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여수, 3

좋은 아침 2022. 4. 3. 18:26

아침 일찍 숙소에서 40여 분 거리의 돌산도 신기항으로 이동, 

 

 

1시간 전에 도착하여

9시 10분 출발하는 금오도의 여천행 승선권(편도 일반 5,600원, 경로 4,500원)을 구입하고 

 

 

 

신기항에 차를 두고 갈 생각이어서

금오도 남면의 마을버스 운행시간을 확인한 다음 

 

 

동네 구경에 나섰습니다. 

신기항은 작은 어촌 마을.

 

 

이웃한 화태도와는 연도교인 화태대교로 연결됩니다. 

 

 

신기항에서 출발한 페리는

 

 

돌산도의 여천항까지 25분 동안 잔잔한 다도해를 달렸습니다.

도착하자마다 항구에서 기다리던 마을버스를 타고(현지 주민은 1,000원, 관광객은 2,000원)

9시 40분 함구미로 출발,

 

 

비렁길이 시작되는 함구미 선착장에 20여 분 걸려 도착하였지요.

 

 

    금오열도 중에서 가장 큰 이 섬의  '금오도  비렁길'에서 '비렁'은

    우리말인  '벼랑(험하고 가파른 비탈)'의 남도 사투리.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고 낚시를 다녔던 크고 작은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해안가에 

    5개 코스, 총 18.5km 거리에 8시간 30분의 '비렁길'이 조성되면서

    매년 3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남해안의 대표적인 트레일 코스가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비렁길의 1코스, 함구미에서 두포까지 5km, 2시간의 평탄한 길을 걷고

    두포에서 방풍나물과 여수 막걸리로 점심을 먹은 다음 거기서 1시 30분에 출발하는 마을버스로

    여천항까지 이동, 오후 2시 30분 배로 신기항에 돌아갈 예정입니다.     

 

 

선착장을 벗어나 비렁길 입구에서 걷기 시작.

 

 

바다를 옆에 두고

 

 

나무 우거진 숲 속으로 들어갑니다.

1코스에는 희귀 식물인 고란초 군락과 취나물, 고사리, 생강나무, 비자나무, 목이버섯 등이 자라면서

식생 보존이 잘 되어있다 했지요.

 

 

2월의 만개 시기를 지난 동백꽃은 

 

 

이제 드문드문 볼 수 있었네요.

 

 

신우대 숲을 지나면

 

 

'미역널방'.

그 옛날, 바다에서 따온 미역을 널어 말렸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널찍한 바위입니다.  

 

 

그 아래는 깎아지른 바위 절벽의

 

 

거대한 비렁입니다. 

저 절벽 중간의 길을 따라가면

 

 

전망대 중앙의 나무가 특별했던 '수달피 비렁전망대'가 나오고

 

 

새봄의 연둣빛 신우대 터널을 지나면

 

 

보조국사 지눌의 전설이 깃들인 송광사 절터와 방풍나물 밭이 보입니다. 

 

 

이 금오도 방풍은 다도해의 청정 해풍을 맞고 자라면서 향긋하며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라지요.

각 코스가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의 마을에서는

금오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방풍 자장면, 방풍 서대회무침, 방풍 해물파전 등 

음식과 특산물을 판매한다지만 지금 이 시기에는 모든 관광지가 그러하듯 사람 구경하기가 어려웠네요.

 

 

이렇게 멋진 길에 이어 

 

 

함구미 마을의 윗동네를 지났습니다. 

이 지점에는 떠나왔던 함구미항까지 곧바로 내려가는 지름길, '함구미 윗길'이 있습니다.

길 따라 이어지는 다도해의 환상적인 이 트레일에서는 구간구간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서 

시간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언제든 하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았지요.

 

 

이쪽에서는 동백꽃도 자주 볼 수 있고

 

 

노란 민들레도 많았습니다. 

걷기 좋은 길입니다. 

 

 

서남해안 도서지방의 독특한 장례풍습, 초분을 복원해 놓은 지점을 지나면

 

 

신선이 놀았다는 멋진 경치, 

 

 

 

신선대가 나오지만 

흐린 날씨 속에서 신선의 놀이터는

 

 

제 빛을 잃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목적지인 두포까지는 2.1km.

 

 

작은 오솔길로 계속 내려가면

 

 

두포항방파제가 나타납니다. 

 

 

두포마을, 

 

 

이 분무골에서 여천항으로 나가는 마을버스는 오후 1시 30분이어서 시간이 넉넉하기에

점심 먹을 식당을 찾다가 뒤이어 도착한 언니, 

도중에 아끼던 선글라스를 잃어버렸다기에  되짚어 같이 산길로 올라가면서 오늘 계획이 틀어졌지요.

우리 외에는 다른 팀이 없었기에 바로 찾을 수 있으리라 쉽게 생각하고 길바닥만 쳐다보며

조금 더 조금 더하다가 결국은 5km의 함구미항까지 되돌아갔지만 

오후 들어 거친 바람이 불면서 풀숲으로 날아간 듯 선글라스는 흔적도 없었고.

 

 

그러면서 2시 30분 출발하는 배로 신기항에 돌아갈 계획을 4시 20분 배로 바꾸며

함구미에서 먹은 늦은 점심입니다. 

만 원짜리 가정식 백반은 우럭찜에 방풍나물과 장아찌, 미역무침과 오징어회 무침이 들어간

풍성한 식탁이었지요. 

1코스 시작점으로 가면서 왼쪽, 함구미 노인회관 앞에 있는 집인데 맛있게 먹었지만 상호는 기억에 없네요. ㅠㅠ

 

 

식사 후 택시 호출, 여천항으로 돌아왔습니다.

미터기대로 계산한 요금은 12,000원.

금오도 안의 남면 택시는 061) 666-2651~2, 010 8614 2651. 대표 강기천.

남면 마을버스는 문의는 061) 665-9544, 010-6314-9544.

택시 기사는 여천항 위쪽의 동백꽃이 현재 만개했음을 알려주었지요.

남쪽 섬에 있는 동백은 제주의 수목원에서 보았던 변종이 아니고 토종이어서 꽃송이가 적고 그 숫자도 작습니다. 

 

 

 

비렁길의 남은 코스에 미련을 남기며

신기항에서 돌산도의 끝자락, 금오산의 기암괴석 절벽에 자리 잡은 향일암에 왔습니다. 

이 산 전체의 거대한 암석이 거북이 등껍질 문양을 닮았고

그 형상이 마치 거북이가 경전을 등에 지고 용궁으로 들어가는 형상이라고 하여

'쇠 금(金), 큰 바다거북 오(鰲)'자를 써서 ‘금오산’이라 부른다지요. 

 

 

신라의 원효대사가 선덕여왕 때 원통암(圓通庵)이란 이름으로 창건한 이 암자는

이러한 금오산에서 ‘금오암’, 또는 거북의 영이 서려 있다는 뜻의 ‘영구암’으로 불리면서

강화의 보문사, 양양의 홍련암, 남해의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처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이 상주하는 성스러운 곳'에서 기도발원을 하게 되면

그 어느 곳보다도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받아 소원을 성취하게 된다네요. 

거기에 이 향일암을 중심으로 남해의 보리암, 통영의 욕지도, 남해의 세존도가 둘러싼

바다의 중간 지점에 용궁이 있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인묵대사는 남해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돋이 광경이 아름답다며

향일암이라 개명했답니다.

남해안의 해돋이 명소로 일몰까지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바다가 보이는 주차장에서 거의 40도에 가까운 291개의 돌계단에 올라

 

 

일주문과 

 

 

등용문을 지나면

 

 

교훈을 담은 아기부처들을 만날 수 있고 

 

 

범종루의 축대에서는 

 

 

향일암을 상징하는 거북이 세 마리가 하늘로 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좁은 바위틈 사이,

 

 

해탈문(바위굴)을 지나서

 

 

또다시 올라가는 좁은 틈.

 

 

그 위에는 풍경소리 청아한 

 

 

대웅보전이 나옵니다. 

 

 

그 옆, 날렵한 선의 종각은 단청이 아주 고왔습니다. 

 

 

대웅전에서

 

 

다시 좁은 바위틈, '관음굴'을 지나 

 

 

관음전에 오르면 

 

 

'어려움에 처한 중생을 구제하여 안락함과 기쁨을 준다'는 천수관음보살이 내려다보는 저 아래, 

 

 

'원효스님 좌선대' 밑으로 향일암이 보이고 그 앞으로 

 

 

용궁으로 들어가는 형상의 '거북머리 전망대'가 보입니다. 

 

 

망망대해, 저 바다에서 아침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관음보살의 성지'를 떠나 세속의 저잣거리로 다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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