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 숙소에 캐리어를 맡기고 지방으로 갑니다.
출발 3시간 30분 만에 멜라카 도착하여
도시의 중심, 네덜란드 광장 부근의 숙소 Heeren Inn에 들어와 짐을 놓고
민속마을로 가면서 K팝에 열광하던 히잡 여학생들과 사진 한 장 찍고
멜라카 강의 오래된 아치형 다리를 지나
Kampung Morten(민속마을)에 왔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멜라카는
14세기 말, 수카트라 섬에서 마자파히트 왕국의 군사에 쫓겨온 사람들이 세운 왕국이었습니다.
이후 주석 광산의 개발로 중국인 인부들이 많이 몰려들면서 그들과 어울려 함께 살게 되었답니다.
그러는 와중에 네덜란드와 영국의 지배가 이어지고 지정학적 위치로 무역의 거점이 되면서
동서양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가 발달, 이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들이 정착하면서 뿌리를 내렸던 이 마을에는
후손 몇 분이 그 당시의 소박한 가옥에 살고 있습니다.
차이나타운에 들어와 전통 건물인 레스토랑, '페라나칸'에서
말레이풍의 중국요리, 바바뇨냐 음식으로 닭찜과 새우가 들어간 카레를 먹었습니다.
바바뇨냐는 민족과 문화가 서로 달랐던 중국인 남자와 말레이 여자가 결혼하면서 만들어진 문화.
남자는 바바, 여자는 뇨냐, 이들을 통틀어 페라나칸이라고 부르면서
중국 문화에 음식, 의복, 생활습관 등의 말레이 문화가 섞여 발달한 문화입니다.
페라나칸의 바바뇨냐 문화가 이 멜레카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식민 지배자들이 철수한 후 페라나칸들이 그 네덜란드 인들의 주거지를 개조, 모여 살면서
화교 사회인 차이나타운을 결성,
지금은 말레시아의 경제력을 좌우하는 막강한 세력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19세기 말의 멜라카 부호였던 페라나카, 찬 첸 슈의 저택은
지금 박물관으로 개방하고 있었지요.
무역으로 큰돈을 모았던 그는 제왕 못지않게 모든 것을 갖추고 살았던 호사가였습니다.
오래된 가구와 미술품들이 전통적인 바바뇨냐의 화려했던 일상을 보여 줍니다.
집집마다 지붕을 장식한 섬세한 조각이 눈에 띄는 고풍스러운 이 거리에는
골동품 가게도 즐비.
멜라카 관광의 중심지인 네덜란드 광장에는
네덜란드 통치 시대인 17~18세기의 붉은 벽돌색 건물이 많습니다.
1650년에 건설된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 스타더이스(Stadthuys)는 지금 멜라카 역사박물관이 되어
멜라카 왕국 시대부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의 통치 시절을 거쳐 지금에 이르는
이 땅의 긴 역사를 알렸지요.
네덜란드에서 가져온 벽돌로 지었다는 멜라카의 상징, 그리스도 교회와
1521년에 건설된 스타더스 뒷산 위의 세인트 폴 교회.
동방에 가톨릭을 전파한 프란시스코 사비에르의 동상과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이 교회는
가톨릭을 반대하던 네덜란드와 영국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었다네요.
1849년에 건설한 산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교회는
동방에 가톨릭을 전파한 사비에르에게 바친 고딕 양식의 건물.
광장 한켠의 노점에서 싱싱한 람부탄을 샀다가
달라붙어 있는 엄청난 개미 때문에 소동을 겪으면서
화려하게 장식해놓은 자전거 인력거인 트라이쇼를 타고
요새에 올랐습니다.
산티아고 요새는 16세기 초반, 포르투갈 군대가 네덜란드 군에 맞서 수비 목적으로 건설했지만
지금은 그 관문만 남아 있습니다.
근처에는 멜라카 왕국의 전통 양식으로 복원된 아름다운 '멜라카 술탄 팰리스'가 있고,
요새에서는
깨끗하고 세련된 시내와
멀리 멜라카 해협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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