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2023년의 봄, 1

좋은 아침 2023. 5. 24. 11:48

짧은 여행, 짧은 만남에서 얻은 몇 장의 사진들, 그 뒤의 긴 여운!

한 편의 글이 되기에는 아쉽고 버리기는 아까워서 여러 개를 같이 묶어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내 남은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23년의 봄날'입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농협안성팜랜드', 그 뒤쪽에 있는 '안성 청보리밭'에 갔던 날은 구름이 많아 아쉬웠네요.

이름은 청보리밭이었지만 사실은 비육우 사료용으로 키우는 호밀밭이었지요.

 

 

그날따라 거친 바람이 불면서 저 녹색의 호밀들은 거대한 물결처럼 일렁거렸습니다. 

 

 

 

 

그러나 이 장관을 볼 수 있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호밀이 익기 전, 연할 때 베어내어 사료용으로 쓰기 때문이지요.

관광지가 아니어서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아 입구의 느티나무 아래에 잠깐 세워놓아야 합니다.

 

 

어떤 영화의 세트장이었다는 저 건물도 같이 어울렸고

 

 

우연히 만난 촌노의 안내로 그의 배 과수원에 갔을 때는 

고목 아래 노란 민들레들이 활짝 피어 있는 풍경도 좋았습니다. 

 

 

배꽃이 만개하는 시기의 보름밤이 되면 하얀 꽃과 둥근달이 만들어내는 그 환상적인 야경을 찍기 위하여

과수원이 내려다보이는 2층의 이 댁 테라스에는 사진작가들이 모여든답니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제'의 시조 구절이 저절로 떠올랐지요. 

언제쯤일까 그런 날에 다시 찾을 생각입니다. 

그분에게 소개받은 근처의 맛집, '안성대물림장터국밥'도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곳이었네요. 

 

 

 

서울대학교에서 연구 목적으로 조성한 '관악수목원'은

봄과 가을의 일정 기간에 한하여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봄철 개방일은 4월 15일부터 5월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안양예술공원'의 끝에 수목원의 정문이 이어지면서 공영주차장 주차는 대기 시간도 길었네요.

 

큰길을 따라 후문까지 올랐다가 내려올 때는 옆길, '단풍나무길'로 빠졌지요.

잔디광장의 뒤늦게 핀 철쭉꽃이 햇빛을 받는 모습에 

 

 

한쪽에 남아 있는 저 여리여리한 모습도 예뻤습니다. 

수목연구가 목적인 곳이라서 편의시설이 전혀 없는, 그래서 온전히 자연스러운 숲길이었지요. 

가을의 '단풍나무길'이 기대됩니다. 

 

 

 

'대청호'에 다시 왔습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와 동구, 충북의 보은군과 청주시 사이에

홍수에 대비한 수량 조절, 인접 지역에 생활과 공업용수, 금강과 만경장 유역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전력도 만들어내는 다목적 댐, '대청댐'이 만들어지면서 이 주변은 또 하나의 관광지가 됩니다. 

 

 

 

댐까지 걸어갔다가  '물문화관'을 거쳐 

 

 

'로하스길'로 들어섰습니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약 220km, 1구간 '두메마을길'을 시작으로 21구간 '대청호 로하스길'까지

호수를 중심으로 산과 숲, 마을과 임도, 옛길이 어우러지는 

 

 

걷기 좋은 둘레길입니다.  

 

 

 

'산딸나무꽃',

 

 

'찔레꽃'에 

 

 

작은 연못가의 '창포꽃'도 만개한 봄날! 

 

 

세 자매가 같이한 이런 사진도 즐겁고 

 

 

왕버드나무 군락지 풍경도 멋집니다.  

 

 

여기는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 햇살과 물안개가 어우러지는 아침 풍경이 환상적이라네요.

둘레길 중에 만나는 청남대 안의 넓은 대지에 잘 조성해 놓은 산책길과  

이 호수를 도는 드라이브 코스, 구 도로의 벚꽃길은 어느 때라도 좋습니다.  

 

 

대전광역시 '계족산'의 '장동산림욕장' 안, '황톳길' 방문도 두 번째.

 

 

포토존에서 한 장 추억도 남기며 

 

 

야외음악당의 '펀펀(뻔뻔)한 클래식'과 

 

 

신록의 싱그러움에 감동하면서 

 

 

농촌 풍경 속, 

 

 

 '계족산 산골보리밥'에서 점심을 먹는 즐거움도 괜찮았네요.

 

 

 

충남 태안의 '만리포'는 아주 오래전, 유년의 추억이 담긴 곳입니다. 

 

 

 

'서해랑길'을 걸어 

 

 

'뭍닭섬'으로 가는 길. 

 

 

시인 박동규의 시비, '누가 검은 바다를 손잡고 마주 서서 생명을 살렸는가' 옆에는

 

 

2007년 유조선 사고로 기름에 덮였던 절망의 바다를 123만 자원봉사자의 희생과 노력으로 극복하였음을 알리는

감동의 기념탑, '희망의 고리'가 서 있고 그 뒤편에는 기념관이 있습니다. 

 

 

 

밀물이 들어온 해변 대신 나무데크를 걸어 

 

 

 

뭍닭섬으로 갔더니 출렁다리는 일부분이 훼손되어 수리 중.

 

 

우회로인 솔숲으로 들어갔습니다. 

 

 

 

뒤쪽으로 돌아나가면 멀리 '천리포수목원'과 그 안의 '노을길', 

 

 

수목원 설립자, '민병갈'이 붙인 이름, '낭새섬'이 보입니다. 

여기 뭍닭섬에서 보는 저 섬의 모습이 부리까지 갖춘 온전한 새의 형태여서 신기했지요.

원래의 이름은 '닭섬'이랍니다. 

 

 

뭍닭섬에서 나와 초승달 형태의 만리포 긴 해변을 걸어 

 

 

가수, '이용복'이 운영하는 카페,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를 지났습니다. 

이 역시 추억의 인물이었네요. 

 

 

해변에는 분황빛 해당화가 무리 지어 피어있어서

오늘 구름과 안개로 실망스러웠던 기분을  상쇄해주고 있었지요.

 

 

그 길의 삼거리에서는 

 

 

              만리포 해변과  '만리포 포구',  '파도리'로 가는  '해변길'이 나뉩니다. 

 

 

 '만리포 포구' 끝에는 등대와 각돌의 작은 선착장이 있고 

 

 

그 작은 동네는 파도리 해변으로 넘어가는 산길에서도 보였습니다. 

 

 

태안의 한적한 해변, '마검포' 인근에 있는 '네이처월드'에서는 봄의 '수선화 꽃축제'에 이은 '백합꽃 축제'를 준비하며 

밤에는 365일 상시 빛축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600만 구의 LED 전구를 이용, 테마가 있는 25개의 포토존을 만들어 놓아 

 

 

그 번쩍임은 황홀할 정도였지요.

전망대에 오르니  

 

 

보랏빛 무궁화 꽃잎과 초록색 잎이 감싼 태극기 조형도 보입니다. 

 

 

강렬한 원색의 LED 전구가 눈을 아프게 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작품들로 산만한 느낌은 있었지만

 

 

이렇게 넓은 지역에 이렇게나 많은 작품을 만들어낸 그 정성과 노력은 높이 평가받을 만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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