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2023년의 봄, 2

좋은 아침 2023. 5. 25. 22:16

어젯밤 '빛 축제'에 다녀와 머물렀던 안면도 숙소의 아침, 

뻐꾸기 소리를 따라 숲길을 걸었던 기분 좋은 산책 끝에

 

 

다시 길을 떠나 지금 이 시기에 한창인 노란 유채꽃을 보면서

 

 

찾아온  '보령시 천북면 하만리'의 청보리밭에는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 포기 사이에 붉은 양귀비꽃이 점점이 박힌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 있었지요.

 

 

 

거기에 오늘은 파란 하늘과 흰 구름까지 어울리면서 

규모는 작지만 중국 '칭하이 성'의 '먼웬(문원) 마을' 유채밭 부럽지 않은 멋진 모습이 만들어졌네요. 

구름이 잔뜩 끼었던 어제의 만리포를 생각하면서 여행에서 날씨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한 날입니다. 

 

 

 

곧 수확을 할  시기가 되면서 보리알들은 단단하게 여물었습니다.

 

 

언덕 위에는 

 

 

창고를 개조한 멋진 이름의 '청보리(靑寶利)카페'가 있고 

 

 

거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또한 

 

 

작고 소박한 시골마을과 어울려 편안하고 좋았지요. 

 

 

옆으로 길게 난 창문에서 보는 모습도 한 편의 액자그림입니다.

여기에 까마귀가 날면 여지없이 파리 근교, 고흐가 그린 '오베르 쉬즈와르'의 밀밭이 될 듯했네요. 

 

 

 

그러나 여기는 관광지가 아닌 사유지.

보리를 밟지 말고 예쁘게 사진 찍고 눈으로 감상해 달라는, 

그러면서 좋은 추억 만드시라는 당부 팻말이 여기저기에 서 있음에도 몇 군데 훼손된 곳이 보여 민망했습니다.

 

 

주차는 '천광로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천북신흥교회'의 뜰에 잠시 세워두면 됩니다. 

 

 

 

 

충남 당진시에 있는 문예회관에서는 오랜 친구의 민화전시가 있었습니다. 

 

 

홍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던 이 친구는 돌연 민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십 년 민화를 그렸고

1999년 1회 전시회 이후 

 

 

뒤에 보이는 대작,  '정조대왕 능행도' 등의 새 작품을 완성하면서 회고전을 준비하였지요.

 

 

워낙 대작이 많아서 한 컷에 넣기 어려운데다가

전시회장의 불빛도 여의치 않아 아쉽지만 팸플릿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96 ☓ 280cm 네 폭의 장지에 그린, '십장생도 4 곡병',

 

 

100 ☓ 172cm인 비단의 '수렵도'와

 

 

각 120 ☓ 35cm의 화선지 그림, '화조도 8 곡병',

 

 

 

각 62 ☓ 97cm의 장지에 그린 '책가문방도 6 곡병'과 

 

 

 

각 120 ☓ 45cm의 장지, '연화도 8 곡병',

 

 

 

각 110 ☓ 40cm인 비단에 그린 '모란도 8 곡병'과 

 

 

 

각 95 ☓ 40cm인 장지의 '부채 쌍폭' 같은 오랜 내공의 대작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요. 

'작은 거인님, 오래오래 화필을 잡을 수 있게 건강하셔야 합니다'.

 

 

전시회 소식을 듣고 찾아온 옛 동료, 졸업생들과 사진을 찍으며 추억에 잠겼던 시간! 

20 중반의 젊었던 교사와  10대의 어린 학생들은  이제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되었어도 

마음만은 다시 그 세월로 돌아갔네요. 

 

 

                  집에 돌아와 옛 앨범을 열어보며 그 시간을 그리워했네요. 

 

 

저 소녀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녀석들도 이제는 나처럼 나이를 먹었겠구나!

어느 사이에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지 믿어지지 않았네요.

 

 

 

 

주말, 

 

 

파주의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시작된

 

 

'DMZ 평화 걷기' 행사는

 

 

'더 큰 평화를 여는 발걸음'이라는 주제의

 

 

남방한계선의 철책 옆을 걷는 이벤트로

임진각의 46번 통문으로 나가서 임진강변의 '생태 탐방로'를 거쳐 율곡습지공원까지 3시간 동안

9.1km를 걷는 행사였습니다. 

 

 

임진각 공원 안의

 

 

다양한 식전 행사 후

 

 

 

출발,

 

 

 

철도중단점을 앞에 둔 열차, 더 이상 달리지 못하는 철마의 안타까움을 같이 하면서 

 

 

굳게 잠겨 있던 통문으로 나간 1500명의 참가자들은 남방한계선의 이 철책을 따라 '임진강변 생태 탐방로'를 걷습니다. 

 

 

'사진촬영허가' 지역의 철책에는 

 

 

새장에서 나와 자유롭게 비상하는 새들,

 

 

철책에 걸린 군상의 절규와 

 

 

자물쇠로 표현한 '나의 소원' 같은 우리 민족의 시대 상황을 알리는 조형물에

 

 

오랜 세월, 비바람에 녹슬고 깨진 철모 틈새의 야생화 사진이 걸려 있어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자유와 평화의 토대 위에 정의로우며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가야금과 해금 연주자들이 걷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냈던 이 전망대 앞에는 

 

 

쇠기러기, 쇠두루미 같은 철새들이 철책을 넘어와 월동하는 沙洲, '초평도'가 보입니다. 

 

 

이 길의 종점, '율곡습지공원'에 도착하여

 

 

                 '완보증'을 받은 후 주최 측에서 준비한 셔틀버스를 타고 

 

 

임진강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행사 때문에 수원에서 안양과 용산, 서울역과 문산을 거쳐 임진강역을 오가는 임시 왕복열차가

1회 추가로 운행되었지만 일반적으로 여기서 문산행 열차는 평일 하루 두 편, 10시 50분, 17시 25분,

주말에는 하루 네 편으로 10시, 12시 40분, 16시 10분, 17시 4분에 출발합니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의 콘서트홀에서 열린 '이 마에스트리(I MAESTRI) 정기 연주회'는

전문성악인인 남성 100여 명이 모여 만든 합창단의 공연.

2006년 창단하면서 올해의 18회 연주는 오페라 곡에서 가곡과 민요, 가요까지의 다양한 레퍼토리에

테너와 베이스, 바리톤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음색과 엄청난 볼륨의 장중함으로

순식간에 공연장의 분위기를 압도했네요.

한 곡 한 곡 감동적인 노래가 끝난 후, 휴대전화 불빛으로 찬사를 보내던 관객들에게 

 

 

지휘자, '양재무'는  연이은 앙코르곡과 손 하트를 보내는 팬서비스로 열광적인 기립박수를 받았지요.  

봄날 밤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하모니,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내년 6월 25일에 있을 19회 정기 연주회가 기다려집니다. 

 

 

활짝 핀 장미꽃들로 서울대공원 앞의 '장미원'은 향기로웠습니다. 

 

 

순서 없이 피고 지던 올해의 다른 꽃들처럼 아직도 여전히 아름다운 작약 옆으로  

 

 

6월의 장미가 활짝 피었네요. 

이렇게 또 한 해의 봄날이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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