벽을 세우도록 다이묘(지방 영주)들에게 명을 내리자
그들은 자기가 가져온 돌을 다른 다이묘의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각각 고유의 표시를 새겼다는
그 흔적도 재미있습니다.
정문으로 나오면
또 하나의 상인 마을인 '요시나오'가 있습니다.
'도쿠카와 이에야스'를 주인공으로 하는 TV사극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탤런트의 실물대 사진이 어서 오라 손짓하네요.
여기는 동문의 상인마을보다 건물과 간판이 예스러웠습니다.
전통양식의 가게 중에는
'德川忠兵衛'이라는 간판의 음식점에
무장한 '도쿠카와 이에야스'와 '천수각'을 새긴 이런 조각도 보입니다.
지하철 '히가시야마선'을 타고 H12번에서 하차, 15분 정도 걸어 '도쿠가와엔'에 왔습니다.
전국을 제패하고 250여 년간 일본을 통치했던 도쿠가와 가문 (徳川家), 그 직계의 다이묘 일족이
나고야시에 기부, 일반에 공개되었던 이 정원은 태평양 전쟁 당시 소실되었다가 대대적인 보수를 거쳐
'높낮이 차이가 큰 지형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접목시킨 수림, 입체적으로 배치된 큰 바위'가 있는
'다이묘 정원(大名庭園)의 장엄함'을 그대로 전합니다.
경내에는 연못 '류센코(龍仙湖, 용선호)'를 중심으로 가장자리에는 2층의 '간센로(觀仙樓, 관선루)',
작은 다실, '즈이류테(서용정, 瑞龍亭)'에
'도쿠가와 미술관'으로 통하는
석조의 아치, 일본교가 있습니다.
울창한 숲 속, 안쪽의 6m 3단 폭포는 그 아래의 계곡을 지나 류센코로 흘러갔습니다.
연둣빛 신록 속에서 한가롭게 산책할 수 있는 정원입니다.
나고야역에서 5분 도보, '노리다케의 숲'은 도심 속의 휴식 공간이었지요.
저 붉은 벽돌의 공장에서
1904년 당시 미국의 트렌드를 반영한 화려하고 우아한 식기, '노리다케' 상표의 식기를 만들었답니다.
이제 공장은 그 맞은편의 이 하얀 건물로 옮겨놓고
그 자리에는 한쪽에 아울렛이 있는 멋진 주방용품 판매점, '크래프트 센터'와
노리타케 뮤지엄, 갤러리와 식당, 카페가 들어섰습니다.
개관 시간 10시~17시(매점은 18시까지)로 무료. 매주 월 휴관(공휴일 경우 다음 평일).
잘 가꾼 정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이었지요.
그날 점심에는 나고야 역의 옆에 있는 메이테쓰 백화점 9층 식당가에서 '야바톤'의 '미소가츠'를 먹었습니다.
전날 저녁의 긴 대기줄에 놀라 그냥 돌아섰다가 이른 점심을 먹으려 다시 찾았더니 와, 줄은 짧았네요.
돈가스에 붉은 된장 소스를 부어 먹는 이 식당의 미소카츠가 나고야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 했지만
그러나 반쯤 익힌 질긴 돼지고기에 두터운 비계, 달고 짠 소스는 내 입에 전혀 맞지 않아 실망스러웠지요.
밤에는 '사카에역' 인근에 있는 '히로코지 후시미 공원'의 '오아시스 21' 지역에서
14m 높이의 공중 산책을 할 수 있는 유리 지붕, ‘물의 우주선’에 올랐습니다.
야간에 라이트업 된 이 ‘물의 우주선’은 환상의 포토 포인트였지요.
거기에 개보수를 끝내고 나고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된 ‘나고야 텔레비전 탑’까지
'사카에의 야경'을 빛냈습니다.
나고야에는 원데이투어, ‘메구루버스’가 있어 중심지의 인기 관광지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평일에는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주말과 공휴일에는 20~30분 간격으로 운행하면서
나고야역을 시작으로 나고야 성과 도쿠가와엔(도쿠가와 정원) 등 모두 11군데의 명소에 들른다네요.
티켓 요금은 어른 500엔으로 각 관광지, 음식점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답니다.
지하철 원데이티켓도 관광지 할인이 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도쿄의 벚꽃과 가와구치코의 후지산, 시라카와코의 전통집, 신호타카에서 바라본 설산이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네요.
언제나 여행의 뒤끝에는 미련이 남지요.
도야마의 알펜루트며 쿠로베 협곡들은 다음 여행으로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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