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일본, 혼슈

나가센도(中山道) 걷기, 1

좋은 아침 2023. 4. 24. 17:39

다카야마에서 나고야로 나온 다음날은 '에나협(Ana Valley, 惠那峽)'으로 떠났습니다.

에나 호수의 유람선에서 활짝 핀 벚꽃을 보며 하루를 보낸 다음 

이튿날은 'Nakatsugawa'를 거쳐 'Ochiaigawa'로 이동, '나가센도(中山道)'에 들어서서 '마고메'까지 한 구간을 걸었고 다음날은 '마고메'에서 '쓰마고'를 거쳐 '나기소역(南木曾驛)'까지 한 구간을 걷고 다시 나고야로 돌아왔지요.

지도상에서 왼쪽 아래 구석의 에나협에서 시작, 대각선 상의 오른쪽 위, 모서리에 있는 나기소역(南木曾驛)까지 2박 3일의 일정입니다. 

 

 

나고야(Nagoya)에서 기후현의 에나(惠那)까지는 '중앙본선'으로 달립니다. 2시간에 편도 1인 요금 1170엔.

에나역(惠那驛) 하차,  

 

 

예약한 민수쿠(民宿, 민박)에 짐을 놓고 곧장 에나협(Eana Valley, 惠那)으로 갔습니다.

 

 

도중 고개를 넘을 때는 '일본 북 알프스'라고도 부르는 '히다 산맥'의 설산들이 보였네요.  

 

 

에나코(惠那湖)는 강에 댐을 만들면서 생긴 인공호수이지만 그 댐과 자연이 어울려서 아름다운 경치가 만들어졌습니다. 

 

 

만개한 벚꽃 사이를 걷다가 

 

 

1인 1500엔으로 유람선을 타고 호수도 한 바퀴 돌았고. 

 

 

벚꽃이 즐기는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숙소 안에는 황실의 의전을 갖춘 화려한 복색의 수많은 인형들이 로비와 복도에 전시되어 있었지요.

주인남자의 수집품인 듯했네요.

 

 

 

아침 식사도 좋습니다.

하루 잘 쉬고 

 

 

숙소의 센딩으로 Ena 역에 와서 다시 중앙선을 타고 'Nakatsugawa(中津川)'로 30분 동안 열차 이동, 

거기서 곧 JR동해선으로 환승하여 3분 만에 'Ochiaigawa(落合川)'에 도착, 나가센도에 들어섰습니다. 

 

나가센도는 

에도 시대(江戶時代, 1603~1867)에  정부가 지방의 세력을 장악하고 중앙의 통치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비했던 5개  도로 중의 하나로 지금의 도쿄와 교토를 연결하는 중부산악지대의 행정도로였습니다.

전체 거리 약 532km, 최소 15일의 장정으로 이곳을 오가는 귀족과 관리, 마부들이 쉴 수 있도록 중간중간에  숙소와 주막 역할을 하는 69개의 역참(슈쿠바)을 만들었지요.

메이지 정부가 들어서면서  1882년 기소강을 따라 국도를 개설한 후 1912년에 주오선(중앙선) 철도를 개통하면서 역참의 역할은 끝나고 산속 마을들은 잊혀졌으나 근래에 옛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나가센도와 역참 마을은 재건축과 복원 사업을 거쳐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네요.  

해안가를 지나는 '도카이도'보다 40km가 더 길고 일본 중부 산악 지대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이 길에서

마고메(馬籠宿)와 쓰마고(妻籠宿), 기소후쿠시마, 야부하라를 거쳐 나라이까지 이어지는 5시간 거리의  기소계곡은 높고 낮은 고개, 시골길과 숲길, 폭포 등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멋진 길입니다.

특히 마고메에서 쓰마고를 잇는 길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  

 

역무원도 없는 간이역, 'Ochiaigawa(落合川)'에서 내려 벚꽃이  화사한 호반을 따라 걷습니다. 

 

 

 

벚꽃은 낙화가 되어 물 위에서 다시 피어났습니다. 

 

 

오늘 걷는 길은 '오치아이가와역'에서 '오치아이가와주쿠(宿)'를 지나 돌길을 걸어서

'마고메'에 이르는 아래 지도 상의 초록색 5.2Km 거리.

 

 

일반적인 걸음으로는 1시간 30분 거리라지만

우리는 천천히 느긋하게 녹색의 아름다운 숲길을 걸으면서 3시간을 보냈습니다.

'나가쓰가와역'에서 마고메까지는 별도의 차도가 있어 1시간에 1대 정도의 버스가 다닙니다. 

 

 

 

저 빨간 다리 아래쪽으로

 

 

동네로 들어가면 입구에  '高札場'이 보입니다. 

에도 막부에서 백성들에게 공적인 내용을 알리기 위하여 설치했던 게시판으로 2022년에 복원, 옛 모습을 찾았다네요.

 

 

이 고찰장에는 그 당시의 숙박과 짐을  운반하는 요금까지 상세하게 재현해 놓았기 때문에 예전 역참마을의 모습을 유추하고 에도시대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약사여래를 모신 '의왕사'을 거쳐 납작한 돌이 깔려 있는 숲길을 지납니다.

 

 

오치아이주쿠와 마고메주쿠 사이, 중부 산악지대의 거친 길을 다듬어 놓은 

 

 

돌길입니다.

오랜 역사를 보여주듯 닳아빠진 돌마다 초록 빛깔 이끼가 끼어 있습니다. 

 

 

중간의 쉼터 안내판에는

도쿄 '일본교'에서 출발, 1번의 '板橋宿(판교숙)'부터 교토의 '삼조대교'에 도착하기 직전, 

69번 '大津宿(대진숙)'까지 나카센도  69개의 주쿠(中山道 69宿)를 이은 중간쯤에 '나가쓰가와(中津川)'와 '오치아이가와(), '쓰마고(妻籠)'와  '마고메(馬籠)'가 보입니다.

네 벽을 따라 걸어놓은 69개의 팻말 중에도 흐릿하지만 42번의 쓰마고(妻籠宿)와  43번, 마고메(馬籠宿)에 44번, '오치아이가와주쿠(宿)가 있고

 


 

 

일본의 유명 판화가, '우타가와 히로시게(1797~1858)'가 이 길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는 목판화 53점 중

몇 개의 그림도 있습니다. 

산과 들판, 마을과 길을 배경으로 마부와 짐꾼들이 등장하는 입니다.

 

 

 

길은 작은 마을과 

 

 

울창한 숲길,

 

 

농사를 준비하는 산간 마을의 물 채워놓은 논 옆을 지나 

 

 

출발지, '오치아이가와()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으로 이어졌습니다. 

 

 

해발 600m인 마고메에 들어서면서 찍은 광장의 '마고메 안내도' 사진이 흐릿하네요.

인포에 한글 설명서가 있다는데 늦게 도착하고 일찍 떠나면서 문을 닫았기에 받지 못했지요.

이 동네의 가게들은 오후 5시 전후로 하루의 영업을 마감합니다. 

 

 

마고메 아래쪽의 번화가에서 

 

 

 '고에히 모치'와 '오야키에 소바(메밀국수)'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숙소, '마고메 차야'의 따뜻한 물속에 몸을 담그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도 좋았고

다음날, 출발을 앞둔 이른 시간의 아침 식사도 괜찮았지요.

 

 

에도 시대의 모습 그대로인 이 동네는

간밤의 천둥소리 요란했던 비바람도 잊고  아침의 햇빛을 받으면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돌길과 

 

 

격자무늬의 창살,

 

 

작은 테라스의 

 

 

목조주택들이 나가센도를 따라 이어집니다. 

 

 

이 동네의 '高札場'과

 

 

'마고메주쿠(馬籠宿)'가 있던 자리를 지나

 

 

오늘은 '마고메 고개'와  '오쓰마고', '쓰마고(420m)', '쓰마고 성터'를 거쳐 '나기소역'까지

11Km, 4시간 정도의 여정입니다. 

  

 

마고메와 쓰마고의 관광안내소에는 짐 배달 서비스가 있습니다.

오전 8시 반부터 11시 반 사이에 출발지점의 관광안내소에 짐을 맡기면

오후 1시 이후에 도착 지점의 관광안내소에서 짐을 찾을 수 있다네요.

짐 1개 당 500엔. 7~8월은 매일, 3월 말부터 11월 말까지는 토, 일, 공휴일에만 가능하답니다. 

마고메와 쓰마고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는 하루 3~4회, 30분 거리입니다. 

 

 

'마고메전망대'에서는 일본 100대 명산의 하나라는 2191m의 '에나산'이 어제와는 달리 또렷하게 보입니다.

 

 

기후현'이 끝나고 '나가노현(長野縣)'으로 들어가는 도중에도

                           

 

내내 에나산이 보였습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었지요.

 

 

중간중간, '곰조심 안내'가 보이는 깊은 산속입니다. 

곰이 보이면 종을 쳐서 그 소리에 놀라 도망가도록 해야 한답니다.

 

 

산골 마을의 이런 소박한 환영도 즐겁습니다.

 

 

마고메고개까지는 1시간 정도의 오르막길.

 

 

드디어 '마고메토게(790m, 마롱상)'에 올랐습니다. 

 

 

커튼이 멋진 길가의 작은 휴게소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무료 찻집이라는데

화롯불은 켜 있지만 사람이 보이지 않아 그냥 통과!

 

 

다시 길을 따라 걷습니다.

지금부터는 내리막입니다.

 

 

여기서 쓰마고까지는 4.7km. 

 

 

중간의 폭포, '男瀧'과 '女瀧'을 지나 '오쓰마고'와

 

 

'신메이'를 거치면

 

 

'쓰마고'가 나옵니다. 

 

 

전통가옥들이 나가센도 양쪽으로 펼쳐 있는 쓰마고는

 

 

마고메보다 규모가 작고 여행자도 적었지만

그래서 더 느긋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아담한 동네였네요.

 

 

한낮의 더위에 지칠까 봐 버스를 탈 생각도 했지만 나기소역까지는 1시간 정도 남았다기에 예정대로 걸었지요.

쓰마고에서 나기소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1일 8회.

오후에는 13시 51분, 15시 26분, 17시 41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습니다. 

 

 

'인형전시회'도 기웃거리고

 

 

'쓰마고 성터( 妻籠城址)'에 올라 

 

 

동네를 내려다보면서

 

 

나가노현의 나기소역(長野縣 南木曾驛)까지 걸어 도착, 다시 중앙선을 타고 나고야에 돌아왔습니다.

힘들었지만 오늘도 멋진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