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변산 자연휴양림(www.foresttrip.go.kr)은 201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바닷가의 휴양림으로
그 안에서 둘레길, 바다를 품은 '솔바람 숲길'을 산책할 수 있고
휴양림 바로 앞, '습지관찰원'을 지나는 변산 마실길 6코스(모항 갯벌체험장~왕포 구간. 6.5km, 2시간)가 있어
걸으면서 부안의 바다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또 두 개의 전망데크에 한 개의 전망대가 있어서
휴양림 주변과 줄포만 건너편의 고창까지, 잔잔한 서해바다를 바라볼 수 있었지요.
'숲 속의 집'과 '연립동', '산림문화휴양관'의 모든 방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지금까지 다녀온 휴양림 중 여러 가지 면에서 아주 만족스러웠던 최고의 휴양림이었네요.
그래서 소개합니다.
아침 일찍 '솔바람 숲길'을 돌다가
중간에 '마실길 6코스', 왕포로 내려가는 길을 만났습니다.
일출의 시간,
왕포의 바다는 황금빛입니다.
그 마을의 염전도 보입니다.
그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왕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는 아예 6코스로 들어섰습니다.
역방향 길입니다.
이 길은 '변산 마실길'이면서 '서해랑길'이고 '전북 천리길'.
솔밭길과
철조망 옆길 모두
내내 바다를 옆에 둔, 조용한 아침의 명상 길이었고
온갖 봄꽃들이 활짝 피어 마음 설레게 만드는 풍경길이었지요.
그러나 모항의 해나루 호텔이 보이는 작은 해변까지 걷다가 오늘의 일정을 생각하고 돌아서야 했네요.
왕포에서 모항 갯벌 체험장까지의 6코스는 6.5km, 2시간 거리이지만
갯벌 체험장을 2km 앞두고 휴양림으로 되돌아온 거리는 왕포 언덕부터 시작하여 5km 정도,
1시간 반 동안 걸었거든요.
내소사입니다.
여기는 백제 무왕 34년에 세워진 절로 유홍준 교수가 한국의 5대 사찰 중의 하나로 꼽은 곳.
'내소사'는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소생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랍니다.
절의 시작을 알리는 일주문 옆으로 초파일 연등 접수 안내, 템플스테이 초대 등 플래카드가 보입니다.
내소사 입구부터 700여 그루의 전나무 터널길이 이어집니다.
전나무의 맑은 향기가 코로나 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말 그대로 '소생'시켜주는 듯했습니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600m의 이 길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 100선'의 하나라지요.
전나무가 끝나면서 곧 벚꽃길로 이어집니다.
부처의 나라로 들어가기 전, 우리 몸과 마음의 작은 악귀까지 모두 없애준다는 사천왕의 천왕문 앞에도 벚꽃 만개!
드디어, 드디어 봄입니다!
내소사의 세 번째 문, 속세를 벗어나 부처의 세계에 들어선다는 의미의 '봉래루' 앞에도
절을 지키는 수령 700년의 우람한 당산나무와 대웅전 앞길에도
초파일을 준비하는 연등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올해의 초파일은 양력으로 5월 19일.
내소사의 대웅보전은
석가모니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신 불전으로
조선 인조 11년(1633), 절을 중건할 때 지은 건물이랍니다.
장식이 화려한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건물로 쇠못 하나 쓰지 않고 모두 나무로만 끼워 맞추었다네요.
세월 따라 단청이 퇴색되어 나뭇결은 그대로 드러났지만 그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화려함을 여전합니다.
불상 뒷벽의 ‘백의관음보살좌상’은 보는 사람을 압도할 정도로 거대하고 인상적이지만 사진 촬영 금지.
뒷문과 그림의 공간이 50cm 정도로 너무 좁아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습니다.
예전 장인들의 조각 솜씨가 돋보이는 대웅보전의 섬세한 꽃 창살은
중간중간 파손되어 안타까웠지만
조선 후기의 학자이며 서예가인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7 )가 쓴 대웅보전 현판은
그 거침없는 필력이 시원스러웠지요.
부도전과
영화 '대장금'의 촬영지였다는 작은 연못을 지나 다시 속세로 돌아갑니다.
고창으로 가는 길, 곰소에서 만난 '슬지 제빵소'는
아침의 '새 빵'을 기다리는 여행자들이 많았습니다.
감성적인 장식으로
여행자들을 불러들이는 예쁜 빵집이었지요.
2층의 테라스에서는 염전에서 작업하는 염부들이 보입니다.
고창의 청보리밭, 학원농장(鶴苑農場)으로 가는 길, 역시 벚꽃 만개.
절정이었네요.
유채밭에도
들판에도 현호색이 만발한 봄꽃 세상!
그러나 아직은 청보리가 자라는 시기.
선운사의 동백을 우선으로 한 여행이어서 여기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바람에 일렁이던 고흐의 밀밭을 연상했었기에 조금은 서운했네요.
그렇기는 해도 오랜만의 싱그러운 초록색 벌판에 서니 날아갈 듯 가슴은 벅찼습니다.
봄에는 보리,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이 재배되는 땅입니다. 유채꽃은 덤!
코로나 이전에는 해마다 4~5월에 '청보리밭 축제'가 열렸다지요.
각종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였음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보입니다.
농원 안의 식당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한 보리와 메밀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황토로 지은 한옥민박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답니다.
오전 10시~17시까지 오픈. 주차비와 입장료는 없습니다.
www.borinara.co.kr.
급수시설을 이용한 전망대에서는 이 벌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걷기 좋은 길, '이야기 길'도 있어 보리밭 사잇길을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이 이루어 놓은 대규모의 이 농사터는
코로나 19와 긴 겨울로 가라앉았던 오감을 깨워주는 초록의 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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