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에서 밤배를 타고 그리스의 마지막 여정, 로도스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타고 온 배, 블루 스타 페리 4인실은 넓고 깨끗해서 잠자리가 아주 편안했지요.
로도스의 Commercial Harbour입니다.
항구의 오른쪽으로 돌아 걷다가 왼쪽에 보이는 첫 번째 성문으로 들어가면 구시가.
구시가의 그랜드 마스터, 기사단 궁전의 망루가 보입니다.
그들은 1099년 성지 예루살렘 순례자들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목적으로 창설된 구호 단체였지만
십자군 전쟁에 합류하게 되면서 이슬람군에게 쫓기어 1309년 이곳 로도스까지 밀려옵니다.
그러나 1522년 오스만제국에 의해 로도스에서도 쫓겨나 스페인의 몰타섬으로 이주하였고
1798년 나폴레옹이 이끈 프랑스에 항복하는 일도 겪으면서
이후 영국의 영토가 된 몰타에서 더 머물 수 없어 결국 유랑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성 요한 기사단, 구호 기사단, 병원 기사단, 로도스 기사단, 몰타 기사단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졌습니다.
지금은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고 하나의 국가로 UN의 인정도 받았지만
그 후손들은 여전히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다네요.
구시가에는 지금도 그들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웅장한 규모의 궁전이 나옵니다.
여기에도 헬레니즘 시대의 걸작인 '라오쿤 군상' 이 보입니다.
트로이의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지 말라고 경고한 라오쿤이
아테나 여신의 보복으로 두 아들과 함께 뱀에 물려 죽어가는 고통스러운 모습을 묘사한 작품이지요.
작은 돌로 만든 섬세한 모자이크화에
빨간 바탕에 흰 십자가를 수놓은 이들의 문장이 보입니다.
성 안의 정원도
성 밖의 해안가도 한적하고 평화로워서 산책길이 즐거웠습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돌 포장 길이 이 길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있었지요.
누구인가 가로수에 그려놓은 사람의 눈도 보는 이를 즐겁게 했네요.
로도스의 만트로키 항구에는 이 도시의 상징인 사슴 동상 한 쌍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원래 로도스 항구를 지키는 태양의 신,
높이 34m의 거대한 헬리오스 동상이 두 개의 기둥에 양 발을 디딘 모습으로 서 있었지만
지진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지금은 작은 사슴으로 대체되었답니다.
낡은 풍차 앞으로
제방도로가 있습니다.
그 항구에서 배를 타고
섬의 반대편에 있는 린도스에 왔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린도스의 성채로 올라가니
여기 아크로폴리스에서도 문화재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니케 상은 원래 이 섬에 있던 것으로 지금 여기에는 사진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니케 상이 만들어진 곳, 굳이 이곳을 찾은 이유입니다.
성채에서 바라본 린도스의 해변과 파란 바다가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었네요.
다시 돌아온 로도스, 중세의 모습이 오롯이 남아 있는 구시가의 소크라테스 거리는
여전히 여행자들로 가득하고
좁은 골목길에도 작은 가게며 호텔이 많습니다.
망루에 초병 마네킹을 세워 놓은 것이 재미있어서 한 장,
항구 안쪽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우리도 한 장을 남기며
로도스를 떠납니다.
'17. 터키, 마케도니아, 알바니아, 그리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로이 유적과 이스탄불 (0) | 2011.07.18 |
---|---|
백합 왕자의 크레타 (0) | 2011.07.14 |
예쁜 섬, 산토리니 (0) | 2011.07.10 |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중심으로 (0) | 2011.07.01 |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여러 유적들 (0) | 2011.06.29 |